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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28일 17시13분

기업


현대약품 황태자 암울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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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몰아줬더니 여기저기 허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현대약품이 급격히 나빠진 중간 성적표를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완벽한 오너 경영 체제가 가동된 직후 나타난 현상이다. 후계자는 확실한 성과는커녕 내부 살림 챙기기의 어려움을 체감하기 바쁜 형국이다.

현대약품은 올해 초 완벽한 오너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전문 경영인(김영학 전 대표이사 사장)의 빈자리를 메꾸는 대신 이상준 대표이사 사장에게 힘을 싣겠다는 의도였다.

아직은…

지난 1월 사임한 김 전 대표는 삼성전자를 거쳐 2007년 현대약품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됐던 인물이다. 2013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 김 전 대표는 이듬해 2월 대표이사에 올랐고, 세 번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2년 2월 말까지 임기가 보장된 상태였다. 

김 전 대표가 임기 중 자리에서 내려오자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회사 측은 일신상의 사유라고 언급했지만, 기대치를 하회한 실적이 김 전 대표의 사임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현대약품의 2019년 매출은 1349억원에 그쳤고, 지난해 역시 1330억원에 머물렀다. 그나마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9.4%, 80.3% 증가한 31억원, 22억원을 기록했던 게 위안거리였다.

홀로서기 후 실적 줄줄이 역성장
전권 쥐고…피할 수 없는 책임론

현대약품은 김 전 대표의 사임을 계기로 14년 만에 오너 단독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2006년까지만 해도 이한구 단독 대표 체제였던 현대약품은 ▲2007년 2월 이한구·윤창현 각자 대표 ▲2014년 2월 이한구·김영학 각자 대표 ▲2018년 2월 김영학·이상준 각자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바 있다.

김 전 대표 사임에 따른 오너 단독 대표 체제를 경영권 승계와 연결짓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대표의 부친인 이 회장은 70세를 넘긴 고령인 데다, 내년 2월 사내이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더욱이 이 대표는 확고부동한 이한구 회장의 후계자다. 현대약품 창업주(고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 회장의 장남인 이 대표는 동국대 독어독문학과와 미국 샌디에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2003년부터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12년 현대약품 핵심부서 미래전략본부장을 맡았고, 2017년 11월에는 그간 성과를 인정받아 신규사업 및 R&D부문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단독 대표로 자리매김했다는 건 이 대표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껏 이 대표는 R&D 부문만 관장했지만, 단독 대표가 된 만큼 내부 살림 전반을 살피는 건 물론이고, 실적에 따른 책임 소재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제 막 가동된 이상준호 현대약품의 성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악화된 수익성이 문제였다.

지난해 상반기에 4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현대약품은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손실 5억65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에 31억원이던 순이익 역시 올해 상반기에는 5억27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매출은 전년 동기(673억원) 대비 0.6% 증가한 677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예년보다 많이 팔고 남긴 건 전혀 없던 셈이다.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9.7% 증가한 게 저조한 수익성의 원인이었다.

재무 상태에서도 불안요소가 감지된 형국이다. 현대약품은 지금껏 부채와 자본간 비율이 매우 안정적인 회사였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74.7%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2017년(57.6%)와 비교하면 크게 뛰어오른 수치였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부채비율이 92.6%까지 상승했다. 무엇보다 해당 지표의 오름세가 차입금의 영향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246억원이던 현대약품의 총차입금은 6개월 만에 372억원으로 33.7% 증가했다. 시설자금(110억원) 및 운영자금(16억원) 명목으로 올해 들어 차입금 항목에 추가된 장기차입금(126억원)이 차입금 규모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수년간 10%대를 유지했던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상반기 기준 21.3%로 집계됐다.

한계 뚜렷

이런 가운데 R&D 투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양상이다. 2018년 10.4%(136억원)였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2019년 8.8%(118억원), 2020년 7.2%(96억원) 등으로 매년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6.3% 수준으로 비중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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