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이다. 군 제대를 앞둔 아들을 두고 있는 직장 동료로부터 현 육군을 기준으로 군 복무 기간은 18개월, 정기 휴가 24일 그리고 월 급여는 60만원을 상회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다. 필자가 군 생활했던 시절과 너무나 커다란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필자의 경우 32개월여의 복무 기간, 정기휴가 10일 그리고 월 급여는 4000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다.
물론 필자가 군 생활했던 시절과 지금을 비교할 수는 없다. 시대 상황이 너무나 변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젊은 친구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흥미를 전해주자는 차원에서 한 토막 소개하자.
필자가 훈련병 시절 이용했던 화장실, 아니 변소에 대해서다.
수많은 훈련병들로 인한 궁여지책인지 몰라도 여러 개의 변소들이 대여섯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었다. 아울러 변소와 변소는 약 60cm 정도 높이의 나무 칸막이로 둘러쳐져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한 변소에 설치된 변기와 변기의 간격이 너무 좁다는 데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칫하면 주위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과 마주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어쩌다 술자리에서 군대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그 장면이 생각나고는 해서 절로 웃고 만다. 그런 필자로서 현재의 군을 생각하면 상전벽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다.
여하튼 최근 군 복무자의 처우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 문제에 접근해보자.
먼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 과정 중에 밝힌 내용이다. 당시 김 후보자는 "국가를 위해 자기 삶의 일부를 바친 청년들의 노고를 국가가 인정하고, 다양한 형태로 최소한의 혜택을 줘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개진했다.
그에 반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징집된 남성들은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같은 것을 한 3000만원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며 "제대 후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에 도움이 될 만한 부대에 배치하는 등 군 복무가 인생에 보탬이 되도록 배려하면 어떨까"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여기에 국방부의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을 덧붙여보자. 그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엔 병장 월급이 96만3000원으로 인상된다고 한다. 이는 직업 군인인 하사 월급에 절반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이제 이 전 대표가 포퓰리즘이 아니라고 강변한 '제대 시 지급액 3000만원'과 '월 급여 96만3000원'을 합해 월 평균 급여를 계산해보자.
현행대로 18개월간 근무한다는 가정 하에 2025년 기준으로 병장의 월 평균 급여는 263여만원에 달하고 연봉으로 치면 3200여만원이 된다.
막상 계산해놓으니 아연한 생각이 일어난다. 연봉 3200여만원이라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초봉 연봉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직업 하사관의 초봉 연봉의 두 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봐도 필자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계산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일어난다.
해서 몇 번이고 계산을 되풀이해봤지만 하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필자의 계산이 옳다면 군 복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조소가 흘러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처럼 미래가 극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상기 급여를 지급한다면 대다수 젊은이들이 군으로 향할 터다. 아울러 그런 경우라면 차라리 모병제를 실시함이 더욱 적절하다는 이야기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