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만나다> ‘찐’배우 이성민 “귀신 본다는 게 매력적”

‘연기 9단’ 번민을 말하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불교에 번뇌라는 말이 있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집착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갈등을 뜻한다. 욕심이 불러일으키는 화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이 번뇌를 억누르지 못해 표출되는 답답함을 두고 번민이라고 한다. 욕심을 실현하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에는 괴로움이 쌓인다. 인간이 문화를 만든 지 6000년이 넘었지만, 번민은 예나 지금이나 공존한다. 배우 이성민은 신작 <제8일의 밤>에서 번민을 연기한다. 

연극을 주 무대로 삼았던 배우 이성민의 연기적 스펙트럼은 상당하다. 깃털같이 가벼운 인간이었다가, 누구보다도 신중한 의사였다가, 가장 서민의 형태인 샐러리맨이기도 했다. 때로는 한 국가의 수장이었다가, 때로는 북한 경제의 전권을 쥔 고위 간부이기도 했다. 

퇴마사

그의 얼굴에는 선과 악, 귀족과 거지, 정의와 불의가 서려있다. 어떤 작품의 어떤 배역을 맡아도 수준급의 연기를 펼치는 그가 향한 곳은 퇴마다. 넷플릭스 영화 <제8일의 밤>에서 전직 스님으로 불교의 예언이 이루어지는 시기, 목숨을 바쳐 자신을 희생해 지옥을 막는 진수를 연기했다. 

<제8일의 밤>은 오컬트 장르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을 비롯해,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 tvN 드라마 <방법> 등 대중성에 취약한 평가를 받은 오컬트 장르물이 일부 명작으로 인해 마니아층도 형성되는 등 기세가 좋다.

그렇다고 대다수 관객이 즐기지는 장르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성민이 이 작품을 선택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양자역학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과연 진짜인가.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일까’라는 생각을 출연 제안을 받았을 당시 하고 있었다. <제8일의 밤>에서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인지하는 캐릭터를 맡았다. 흥미진진한 작업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양자역학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흥미가 생겼다. 양자역학과 불교 세계관은 비슷한 지점이 있다. 게다가 진수 역할은 영적인 능력이 탁월하며, 귀신을 본다. 그게 매력적이었다.”

이성민이 맡은 ‘진수’는 쉽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다. 매우 많은 분량을 책임짐에도, 가족을 잃은 고통에 여전히 허우적대면서 인류의 미래를 짊어진 인물인지라 누군가와 대화를 쉽게 나누지 않는다. 대체로 침묵한다. 오롯이 표정만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무표정인데 번뇌와 번민을 전달해야 했다. 

이런 류의 연기는 극도의 절제가 필요해 때에 따라선 고역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연기 내공 9단의 이성민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던 듯 보인다.

“진수는 가족이 희생당한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그것이 진수의 가장 큰 고뇌고, 헤어날 수 없는 아픔이라고 본다. 그 지점이 진수에게 주어진 능력, 수많은 영혼을 천도해주는 직업과 대립하면서 고뇌와 고통이 더 심해진다. 그걸 참지 못해 막노동으로 삶을 버티는 인물이다. 일반 사람들의 고통과 고뇌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진수는 그보다 극단적으로 차 있는 것으로 전 이해했다.”

오컬트 장르 <제8일의 밤>서 열연 
“헤어 나올 수 없는 아픔 표현했다”

수년 전 이성민은 “단 한 번만이라도 완벽한 연기를 했으면 하는 소원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단 한 번만이라도 스스로 후회 없는 연기를 펼쳤으면 하는 내적인 바람이 있다는 것.

언제나 연기적으로 호평을 받는 그이지만, 스스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채찍질만을 가했다. 최근 <공작> 이후로 연기에 대한 태도가 달려졌다고 한다. 여유가 생겼다고. 


“연기할 때 좀 덜 외로워졌다. 과거에는 내 연기만큼은 나 혼자 작업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영화와 인물이 혼자 힘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공작>이 분기점이었다. 연기하러 현장에 가면 그날도 뭔가 이뤄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늘 평가받는 기분이었다. 감독 눈치를 늘 봤다. <공작>을 찍으면서 ‘내가 바보 같이 일하고 있었구나’라고 깨달았다. 감독은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 편에 있어 주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그때부터 덜 외로워졌고, 더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됐다.”

언제나 그렇듯 일품의 연기를 보여주는 그에게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출연한 작품에서 늘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작품이 비판받았을지언정, 배우의 연기력에 문제삼지는 않았다. 배우가 연기를 못하는 듯 보였다면, 그건 감독 책임으로 치부됐다.

이성민의 연기력을 대중이 충분히 알기 때문이다. 이성민의 능력은 즐기지 못하는 책임감에서 비롯된다. 

“연기할 때 즐기지 못한다. 늘 고민하고 늘 예민하다. 새로운 작품이 공개될 때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배우들 모두의 근원적 고민과 고뇌, 책임일 것이다.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애쓴다. 이건 배우의 숙명이다. 하지만 크게 스트레스 안 받으려 한다. 배우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이니까.”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그는 이미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이미 촬영을 끝낸 작품이 여럿 남아있는데, 개봉일도 정하지 못했다. 영화 <핸섬가이즈> <대외비> <기적> 등이 그 예다. 배우에겐 답답한 현실이다.

숙명

“영화 <기적>은 제작보고회도 한 후에도 개봉이 밀렸다. ‘이게 현실이구나’라고 느낀다. 기약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정말 아쉽고 안타깝다. 제작이 다 된 영화가 아직도 몇 편 남아있다. 우리는 농사짓는다고 표현하는데 창고에 쌓인 농산물이 많은 상황이다. 아무도 안 사가고 있으니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하나 그런 고민도 한다. 저뿐만 아니라 영화계 모두가 답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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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