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지키는 착한 발걸음 ①서울새활용플라자

‘슬기로운 새활용 생활’의 보고

매일 쏟아지는 쓰레기로 세계가 골머리를 앓는다. 이에 따라 자원 활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버려진 물건에 아이디어를 더하는 새활용(upcycling)이 각광받는다. 새활용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을 합한 용어로, 폐자원을 다시 사용하는 단계를 넘어 새 작품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책이 전등갓으로 변신하고, 현수막은 가방으로 새 생명을 얻는다. 새활용 제품에는 대량 생산 제품에서 찾기 힘든 특별한 손맛과 환경을 지키겠다는 철학이 깃들어 있다.

‘새활용’에 관심이 있다면 꼭 방문할 곳이 서울새활용플라자다. ‘자원순환도시 서울시 비전 2030’을 토대로 새활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17년 9월 서울 성동구에 문을 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새활용 복합 문화 공간으로, 버려진 재료를 수거하는 것부터 가공, 제작, 판매까지 새활용의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워크숍과 공연, 전시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새활용 생활 방식을 알리기도 한다.

새 작품

수도권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에 내리면 빈 병으로 만든 조명과 폐자전거 바퀴를 이용한 의자가 눈에 들어온다. 8번 출구로 나가 5분쯤 걸으면 ‘SUP새활용거리’라는 글씨와 페인트 통을 엮어 제작한 놀이 시설 ‘스핀펜스’가 보인다. 색색의 통을 돌려 그림과 글자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자투리 상수도관을 실로폰처럼 만든 ‘뮤직펜스’, 플라스틱 파이프로 만든 ‘루프업 파빌리온’이 차례로 등장해 기대감을 높인다.

눈을 휘둥그렇게 만드는 작품은 서울새활용플라자 1층에도 있다. 로비에 들어서면 고래와 하마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고래는 플라스틱병 500여개로 만든 작품 ‘비욘드 플라스틱 09’로, 플라스틱 쓰레기로 해양이 오염되는 것을 경고하는 의미를 내포한다. 하마는 다 쓴 택배 상자로 제작했다. 천장에는 빈 병을 활용한 샹들리에가 달려 있어 고급스럽다. 폐자원으로 만든 놀라운 작품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작품을 살펴본 뒤 ‘새활용하우스’로 발길을 옮긴다. 친환경 생활 방식이 엿보이는 곳으로, 일상생활과 접목한 새활용 작품을 전시한다. 오는 30일까지 운영하는 제로 웨이스트 체험 공간 ‘제로숲’에서 고체 치약이나 천연 수세미 등을 사용해볼 수 있다. ‘꿈꾸는공장’에서는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팅기, 미싱 등 50종이 넘는 장비를 대여한다(예약 필요). 저렴한 이용료로 빌린 장비를 이용해 누구나 새활용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쏟아지는 쓰레기, 자원 활용 관심↑
환경을 지키겠다는 철학이 깃들어

2층은 아이디어 창고다. 새활용 작품 전시 〈숲(SUP)을 보다〉에는 버려진 우산 원단으로 만든 파우치, 낡은 책으로 만든 작품, 우유갑을 이용한 지갑 등 흥미로운 작품이 많다. ‘아름다운가게’의 친환경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 매장에선 헌 옷과 현수막, 소파, 가죽을 소재로 만든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3~4층은 새활용 기업의 스튜디오로, 제작하는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튜디오에서 만난 렉또베르쏘 김준혁 대표는 “자원 순환을 위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폐기된 책을 작품으로 만들어 보통 사람이 환경문제를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 1층 ‘소재은행’도 참신하다. 기업이나 시민이 기증한 물건을 분해·분류한 공간으로, 새활용 제품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판매한다. 아이들을 위한 ‘소재구조대’도 운영한다. 어린이와 학생들이 소재를 해체하고 분류하며 새활용 문화를 접하게 한 프로그램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하면서 2020년에는 교육 참여자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 환경과 새활용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준다. 오프라인 도슨트 프로그램도 중단한 상태인데, 온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입장료는 없다(월요일 휴관).

서울새활용플라자를 둘러본 뒤에는 서울숲으로 가자. 도심 속 녹지로 넓은 잔디밭과 놀이터가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입구에서 만나는 ‘군마상’이 서울숲 일부가 과거 경마장이었음을 알려준다. 그 뒤로 반영이 아름다운 ‘거울연못’,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가 멤버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설치한 ‘지민 서울숲 벤치가든’이 자리한다.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거나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책을 보는 등 자기만의 방식으로 가을을 만끽한다.

서울숲 입구에 알록달록한 컨테이너가 쌓인 ‘언더스탠드에비뉴’가 눈에 띈다. 취약 계층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문화 공간이다. 청각 장애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고, 커피 찌꺼기로 만든 친환경 제품을 구매한다. 소비만으로 착한 일을 한 기분이 든다. 문화 공간 ‘아트스탠드’에서 콘서트와 전시 등 다양한 문화 예술 콘텐츠도 선보인다.


성수동카페거리

여행의 마무리는 성수동카페거리다. 특색 있는 카페가 밀집해 ‘SNS 성지’로 이름났다. 정미소를 새롭게 꾸민 ‘대림창고’는 조형물과 그림을 전시한 갤러리 카페다. 펀딩으로 판매되는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곳,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 등 하루가 멀다고 색다른 공간이 등장해 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친다. 곳곳에 수제화거리의 모습이 어우러져, 성수동의 수제화 역사도 엿볼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서울새활용플라자→서울숲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서울새활용플라자→서울숲
둘째 날: 언더스탠드에비뉴→성수동카페거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서울새활용플라자 www.seoulup.or.kr
- 서울숲 www.seoulforest.or.kr
- 언더스탠드에비뉴 www.understandavenue.com

문의 전화
- 서울새활용플라자 02)2153-0400
- 언더스탠드에비뉴 02)725-5526
- 서울숲 02)460-2905

대중교통
[지하철] 수도권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8번 출구에서 셔틀버스 하루 18회(08:50~18:20, 매시 20·50분) 운행.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서울새활용플라자 셔틀버스 02)2153-0424

자가운전
[답십리역 방면] 천호대로 서울교통공사 방면→미라보타워와 아름다운가게 사이 골목→자동차시장길 새활용거리→서울새활용플라자
[군자교 방면] 장한평역 방면에서 천호대로→서울교통공사사거리 지나 BMW 건물 쪽 회전교차로, P턴→천호대로 서울교통공사 방면→미라보타워와 아름다운가게 사이 골목→자동차시장길 새활용거리→서울새활용플라자

숙박 정보
- 신라스테이 삼성: 강남구 영동대로, 02)2175-9000, www.shillastay.com/samsung
- 더리센츠호텔 동대문: 동대문구 천호대로, 02)3390-7000, http://therecenzhotel.com
- 부티크호텔k 동대문점: 동대문구 천호대로, 02)2214-8886, https://boutiquehotelkddm.modoo.at
- 호텔더디자이너스 건대: 광진구 천호대로, 02)466-7851, https://hotelthedesignerskd.modoo.at
- 호텔포코 성수: 성동구 성수이로, 02)462-9610, www.hotelpoco.com

식당 정보
- 소문난성수감자탕(감자탕): 성동구 연무장길, 02)465-6580
- 칙피스 성수점(비건샐러드·비건버거): 성동구 연무장5길, 02) 2054-0248
- 쵸리상경(연어솥밥·스테이크솥밥): 성동구 서울숲4길, 02)6402-0085, www.instagram.com/chyorisangkyung
- 호호식당 성수(일본 가정식): 성동구 서울숲4길, 02)498-2384, www.instagram.com/hohosikdang
- 팩피(파스타·샐러드): 성동구 왕십리로, 02)6052-7595, www.instagram.com/fagp_inst

주변 볼거리
서울하수도과학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N서울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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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