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1위' 반갑지 않은 국민의힘, 왜?

다시 짙게 깔리는 꼰대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1차 컷오프 결과 20대 대통령선거 2차 경선 후보가 확정됐다. 홍준표 의원부터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8명이다. 그러나 이들 중 ‘새 얼굴’은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둘뿐이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며 야권 대세를 각인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으로 복당 전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 것과는 대비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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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지난해 21대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나와 무소속으로 지역구를 옮겨 다녔다. 복당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말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홍 의원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지른데 이어, 야권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야권에서도 예상 못한 결과다.

지지율 상승의 원인은 기존 꼰대 이미지를 탈피한 점이 컸다는 해석이다. 거침없는 발언으로 젊은 층과 중도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초 야권에서는 여권에 대적해 ‘정권 교체론’을 실현하기 적합한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 없었다. 이에 따라 ‘뉴페이스’인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영입하는 데 나섰다. 문재인정부에 ‘대립각’을 세운 인물을 앞세워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 대목이다. 

하지만 이들은 연일 고전 중이다. 특히 홍 의원과 1, 2위를 다투는 윤 전 총장의 의혹은 연이어 터져 나왔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정면 돌파를 선택하며 정치 공작이라고 반격에 나섰으나 지지율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폭로의 시발점이 야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윤 전 총장은 입당부터 쉽지 않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이력이 발목을 잡았다. 해당 이유로 야권에서는 여전히 ‘완전한 우리(국민의힘) 쪽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뉴페이스 최 전 원장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입당 초기만 해도 윤 전 총장을 대신한 ‘플랜B’로 평가받았다. 도덕적 흠결이 없기 때문에 여권의 대항마까지 가능하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5%를 기록했던 지지율은 최근 반 토막 수준이다. 결국 최 전 원장은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캠프까지 해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후보를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최 전 원장은 이를 부인했다. 정치권에서는 인적쇄신을 단행했고 보고 있다.

어렵게 신인 발굴해도 그때뿐
여전히 젊은 피 부족…대책은?


사실상 기성 정치를 타파하려는 차별화 전략을 택한 셈이다. 그러나 캠프 해체가 지지율 상승효과로 나타날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은 홍 의원의 지지율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1차 컷오프만 보더라도 그렇다.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들은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가나다 순. 이름만 나열)이다. 

컷오프는 민심에 따른 결정이지만, 여전히 기성 정치인들의 무대라는 평가다. 뉴페이스인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뀐 결과로도 보인다.

하지만 기성 정치인이 여전히 무대를 장악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변화를 모색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인다. 또 일각에선 홍 의원의 야권 지지율 1위 달성이 ‘역선택’의 결과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14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여야 전체 후보 지지율은 윤 전 총장 27.1% 홍 의원 18.1%로 10%p가량 차이 났다.

반면 보수 야권 대선주자 적합도에선 홍 의원의 지지율이 36.1%로, 29.8%에 그친 윤 전 총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층이 야권 후보로 적합한 인물로 홍 의원을 꼽은 비율이 41.9%나 된다. 역선택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이 불안한 1위라는 의견이다. 최근만 해도 홍 의원 캠프에서 이영돈 PD 영입을 시도했다가 비난이 쇄도한 바 있다.

홍 의원이 영입을 보류했지만 자칫 강행했다가 민심이 곤두박질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앞으로도 민심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젊은 층의 표심은 쉽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야권 내 ‘젊은 피’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젊은 정치인은 등장만으로도 젊은 층의 표심을 확보하는 게 수월하다. 이런 상황을 국민의힘은 이미 경험해봤다.

당 대표 선출에서 30대 이준석 후보가 선출되자,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다. 정치권에서는 세대교체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당원도 젊은 층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기성 정치인만으로는 변화를 모색하기 힘들다는 민심이 반영된 셈이다. 이에 따라 뉴페이스, 정치 신인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여전히 국민의힘이 기성 정치를 펼친다는 데 있다. 젊은 층과 중도층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뉴페이스가 치고 나갈 틈이 없다는 뜻이다. 정치권에서는 보수층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에 대해 연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탓에 윤 전 총장이나 최 전 원장이 한계를 맞이했다는 말도 있다.


이에 따라 기성 정치인들이 정치 신인들과 단일화를 꾀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정권 교체는커녕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난다는 지적이다. 

힘 합쳐야

이 대표도 대선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38~42%로 민주당에 비해 높지만 우리(국민의힘)가 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대와 30대 지지세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젊은 세대는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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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