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대선판 뒤흔든 출구 없는 블랙홀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야권 대선 지지율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흔들린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져서다. 해당 의혹은 대선판을 뒤흔들 만큼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검찰개혁 목소리가 높아지자 검찰 내부에서는 은밀한 움직임을 보였다. 누군가를 고발하기 위함이다. 작성된 고발장은 실명이 다 드러난 채 유출돼 어딘가로 전달됐다. 

누가 유출?
보이는 경로 

고발 사주 의혹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둔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근 온라인 매체 <뉴스버스>는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시절 의혹을 제기한 인물을 고발하도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고발 대상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MBC 기자 등 성명 불상자를 포함한 11명이다. 고발장 속 피해 대상은 윤 전 총장 본인, 아내 김건희씨, 한동훈 검사장이다. 

당시 여권 인사와 후보들은 검찰개혁을 주장하며 윤석열 심판을 주장했다. 그러자 야당은 윤석열 수호로 맞섰다.
이에 따라 손준성(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검사가 고발장을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건네 고발하게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사정보정책관은 총장의 비서 같은 역할을 하는 핵심참모로 분류된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고발장은 열린민주당 최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쓰인 4월8일 고발장이다. 

고발장이 작성된 4개월 뒤 그해 8월 미래통합당이 최 대표를 고발했다. 현재 지난해 4월8일 고발장과 8월에 작성된 고발장이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고발장은 현직 판사와 검사만 볼 수 있는 실명 판결문까지 포함돼있다는 점이다. 현재 김 의원은 SNS 캡쳐 화면 등 100건이 넘는 자료를 전달받아 미래통합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텔레그램 속 대화 내용에는 ‘손준성 보냄’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가장 큰 핵심 관건은 윤 전 총장의 개입이다. 해당 의혹은 검찰개혁과 검찰총장 간의 대립 속에서 윤 전 총장이 직접 고발할 경우 보복수사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던 사안으로 풀이된다.

당사자들 전부 의혹 전면 부인
정치권 강타한 메가톤급 타격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이 고발을 직접 사주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윤 전 총장에게는 대선주자로서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손 검사가 고발장을 직접 작성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해당 고발장의 고발인이 비워져 있어서다. 이 의혹도 사실로 확인되면 검찰이 정치보복을 위해 고발장을 작성했다는 게 사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의혹이 불거지자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 2일 고발 사주 의혹 보도가 나온 직후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대검찰청에는 제보자에 의해 공익신고서도 제출됐다. 

또 대검 감찰부는 당시 손 검사가 사용했던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컴퓨터에 고발장 관련 파일 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대검은 강제수사 전환을 전제로 연구관을 대폭 증원할 예정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도 관련 의혹들을 일괄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고 자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공직선거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을 검토 중이다. 전날 고발인을 불러 조사한 점을 미루어 보아 수사 착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됐다고 여겨진 인물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손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자료를 김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횡설수설
오락가락

그러나 손 검사는 텔레그램 메시지에 등장하는 이름 등에 대해서는 반박하지 않았다. 손 검사의 개입 여부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손 검사가 부인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고발장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총선 선거운동에 집중하느라 자신에게 제보되는 많은 자료에 대해 검토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뉴스버스> 기사에 나온 화면 캡처 자료에 의하면 제가 손 검사에게 파일을 받아 당에 전달한 내용으로 나와 있다”며 “정황상 제가 그 자료를 받아 당에 전달했을 수 있지만 조작 가능성을 제시하고 명의를 차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맹탕 해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고발 사주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김 의원이 구체적인 진위에 대해 말이 바뀌고,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사실상 의혹만 더 키워서다. 

김 의원은 최초 보도 전날인 지난 1일 <뉴스버스>와의 통화에서 최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과거와는 다른 해명이었다. 

개입 의혹을 받는 윤 전 총장도 해명에 나섰다. 그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출처가 없으면 괴문서”라며 “누가 작성했는지 나와야 증명이 된다. 이는 정치공작”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김 의원과 윤 전 총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제보자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대검에 고발하라고 한 게 사실이라면 제보자가 근거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켜?
말아?

윤 전 총장은 “과거에 그 사람이 어떤 일을 벌였는지 여의도 판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제보자로 지목된 인물은 조모씨다.

조씨가 제보자로 의심받은 이유는 지난해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지낸 이력과 김 의원과 함께 ‘N번방 사건 TF(태스크 포스) 대책위’를 함께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신뢰성 공격이 잇따르자 조씨는 자신은 제보자가 아니라고 입장문을 내놓으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연일 제보자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자 결국 지난 9일 자신이 공익제보자라고 밝힌 인물이 JTBC와 가진 인터뷰서 “김 의원에게 자료를 받은 사실을 제보했을 뿐 정치공작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김 의원에게 당시 자료를 받은 것은 맞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고발 사주 의혹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여당은 당 지도부를 포함해 대선후보들까지 나서 총공세를 펴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김 의원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변명만 반복하는 맹탕 기자회견을 했고 윤 전 총장은 난폭 기자회견을 했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정치공작을 누가 했다는 것인지 설명이 많이 부족하다”며 “국민의힘 의원이 전달한 것 같은데, 정치공작을 국민의힘이 했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야당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야당은 대검이 김 의원 기자회견 직전 언론에 고발 사주 의혹을 제공한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지정한 사실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형적인 정치공작 프레임?
핵심은 윤석열 개입 여부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언론에 건넨 인사를 대검이 전광석화로 공익신고자로 만들었다”며 “며칠 만에 초특급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자칫 당이 당할 수도 있는데, 당이 특정 후보를 위해 나서는 것은 난센스”라며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당의 파상공세에 정치공작 프레임이라고 규정해 맞불을 놓고 있다. 당내에서는 윤 전 총장을 보호하려다 당이 함께 위기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일단은 윤 전 총장 엄호에 나서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진상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공명선거추진단을 운영하기로 의결했다”며 “단장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정면돌파를 선택한 뒤 하루 만에 당 차원의 진상조사에 착수하면서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보폭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윤석열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말이 나온다. 과거 논란에 비해 현재 사안이 검찰의 정치공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 때문이다.

핵심은
개입 여부

아직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윤 전 총장의 개입 여부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손 검사 혼자서 했을 리가 없다”며 “총장 부부의 일과 아내의 경제활동까지 법적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 법리검토까지 한 뒤 고소장에 담는 행동은(윤 전 총장에게) 확인 없이 고소장 형식으로 외부에 보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제보자 쪽으로 시선이 쏠리며 핵심 본질이 흐려졌다”며 “중요한 문제는 윤 전 총장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열의 이상한 언론관

고발 사주 의혹과 더불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정치공작을 하려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 가는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내 대선주자들도 윤 전 총장 비판에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마이너 언론은 마치 공신력 없는 것 같이 표현한 것 자체가 굉장히 비뚤어진 언론관”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특권의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정치공작을 할 거면 처음부터 메이저(언론)로 치고 들어가지 왜 인터넷 매체를 동원해서 정치공작을 하냐고 한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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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