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세아그룹 오너 3세들이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세아그룹의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거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다만 계열분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세아그룹은 승진 48명, 겸직·보직 이동 2명 등 총 50명에 대한 2022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나이·직무·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성을 추구함으로써 건강하고 유연한 조직 회복력을 확립하고자 했다는 게 세아그룹 측의 설명이다. 정식 발령일은 내년 1월1일이다.
이참에 승진
이번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의 영전이다. 1978년생 동갑내기 사촌 관계인 두 사람은 2017년 말 부사장에 임명된 데 이어, 이번에 나란히 사장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3분기 기준 이태성 부사장은 세아홀딩스 지분 35% 보유하고 있으며, 이주성 부사장 역시 세아제강지주 지분 21%를 갖고 있다. 해당 지분구조는 2018년에 밑그림이 그려졌다.
당시 이태성 부사장은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으로 이어지는 특수강 사업,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제강지주-세아제강’으로 이어지는 강관 사업을 맡게 됐다. 세아그룹은 해당 과정을 거치며 사실상 오너 3세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저점을 찍은 수익성이 올해 들어 반등세로 돌아선 게 두 사람의 승진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태성 부사장이 이끄는 세아홀딩스는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 26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33억원)는 물론이고, 최근 3년(2018~2020) 영업이익 합산액(2201억원)마저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주성 부사장이 경영을 맡은 세아제강지주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23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633억원)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오너 3세 나란히 영전
철저한 독립경영 체제
사업 부문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세아그룹의 올해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치였던 2011년(4906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승진을 계기로 두 사람의 추진해 온 사업 다각화 전략에 속도가 붙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태성 부사장은 세아베스틸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을 지휘해왔다. 지난해에는 알코닉코리아(현 세아항공방산소재)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주성 부사장 역시 굵직한 행보를 드러낸 상태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7월 100% 자회사 세아윈드에 출자해 영국 현지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세아그룹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양대 지주회사가 단일 기업집단으로 묶여있을 뿐 사업영역이 중첩되는 것도 아니고, 경영권마저 완벽히 분리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계열분리가 표면화된다면 차기 총수 지정 시기가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전례를 비춰보면 이종덕 명예회장이 이운형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던 만큼, 장손인 이태성 부사장이 사실상 1순위 총수 후보로 꼽힌다. 세아홀딩스의 몸집이 세아제강지주보다 두 배가량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각자생존?
한편 세아그룹은 계열분리 가능성에 대해 일축해왔다. 이주성 부사장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이를 직접 부인하는 등 사촌 경영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