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적자' 세븐일레븐의 민낯

무너진 ‘원조 삼각김밥’ 신화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삼각김밥의 원조’라 불리던 세븐일레븐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이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2006년 이후 15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 세븐일레븐에 지급하는 로열티가 발목을 잡고 있어 실적난 해소가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42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507억원의 영업이익이 증발했다. 금융서비스 부문 이익을 뺀 편의점 사업만 놓고 보면 영업적자 규모는 141억4100만원으로 더 늘어난다. 

‘빅2’와 격차
다방면서 후퇴

코리아세븐이 연간 적자를 낸 것은 2006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편의점 업계 ‘빅2’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과는 딴판이다.

상대적으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편의점 업계 빅2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맹추격으로 업계 3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2526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신장했고 BGF리테일은 1622억원으로 17.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리아세븐과 비교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외형 성장세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코리아세븐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4조577억원)과 비슷한 4조683억원으로 집계됐다.

BGF리테일은 매출(6조1813억원)은 전년 대비 4% 늘어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6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GS리테일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8조8623억원을 기록했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대에 정체돼있던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률은 더욱 후퇴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 2011년 3.36%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1·2위와 벌어지고 
후발주자 쫓아오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째 1%대의 저조한 이익률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이마저도 마이너스대로 주저앉았다. 해가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코리아세븐이 실적난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은 또 있다. 코리아세븐이 미국 세븐일레븐에 지급하는 로열티 액수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코리아세븐은 1988년 설립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미국 법인 ‘7-ELEVEN,inc.’과 계약을 맺고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순 매출의 0.6%가 로열티로 나간다.


지난해 지급한 금액은 272억8200만원이다. 영업손실이 8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세 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 로열티로 나간 것이다. 만약 로열티가 아니었다면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인지도를 고려했을 때 코리아세븐이 굳이 세븐일레븐 간판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사인 CU의 경우 2012년 일본의 훼미리마트와 결별하며 독자노선을 택했지만 브랜드와 상관없이 편의점 업계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간판 교체에 막대한 돈이 든 것도 아니었다. CU는 당시 브랜드 교체와 관련해 500억원에서 600억원정도의 비용을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점포 수도 밀려
가맹점주 불안

세븐일레븐의 추락에 가맹점주들도 위축된 상황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한 가맹점주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세븐일레븐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까 봐 걱정된다”며 “실적이 좋아야 본사와 적극 상생도 이어나갈 수 있는데 본사의 경영난이 가맹점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본사와 공동체로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실적은 실망스런 결과”라고 답했다.

실제 지난해 코리아세븐은 신용등급 악재까지 맞았었다. 지난해 연말 나이스신용평가가 코리아세븐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가맹점 확대 등에 따른 투자 지속으로 인한 차입금 부담 증가 등의 요인으로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세븐일레븐은 ‘점포 경쟁’에서도 이렇다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CU와 GS25의 점포 수는 1만5000개에 육박하면서 접전을 벌였다. 점포 수를 놓고 보면 CU는 지난 한해만 1046개를 순증해 1만4923개, GS25는 770개 늘려 1만4688개를 기록했다.

반면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년간 순증한 점포 수는 485개에 불과하다. 전체 점포 규모는 1만501개다. 선두권과는 4000개 이상 차이가 난다.

편의점 사업은 주로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만큼 ‘규모의 경제’ 실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업구조상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주는 일정한 비율로 수익을 나눠 갖는다. 가맹점 수가 많을수록 본사 이익도 커지는 구조다.

최경호 리더십 
도마 위 올라


이 같은 점포 규모 경쟁에서 밀린 세븐일레븐이 앞으로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현재 편의점 업계의 근접출점 제한으로 신규 점포를 내는 것도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그나마 출점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재계약을 앞둔 가맹점이다. 올해 재계약을 앞둔 4000여개점을 상대로 유치전을 벌이는 것이 둔화된 성장세를 끌어올릴 대안으로 인식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 문제였다.

실제 현금 흐름 창출은 줄었지만 최근 운전자금 증가와 함께 가맹점을 늘리는 데 필요한 투자금 확대로 자금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말 단기차임금은 전년보다 9배나 급증한 1조2795억원에 달한다. 차입금이 늘면서 덩달아 부채비율도 2019년 309%에서 작년 316%로 나빠졌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무서운 성장세도 코리아세븐에게는 부담이다. 이마트24는 지난해 3분기 점포 수가 5000개를 돌파하면서 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연간 매출액도 전년 대비 20.1% 신장한 1조626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벽’도 허물었다. 현재 6000개점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점포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GS25와 CU도 ‘업계 1위’를 놓고 출점 경쟁을 벌이며 공격적 확장에 나설 가능성도 커 세븐일레븐의 ‘넘버 3’ 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최근 코리아세븐은 수년간의 매출 성장에도 회사의 이익 규모는 정체되거나 감소했다”며 “편의점 경쟁심화에 따른 가맹점 지원부담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1·2위와 벌어지고 
후발주자 쫓아오고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최경호 대표의 자질론까지 대두되는 모양새다.

코리아세븐은 2019년 연말 정기인사에서 당시 최경호 전무를 코리아세븐 대표로 선임하며 6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최 대표는 지난 1992년 코리아세븐에 입사해 28년간 상품과 영업 등 핵심 보직에 몸담았던 만큼 회사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이기도 했다.

최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프리미엄 점포 ‘푸드드림’과 ‘회 주문 접수 서비스’ 등 플랫폼 다각화로 실적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롯데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코리아세븐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있고, 올해 회사채 정기평가를 앞둔 만큼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은 최 대표의 필수적인 과제로 남아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일부 편의점 업계가 근거리 생활권 소비 확산으로 특수를 누렸지만, 사태가 장기화에 따라 점점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세븐일레븐의 경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계 지적에
다변화 고집

사업구조 개편 없이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코리아세븐은 여전히 플랫폼 다변화를 통한 수익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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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