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평택에서 5선을 지낸 국민의힘 원유철 전 의원의 아내가 2015년 도일동 일대 토지를 대출을 받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일대는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 사업으로 인해 ‘호재’로 꼽혔던 지역이다.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계획은 평택시 도일동 480만㎡ 부지에 연구와 상업, 주거시설이 복합된 미래형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주한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개발계획의 일환으로 2023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07년 경기도와 평택시, 성균관대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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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과거 여러 차례 좌초되면서 난항을 겪었다. 2010년 3월 경기도로부터 승인받았으나, 민간사업자의 자금조달 문제와 성균관대가 재정난을 이유로 사업 참여를 포기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이후 해당 사업은 10년 가까이 계류되면서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해당 사업은 2016년 경기도가 브레인시티 사업 재검토를 시행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2017년부터 첫 토지·지장물에 대한 보상이 시작됐고, 2019년에 착공에 나섰다. 사업이 급물살을 타자 도일동 일대는 호재로 다시 들썩였다. 토지 보상이 본격화되면 땅값 상승의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
해당 일대는 최근 LH사태 이후 투기지역 중 하나로 묶여 시 공직자의 투기를 조사하고 있다.
의아한 대목은 5선을 지낸 국민의힘 원유철 전 의원(평택갑)의 아내인 서씨가 사업이 물살을 탄 2016년 직전인 지난 2015년 도일동 일대의 땅과 건물을 매입했다는 점이다.
국회 관보에 올라온 고위공직자 재산 목록에 따르면 2015년 서씨는 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대지 1100㎡와 건물 231.1㎡의 단독주택을 은행권에서 1억8000만원을 빌려 5억1000만원에 매입했다. 현재 원 전 의원과 서씨는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가 따로 있는 다주택자다.
2016 브레인시티 사업 재검토 급물살
2015년 아내 대출로 매입 “고향이라…”
이와 관련해 복수의 부동산 관계자는 ‘괜찮은 매입’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도일동에는 남은 부지도 많이 없을뿐더러, 도일동 근처까지 땅 값이 많이 올라 매입조차도 어렵다는 것.
원 전 의원은 브레인시티 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며, 개발계획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원 전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발의했던 ‘평택지원특별법’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안의 골자는 브레인시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법적 규제 완화와 예산 지원이다. 이는 개발 추진에 법적 토대가 됐고, 2022년까지 법안을 재연장하는 것으로 조정된 상태다.
원 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도일동이 제 고향이고, 500년 동안 27대가 살아온 원씨 마을이다. 아내가 장모님 유산이 있다고 해서 퇴직한 후에 아파트를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고향에 돌아가 살자고 해서 매입한 것이다. 브레인시티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원 전 의원과 원주원씨 종중회는 깊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원 전 의원 역시 원균의 직계 후손으로, 매년 음력 7월15일에는 원균 장군 사당 제사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중기 무신인 원균 장군은 임진왜란의 일등공신으로 조선왕조로부터 경기 평택시 도일동 일원에 150만여㎡ 토지를 하사받았다. 이후 이 일대에 원주원씨 집성촌이 형성됐고, 후손들은 대대손손 이 땅을 이어갔다. 현재 해당 일대는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 지구로 지정돼 지난 2019년 첫 삽을 떴다.
조상 덕
실제로 브레인시티 전체 사업부지의 13%가 원주원씨 종중의 땅으로 알려졌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2018년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계획 변경 승인 고시’에 따르면 원주원씨 직장공파·가선공파·명중공파 등 종중들의 땅이 보상토지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후손으로 추정되는 원씨들의 땅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지에 대한 보상 협의는 지난 2019년 5월에 시작돼, 약 1조2000억원(약 93%)의 보상금 지급이 완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