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왕좌’ 법사위원장 쟁탈전 전모

국회의장 안 부러운 ‘갑 중의 갑’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21대 국회 2기 신임 원내지도부가 꾸려진 후 여야는 원구성 재협상에 나섰다. 정치권은 상임위의 ‘갑’으로 불리는 법사위원장 자리로 인해 정국 경색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1대 국회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18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갔다. 그간 상임위원장직은 양당의 의석수에 따라 배분, 3선 중진의원이 맡는 게 관례였다. 특히 여당을 견제하라는 뜻에서 법사위원장직은 야당에게 돌아갔다.

누구에게?

법사위는 상임위를 통과한 모든 법안이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거쳐가야 하는 관문이다. 법사위원장은 기본적으로 회의 개최 여부를 결정하고, 의안상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법사위원장이 상임위의 ‘갑’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과거 법사위원장의 권한 남용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지난 20대 국회 당시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야당과 합의 없이 처리된 법안은 법사위에서 처리하지 않고 돌려보내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이처럼 법사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도 막을 수 있다.

지난해 6월 양당은 상임위 배분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180석을 가진 여당이 법사위를 가져가는 대신, 알짜배기 상임위를 포함한 7개 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내주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직을 뺏길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당시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법사위를 제1야당이 갖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상임위 몇 개를 받는 것은 굴욕”이라며 “3선들로서는 지금 이 기회에 상임위원장이 돼서 능력도 발휘하고 상임위를 운영해 보자는 생각이 없을 수가 없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내줬다. 이는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을 기회로 만들겠다는 국민의힘의 복안이었다. 민주당에 ‘오만한 독선’의 프레임을 씌워 국정 운영의 책임론을 민주당에 묻겠다는 의중이 담겼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략은 보기 좋게 실패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며 주요 법안을 막힘 없이 통과시켰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야당의 시간’으로 불리는 국정감사에 필요한 증인조차 얻어내지 못했다.

특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증인 채택 거부에 대한 반발로 ‘단독 국감’을 열기도 했지만, 이로는 역부족이었다. 여권의 일방 독주에 대한 야당의 기본적인 견제마저 실패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항상 여 견제용으로 야의 몫
이번엔 달라? 여야 줄다리기

이후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법사위원장직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해당 의견은 양당의 국회 2기 원내지도부가 완성된 후 다시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재배분하고 야당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관례를 따르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과 관련해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등을)돌려주고 말고 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며 “돌려줘야 할 의무만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사위원장직을 ‘장물’에 비유하며 국민의힘 몫으로 돌려줄 것을 민주당에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상임위 재협상은 일절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윤 원내대표 선출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에 박광온 의원이 내정됐다. 민주당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 임명 안건을 단독으로 처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야당의 건의를 받아들여 5월 국회로 안건 상정을 미룬 상태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조율의 낌새도 보인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법사위를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에 대해선 ‘논의해 볼 수 있다’며 재협상 여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야당 일각에선 여당의 독식 구조를 그대로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 운영 실패의 책임을 여당이 오롯이 짊어지도록 하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이대로 여당을 향한 정권심판론이 불면 야당의 이익이 더 크다는 계산이다.

탈환?

반면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는 3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의 속내는 달라 보인다. 중진 일부는 상임위원장이라도 가져와야 대선 전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상임위 재정비를 위한 여러 전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임기 초반 법사위 탈환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이후 그의 협상력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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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