[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근로자나 사회적 약자의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조항으로 악용되고 있는 ‘업무방해죄’를 개선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강원 원주을·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형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형법 314조에 명시된 ‘업무방해죄’는 노동쟁의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19세기 프랑스에서 처음 도입된 제도로 약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마저 처벌할 수 있는 반민주적 제도라는 비판과 함께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9·20세기에 걸쳐 사라졌거나 사문화된 제도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사무를 방해한 자’라는 광범위하고 모호한 처벌 대상 규정과 함께 노동자, 소비자, 세입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행사와 의견 개진을 위력으로 보고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우리 헌법은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합법적 파업이라도 사용자 측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을 경우 업무방해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헌법으로 보장받는 기본권이 사법부에 의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노동기구(ILO)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정부에 이에 대한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송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사무를 방해한 자'라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규정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해 생명, 신체, 재산, 경쟁 질서에 침해가 발생한 경우’로 구체화했다.
또 공무집행방해죄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업무방해죄를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송 의원은 “업무방해죄는 노동자의 단체행동을 제한하기 위해 19세기에 처음 도입된 제도로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데 악용될 수 있는 부분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모호한 규정을 명확하게 바꿈으로써 법이 노동권 탄압에 악용되지 않도록 처벌범위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며 “개정안을 통해 국민의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죄형법정주의가 추구하는 명확성 원칙과 형벌의 균형성을 확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