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VS 시몬스' 20년 침대 전쟁 막전막후

형님의 수성? 아우의 반란?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시몬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 1위 에이스침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몬스의 올해 연매출 3000억원 돌파가 전망되는 가운데 에이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형제 회사의 침대 경쟁을 두고 ‘그들만의 리그’라는 뒷말도 나온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독과점 지위가 공고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그만큼 제한된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최근 가구업계에서 에이스, 시몬스의 침대시장 1위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에이스와 시몬스는 국내 침대시장 점유율 30~40%를 차지하는 터줏대감들이다. 국내 침대업계 선구자인 에이스침대 창업주 안유수 회장이 2001년 장남 안성호 대표에 에이스를, 차남 안정호 대표에 시몬스 경영권을 각각 승계하면서 형제간 라이벌 대전이 시작됐다.

서막

국내 침대시장 부동의 1위 에이스침대의 지위가 지난해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에이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894억원으로 시몬스 매출액 2715억원과 격차가 200억원 이내로 좁혀졌다. 시몬스가 지난해 매출액을 33%나 늘리며 대대적인 추격을 펼친 결과다.

시몬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715억원이다. 이로써 2019년까지도 700억원이 넘었던 두 회사 간 매출 격차가 100억원대로 줄어들면서 언제든지 1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시몬스침대의 성장 배경에는 2년 전 도입한 ‘시몬스맨션’ 매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몬스맨션은 본사가 임대료와 관리비, 인테리어 비용, 진열 제품 등 제반사항을 모두 지원하고 점주는 판매수수료를 받는 매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리점주 입장에선 초기 투자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시몬스맨션은 전국 38개 점포가 있으며 회사는 올해 20곳을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몬스맨션을 핵심 상권에 재배치하는 유통 채널 혁신 전략도 통했다. 인구 유동성과 접근성이 높은 핵심 상권으로 재배치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에 따르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유통 혁신을 꾀하면서 임차료 지출도 덩달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몬스침대의 지난해 임차료는 전년 대비 70% 늘어난 9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건비도 전년보다 100억원 이상 추가로 지출했다.

외형 확장엔 성공했지만, 임차료와 인건비 등의 제반비용은 앞으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시몬스침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실적 견인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경기도 이천에 선보인 복합문화공간 ‘시몬스테라스’로 고객 체험 채널을 강화했다. 구독 경제 멤버십 서비스 ‘시몬스페이’도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시몬스페이는 ‘최대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으로 가구업계에 새로운 구독 경제 모델을 제시했다. 시몬스의 품질력과 최신 트렌드인 구독 경제를 접목시킨 것이다. 시몬스는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시몬스페이 결제액은 약 400억원을 기록하며 시행 약 3년 만에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18년 말 도입한 시몬스페이는 매년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호텔 특판시장에서도 호황기를 맞았다. 시몬스는 국내 5성급 이상 특급호텔 시장을 선점하며 고급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장차남 경쟁 치열 ‘그들만의 리그’
독과점 논란…소비자 선택권 제한

최근까지 그랜드 조선 부산, 롯데 시그니엘 부산,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하얏트 제주를 비롯해 올해 오픈한 그랜드 조선 제주, 대구 메리어트 호텔 앤 레지던스,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조선 팰리스까지 9개 특급호텔들이 시몬스 침대를 선택했다.

다만 외형 확대는 성공했으나 수익성 면에서는 아쉽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시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4%인 반면 에이스는 17%로 3배 이상 높다. 이는 시몬스가 미래 성장동력 및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온 탓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몬스는 2019년 연 매출 최초 2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기록적인 매출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530억원 매출을 기록한 만큼 올해 연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몬스의 급격한 성장세에 묻혔지만 에이스도 부진했던 건 아니다. 2018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50억원, 403억원이었고, 2019년엔 2774억원, 49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3년 사이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22%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장 방문객이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다.

에이스는 대규모 체험형 매장 에이스스퀘어, 하이엔드급 수입 브랜드 편집숍 에이스스퀘어를 포함해 전국 25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에이스스퀘어는 서울, 부산 등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29개다. 올해 상반기 중에만 여의도 더현대 등 3곳을 추가했다.

국내 침대시장에서 최소 40%를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에이스와 시몬스. 두 형제회사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결국 ‘그들만의 리그’라는 뒷말이 나온다. 올해도 두 회사의 독과점 지위가 공고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그만큼 제한된다는 우려다.

무엇보다 문제는 에이스와 시몬스가 광고 경쟁을 통해 고가 침대시장을 주도하면서 침대 가격을 전반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에이스와 시몬스는 올해도 시장에서 독주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경쟁업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 몇 안되는 브랜드 침대였던 대진침대는 발암물질인 라돈 검출 논란에 휘말리면서 2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샘, 현대리바트, 코웨이가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어 선전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혼수시장보다 1인가구 시장에 특화됐다는 평가다. 이들 소수 업체들의 특화 한계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선택권을 잃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업체도 가격을 따라 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제품을 사더라도 소비자의 구매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두 업체의 성장 과정에서 서로 부당지원이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두 회사의 불공정 거래 여부를 조사했지만, 2015년 무혐의로 결론 짓고 조사를 마무리했다. 

1·2위

침대협회 관계자는 “영세 가구업체는 두 기업처럼 광고를 통한 인지도를 높이지 못하는 데다 대리점도 없어 이들과 경쟁 자체를 하지 못한다”며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협회 회원사로 참여해 영세업체들의 현실에 귀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 정도만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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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