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 난리통에…’ 자리 비운 배구협회장 막전막후

뒤집어진 배구판…수장은 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가 막을 내렸다. 이제 배구팬들의 관심은 국제대회로 향하고 있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도쿄올림픽 등 국가대항전이 코앞이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지원을 맡고 있는 대한배구협회 회장이 3월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배구계는 이번 ‘2020-2021 V리그’ 기간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리그 시작 전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11년 만에 국내 복귀를 결정하면서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국민 스포츠로 불리는 프로야구만큼 프로배구도 외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높아진 인기
충격의 학폭

이번 시즌 여자배구는 겨울스포츠 왕좌를 노릴 만큼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무관중(포스트시즌은 10% 관중 입장)으로 열린 V리그는 올해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자부는 닐슨코리아 기준 평균 시청률이 경기당 1.23%로 지난 시즌 대비 0.18% 올랐다.

남녀부 통틀어 역대 최고 평균 시청률이다.

하지만 리그 중반 이재영·이다영(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졌다. 이다영의 SNS로 이미 배구계 내부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터진 학폭 의혹은 엄청난 폭발력을 보였다. V리그 간판선수로 이름을 날리던 이재영·이다영 자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비난이 쇄도했다. 


다른 선수들의 학폭 의혹이 연쇄적으로 터져 나왔고 과거 사건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추측이 난무했고, SNS를 통한 폭로전이 이어졌다. V리그의 인기는 학폭 의혹으로 찬물을 맞았다.

한동안 경기 내용보다 외적인 요소로 언급되던 V리그는 순위 결정전이 치열해지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리그 시작 전에는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리그 후반에 이르러서는 그 말이 무색할 만큼 포스트시즌 진출과 정규리그 우승을 두고 물고 물리는 경기가 이어졌다. 

또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시즌 아웃, 센터 김세영(현재 은퇴)의 부상 등 주전 선수 3명이 빠진 흥국생명의 경기가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V리그를 떠난 이후 전패가 예상됐던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고군분투로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이면서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 

이후 V리그는 배구팬들의 관심과 응원 속에서 막을 내렸다. GS칼텍스는 V리그 여자부 사상 최초로 트래블(KOVO컵·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고, 흥국생명도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남자부는 대한항공이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석권하면서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국내리그가 마무리되면서 최근에는 국제대회를 위한 국가대표 선수 선발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은 5월 ‘2021 FIVB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손발을 맞춘 뒤 7월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

양적 성장 이뤘지만 
내부 문제도 터졌다


남자배구는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은 김연경(레프트), 김희진(라이트), 양효진(센터), 안혜진(세터), 오지영(리베로) 등 선수 18명과 코칭스태프 1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다음달 21일 VNL 개최지인 이탈리아 리미니로 향할 예정이다.

이 대회에서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12명이 정해진다. 

문제는 국가대표팀을 지원하는 대한민국배구협회(이하 배협) 회장이 현재 자리를 비우고 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오한남 배협 회장은 지난 3월부터 한국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연임에 성공하고 불과 한 달 반 만에 자리를 비운 셈이다. 

VNL, 올림픽을 앞두고 배협 수장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 대해 배구계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영·이다영 사건으로 오 회장이 고발을 당하는 등 학폭 의혹의 불씨도 아직 꺼지지 않았다.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이달 초 자필 사과문을 삭제하고 학폭 폭로자를 고소하겠다는 뜻을 비치면서 학폭 의혹은 또 다시 재점화 된 상황이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오 회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 학폭 의혹의 진실 여부에 대한 국민들과 배구팬들의 의혹을 신속히 해소시키려 노력하기보다 일부 언론보도만을 근거로 자체 진상조사도 없이 국가대표 박탈 조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 회장과 배협이)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보다 회피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오 회장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명예훼손, 권리행사 방해 등을 이유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국가대항전
코앞인데…

배구계에는 배협, 한국배구연맹, 한국실업배구연맹 등의 단체가 있다. 배협은 아마추어 선수들과 국가대표팀을 지원한다. 한국배구연맹은 한국프로배구를 총괄하며 V리그와 KOVO컵 프로배구대회를 주관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총재를 맡고 있다. 김금규 회장의 한국실업배구연맹은 실업배구팀을 관장한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폭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구단(흥국생명)·한국배구연맹·배협의 징계 및 입장이 각각 따로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당시 한국배구연맹은 학폭 연루자를 프로무대에 들이지 않겠다는 규정을 신설했지만 이재영·이다영 자매에게는 적용하지 않기로 해 배구팬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배협은 ‘국가대표 선발 무기한 제외’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배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한남 회장은 이재영·이다영 자매에 대한 배협의 입장을 결정하고 난 후 출국했다. 행선지는 바레인. 오 회장은 바레인 국가대표팀 감독, 바레인 한인회 회장 등을 지냈을 정도로 바레인과 인연이 깊다.

바레인에서 한식당과 호텔을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이번 출국도 개인 사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협 사무처 관계자는 “회장님이 한국에 없는 것은 맞다. 사업 때문에 바레인에 가셨다”면서도 “실무는 직원들이 하고 있기 때문에 공백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메신저나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매일 업무 보고를 드리고 있다”며 “지금도 회장님께 드릴 보고 자료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백신 2차 접종 문제로 5월 중순쯤 (한국에)들어오실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배협 회장은 ‘명예직’일 뿐이라는 항변도 나왔다. 배협 정관 24조 ‘임원의 직무’ 조항에 따르면 ‘회장은 협회를 대표하고 그 업무를 총괄하며 무보수 비상근 명예직으로 한다’고 돼있다. 어떤 부분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오 회장의 부재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 때문?
백신 때문?


또 다른 배구계 관계자는 “여느 때였다면 오 회장의 부재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VNL, 올림픽 같은 굵직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팀 코로나19 백신접종, 불투명한 올림픽 개최 여부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자리를 지켰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자배구는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발판으로 현재 인기에 다다랐다. 2012년 런던올림픽 4위, 2016년 리우올림픽 8강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국민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모든 선수들이 똘똘 뭉쳐 얻은 결과였다.

김연경은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음에도 MVP로 선정돼 세계적인 선수임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협의 역할은 없었다. 배협은 국가대표팀을 지원하는 조력자가 아니라 방해자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리우올림픽에서 배협의 지원 부족으로 국가대표팀이 열악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른 사실이 드러났다.

세계 8강이라는 빛나는 성적 뒤에 이 같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실에 배구팬들은 물론 국민적 분노가 들끓었다.

당시 국가대표팀은 감독, 코치, 전력분석관 그리고 선수 12명까지 16명으로 구성됐다. 한국 선수단에 배정된 AD카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통역조차 없어 중계방송을 위해 현장답사를 왔던 모 아나운서가 기자회견에서 통역을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명의 트레이너가 12명의 선수를 모두 책임져야 했고, 전력분석관은 AD카드가 없어 동행하지 못했다.

리우올림픽 8강 뒤에
배협은 흑역사 쌓아

리우올림픽 일정을 마친 이후 귀국길에서도 사달이 났다. 국가대표팀은 한국 선수단이 귀국하는 전세기를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8강에서 탈락하면서 일찍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 그런데 표가 없다는 이유로 16명이 4차례로 나눠 귀국하게 된 것. 

또 당시 배협은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를 치르고 있었다. 2016년 8월9일 국가대표팀이 러시아에 3대 1로 패하던 날, 배협은 회장 선거를 실시해 서병문 전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국가대표팀에 대한 지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하필 그 시기에 회장 선거를 치러야 했냐는 비판이 빗발쳤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회식이 김치찌개 집에서 이뤄진 사실까지 드러났다. 당시 국가대표팀은 20년 만에 중국을 꺾고 우승을 일궈냈다. 국가대표팀에 대한 홀대 논란이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배협은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분노한 누리꾼에 의해 배협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배협은 입장문을 내고 “AD카드 전체 규모가 줄었기 때문에 추가 확보가 어려운 여건이었다” “통역은 조직위로부터 지원받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전세기 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없던 대표팀이 조기 귀국을 원했다” “정부의 경기단체 통합방침과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 일정에 따라 협회 회장 선거를 마쳐야 했다” 등의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올림픽 지원 문제와 함께 배협 내부의 잡음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고, 서병문 회장은 결국 2016년 12월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안이 가결되면서 배협 역사상 최초로 탄핵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리고 2017년 4월 서 회장이 제기한 대표자 해임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사실상 해임이 확정됐다. 

탄핵 회장
후임이면서…

이후 2017년 6월30일 열린 배협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인물이 바로 오 회장이었다. 그는 지난 1월18일 연임에 성공해 2024년 1월까지 배협을 이끌게 됐다. 당시 그는 “코로나19로 배구를 비롯한 스포츠 전체가 위중한 상황이다.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한국배구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자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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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