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야구 대표팀 ‘안방마님’ 강민호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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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7.20 11:21:15
  • 호수 13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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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뉴스] 오는 28일 막을 올릴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야구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 금메달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노린다. 13년 전 그 영광의 순간에 있었으며, 이제는 베테랑 포수로서 올림픽에 나설 강민호 선수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강민호는 1985년 8월18일 제주시에서 태어났다. 제주 신광초에 다니던 시절, 제주도에는 3개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었다. 야구부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은 시합을 찾아가 응원했다. 

포수에 반하다

야구부가 아닌 일반 학생으로 응원을 하던 강민호는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야수들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이를 계기로 야구 선수의 길, 그중에서도 포수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야구부가 있는 포항제철중학교, 포항제철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당시 포항제철고등학교의 경우 유혜정, 권혁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들이 졸업한 이후에는 최약체 팀으로 전락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제철고등학교를 공수 양면으로 이끈 선수가 바로 강민호였다.

2학년 때 이미 고교 정상급 포수로 인정받았고, 3학년 땐 고교야구 포수 랭킹 1위로 평가받으며 청소년 야구 대표팀의 주전 포수로 낙점됐다. 2004년 발간된 아마야구사랑 스카우팅 리포트는 강민호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올해 랭킹 1위의 포수. 지난해에는 팀 전력이 약해 빛을 보지 못했으나 올해는 청룡기, 무등기, 황금사자기에 출전해 기량을 선보였다. 어깨가 강해 앉아서도 2루 송구가 가능하고 팀의 리더로서 공수를 잘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량을 인정받은 강민호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전체 17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2017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기 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뛰었으며, 롯데 자이언츠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갖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롯데 자이언츠에 있을 당시 최고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활약했다. 국가대표 포수 최다 차출인 8회를 기록하며 국가대표 주전 포수로 이름을 떨쳤다. 이대호의 해외 진출 이후 강민호 하면 롯데, 롯데 하면 강민호라는 인식이 있을 만큼 부산 출신이 아니지만 부산의 아이돌이자 롯데 자이언츠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대구에서 이승엽이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안내방송에 나오듯, 부산 도시철도 3호선 사직역 안내방송은 강민호의 몫이었다.

입단 초기에는 프로입단 첫해인 2004년엔 겨우 3경기만 출전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주전 포수였던 최기문이 병역 문제로 2005년 스프링캠프를 참가하지 못하게 되면서 강민호에게 기회가 왔다.

응원만 하던 초등학생
프로야구 선수의 길로

2006년 포수로서 역대 3번째로 전 경기 출전의 위업을 일궈냈다. 포수로서 아직 설익은 기량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플레이하는 모습과 투고타저 시즌임에도 0.251의 타율과 9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타자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2008년은 강민호에게 최고의 한 해였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기여했고, 소속팀에서도 시즌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19위, 홈런 공동 5위, 타점 6위를 기록해 팀이 8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팀 내 포수 최초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강민호는 2011, 2012, 2013년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3년에는 FA 자격을 얻어 롯데 자이언츠와 총 4년간 보장액 총 75억원(계약금 35억, 연봉 10억)이라는 계약을 체결하며 당시 역대 포수 최고액을 기록했다.

FA 계약 이후에도 2015년 KBO 리그 역사상 포수 최초로 3할 30홈런을 달성했다. 역대 포수 OPS 1위를 기록하는 등 KBO 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6년에는 팀의 주장을 맡았으며 다시 한 번 호성적을 거두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17년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개인 통산 5번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적의 뒷말

강민호는 2017년 시즌 후 FA 자격을 재취득했고, 11월21일 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40억원 등 4년 총액 80억원의 조건으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이는 2014년 당시 본인이 기록했던 역대 포수 최고액(4년 75억)을 다시 한 번 갱신한 금액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프런트와 팬들 모두 2차 FA고, 선수 역시 팀에 대한 애정이 넘쳤기에 롯데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삼성 라이온즈로의 이적은 충격적이었다.

롯데와 삼성이 같은 금액인 80억원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으로 이적하자 이와 관련해 수많은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면 계약설’ ‘계약 축소 발표설’ ‘추가 옵션설’ 등이 난무했다.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계약 이후 “15년 동안 뛰었던 팀에서 변화를 준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삼성에서 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줬다. 다가오는 그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협상을 대하는 진정성에서 차이가 좀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드릴 수 없지만, 돈 때문에 결정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추후 보장 금액인 80억원 이외의 추가 옵션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옵션을 포함하면 총액이 최대 90억원에 달했다.

이후 KBO는 구단과 선수간의 FA 계약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계약과 연봉에 해당하지 않은 옵션 내용도 의무적으로 보고토록 하고, 계약과 관련된 증빙 서류 제출도 요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부진과 부활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 후 2월21일 니혼햄과의 첫 번째 실전 연습경기에서 첫 타석부터 비거리 110m 홈런을 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첫 번째 시즌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2018년 시즌 강민호는 타율 0.269, 출루율 0.331, 장타율 0.457, OPS 0.788, WAR 1.97, WRC+ 90.2, 22홈런, 71타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홈런과 타점은 예년과 비슷한 기록이었고, 오히려 타점은 지난 2년보다 더 증가했다.

하지만 OPS와 WRC+, WAR이 지난 3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물론 포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했을 때는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4년 총액 80억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데려온 선수로서는 아쉬운 기록이었다. 

2019년 시즌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투표에서 최고 득표 수로 주장으로 선임됐다. 선수협 회장 투표에서는 이대호에 이어 득표수 2위를 차지하며 리더십을 인정받는 등 기대를 모았다.

이도 잠시. 2019년 시즌 역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초반에는 타격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으나 6월부터 잦은 부상과 타격 부진이 심해졌다. 9월3일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전에서는 상대팀 선수인 신본기와 잡담을 하다 견제사를 당했다.

이 사건 이후로 많은 팬들과 언론의 질책을 받았으며 구단 자체 벌금도 냈다.

2019년 부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강민호가 다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예년과 달리 시즌 전 근황 기사도 없는 등 팬들의 관심과 기대 역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듬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시즌 초반에는 1할대 타율을 오가며 부진했으며 부상까지 당했다. 부상 복귀 이후에는 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엄청난 타격감을 보이며 기록을 끌어올렸다. 타율 0.287, 출루율 0.349, 장타율 0.487, OPS 0.836, WAR 3.15, WRC+ 112.6으로 양의지의 뒤를 이어 2020 시즌 KBO리그 포수 WAR 2위를 기록했다.

비록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에서 양의지의 뒤를 이어 OPS 2위, WRC+ 2위를 차지했다. 이는 롯데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17시즌을 넘어서는 성적이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베테랑 포수의 모습을 선보이며 투수진을 이끌었다. 용병들의 KBO 정착에 힘을 보태며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끝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며 정상적인 팀 가동이 힘들었던 삼성 라이온즈였지만 강민호만큼은 부상에서 빠르게 복귀하며 묵묵히 주전의 중심을 지켰다.

제2의 전성기

1985년생 소띠 야구 선수인 강민호는 소의 해인 2021년 맞으면서 “소처럼 일하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현재 그 다짐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6월23일 기준 총 56경기에서 타율 0.330, 7홈런, 36타점, OPS 0.887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부문에서는 특히 리그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6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 타율 0.323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다시 3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에이스로 떠오른 원태인은 강민호의 조언 속에서 성장하는 중이다. 원태인은 8승으로 다승 2위, 평균자책점 2.59로 이 부문 리그 8위에 자리하고 있다. 투수 WAR은 2.56으로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뷰캐넌 역시 강민호의 리드와 함께 9승으로 리그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35로 리그 3위, 투수 WAR은 무려 3.69로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자타공인 한국 주전포수
도쿄서 베이징 영광 재현 

강민호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도 호흡을 맞춰 이번 시즌 21세이브를 합작했다. 오승환은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오승환은 “강민호 선수는 내가 해외에서 뛰다 와서 처음 접해보는 선수들이 많아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안타를 맞거나 홈런을 맞은 뒤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상대 타자의 장단점을 공유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공수에서 활약이 돋보이면서 강민호는 대한민국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최종명단 24인에 선발됐다. 강민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 우승 신화를 창조한 멤버였으며, 이후에도 국가대표팀 단골 멤버로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 몇 번의 대회에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무릎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에서도 최종 엔트리에 발탁되지 못했다. 대표팀 내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베테랑 강민호의 리드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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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