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야구 대표팀 ‘안방마님’ 강민호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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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7.20 11:21:15
  • 호수 13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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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뉴스] 오는 28일 막을 올릴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야구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 금메달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노린다. 13년 전 그 영광의 순간에 있었으며, 이제는 베테랑 포수로서 올림픽에 나설 강민호 선수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강민호는 1985년 8월18일 제주시에서 태어났다. 제주 신광초에 다니던 시절, 제주도에는 3개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었다. 야구부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은 시합을 찾아가 응원했다. 

포수에 반하다

야구부가 아닌 일반 학생으로 응원을 하던 강민호는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야수들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이를 계기로 야구 선수의 길, 그중에서도 포수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야구부가 있는 포항제철중학교, 포항제철고등학교로 진학했다. 당시 포항제철고등학교의 경우 유혜정, 권혁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들이 졸업한 이후에는 최약체 팀으로 전락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제철고등학교를 공수 양면으로 이끈 선수가 바로 강민호였다.

2학년 때 이미 고교 정상급 포수로 인정받았고, 3학년 땐 고교야구 포수 랭킹 1위로 평가받으며 청소년 야구 대표팀의 주전 포수로 낙점됐다. 2004년 발간된 아마야구사랑 스카우팅 리포트는 강민호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올해 랭킹 1위의 포수. 지난해에는 팀 전력이 약해 빛을 보지 못했으나 올해는 청룡기, 무등기, 황금사자기에 출전해 기량을 선보였다. 어깨가 강해 앉아서도 2루 송구가 가능하고 팀의 리더로서 공수를 잘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량을 인정받은 강민호는 200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전체 17번)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2017년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기 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뛰었으며, 롯데 자이언츠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갖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롯데 자이언츠에 있을 당시 최고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활약했다. 국가대표 포수 최다 차출인 8회를 기록하며 국가대표 주전 포수로 이름을 떨쳤다. 이대호의 해외 진출 이후 강민호 하면 롯데, 롯데 하면 강민호라는 인식이 있을 만큼 부산 출신이 아니지만 부산의 아이돌이자 롯데 자이언츠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대구에서 이승엽이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안내방송에 나오듯, 부산 도시철도 3호선 사직역 안내방송은 강민호의 몫이었다.

입단 초기에는 프로입단 첫해인 2004년엔 겨우 3경기만 출전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주전 포수였던 최기문이 병역 문제로 2005년 스프링캠프를 참가하지 못하게 되면서 강민호에게 기회가 왔다.

응원만 하던 초등학생
프로야구 선수의 길로

2006년 포수로서 역대 3번째로 전 경기 출전의 위업을 일궈냈다. 포수로서 아직 설익은 기량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플레이하는 모습과 투고타저 시즌임에도 0.251의 타율과 9홈런, 53타점을 기록하며 타자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2008년은 강민호에게 최고의 한 해였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기여했고, 소속팀에서도 시즌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19위, 홈런 공동 5위, 타점 6위를 기록해 팀이 8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팀 내 포수 최초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강민호는 2011, 2012, 2013년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3년에는 FA 자격을 얻어 롯데 자이언츠와 총 4년간 보장액 총 75억원(계약금 35억, 연봉 10억)이라는 계약을 체결하며 당시 역대 포수 최고액을 기록했다.

FA 계약 이후에도 2015년 KBO 리그 역사상 포수 최초로 3할 30홈런을 달성했다. 역대 포수 OPS 1위를 기록하는 등 KBO 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6년에는 팀의 주장을 맡았으며 다시 한 번 호성적을 거두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17년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개인 통산 5번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적의 뒷말

강민호는 2017년 시즌 후 FA 자격을 재취득했고, 11월21일 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40억원 등 4년 총액 80억원의 조건으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이는 2014년 당시 본인이 기록했던 역대 포수 최고액(4년 75억)을 다시 한 번 갱신한 금액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프런트와 팬들 모두 2차 FA고, 선수 역시 팀에 대한 애정이 넘쳤기에 롯데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삼성 라이온즈로의 이적은 충격적이었다.

롯데와 삼성이 같은 금액인 80억원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으로 이적하자 이와 관련해 수많은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면 계약설’ ‘계약 축소 발표설’ ‘추가 옵션설’ 등이 난무했다.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계약 이후 “15년 동안 뛰었던 팀에서 변화를 준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삼성에서 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줬다. 다가오는 그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협상을 대하는 진정성에서 차이가 좀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드릴 수 없지만, 돈 때문에 결정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추후 보장 금액인 80억원 이외의 추가 옵션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옵션을 포함하면 총액이 최대 90억원에 달했다.

이후 KBO는 구단과 선수간의 FA 계약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계약과 연봉에 해당하지 않은 옵션 내용도 의무적으로 보고토록 하고, 계약과 관련된 증빙 서류 제출도 요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부진과 부활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 후 2월21일 니혼햄과의 첫 번째 실전 연습경기에서 첫 타석부터 비거리 110m 홈런을 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첫 번째 시즌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2018년 시즌 강민호는 타율 0.269, 출루율 0.331, 장타율 0.457, OPS 0.788, WAR 1.97, WRC+ 90.2, 22홈런, 71타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홈런과 타점은 예년과 비슷한 기록이었고, 오히려 타점은 지난 2년보다 더 증가했다.

하지만 OPS와 WRC+, WAR이 지난 3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물론 포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했을 때는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4년 총액 80억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데려온 선수로서는 아쉬운 기록이었다. 

2019년 시즌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투표에서 최고 득표 수로 주장으로 선임됐다. 선수협 회장 투표에서는 이대호에 이어 득표수 2위를 차지하며 리더십을 인정받는 등 기대를 모았다.

이도 잠시. 2019년 시즌 역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초반에는 타격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으나 6월부터 잦은 부상과 타격 부진이 심해졌다. 9월3일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전에서는 상대팀 선수인 신본기와 잡담을 하다 견제사를 당했다.

이 사건 이후로 많은 팬들과 언론의 질책을 받았으며 구단 자체 벌금도 냈다.

2019년 부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강민호가 다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예년과 달리 시즌 전 근황 기사도 없는 등 팬들의 관심과 기대 역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듬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시즌 초반에는 1할대 타율을 오가며 부진했으며 부상까지 당했다. 부상 복귀 이후에는 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엄청난 타격감을 보이며 기록을 끌어올렸다. 타율 0.287, 출루율 0.349, 장타율 0.487, OPS 0.836, WAR 3.15, WRC+ 112.6으로 양의지의 뒤를 이어 2020 시즌 KBO리그 포수 WAR 2위를 기록했다.

비록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에서 양의지의 뒤를 이어 OPS 2위, WRC+ 2위를 차지했다. 이는 롯데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17시즌을 넘어서는 성적이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베테랑 포수의 모습을 선보이며 투수진을 이끌었다. 용병들의 KBO 정착에 힘을 보태며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끝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며 정상적인 팀 가동이 힘들었던 삼성 라이온즈였지만 강민호만큼은 부상에서 빠르게 복귀하며 묵묵히 주전의 중심을 지켰다.

제2의 전성기

1985년생 소띠 야구 선수인 강민호는 소의 해인 2021년 맞으면서 “소처럼 일하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현재 그 다짐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6월23일 기준 총 56경기에서 타율 0.330, 7홈런, 36타점, OPS 0.887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부문에서는 특히 리그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6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 타율 0.323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다시 3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에이스로 떠오른 원태인은 강민호의 조언 속에서 성장하는 중이다. 원태인은 8승으로 다승 2위, 평균자책점 2.59로 이 부문 리그 8위에 자리하고 있다. 투수 WAR은 2.56으로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뷰캐넌 역시 강민호의 리드와 함께 9승으로 리그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35로 리그 3위, 투수 WAR은 무려 3.69로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자타공인 한국 주전포수
도쿄서 베이징 영광 재현 

강민호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도 호흡을 맞춰 이번 시즌 21세이브를 합작했다. 오승환은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오승환은 “강민호 선수는 내가 해외에서 뛰다 와서 처음 접해보는 선수들이 많아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안타를 맞거나 홈런을 맞은 뒤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상대 타자의 장단점을 공유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공수에서 활약이 돋보이면서 강민호는 대한민국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최종명단 24인에 선발됐다. 강민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 우승 신화를 창조한 멤버였으며, 이후에도 국가대표팀 단골 멤버로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 몇 번의 대회에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무릎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에서도 최종 엔트리에 발탁되지 못했다. 대표팀 내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베테랑 강민호의 리드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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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