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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30일 11시08분

정치


<단독>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갤러리’ 재산 누락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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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운영하는 화랑 건물 빼먹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김정수 기자 =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아내가 보유한 화랑 건물 지분이 과거 박 후보의 고위공직자 재산에서 누락된 것으로 확인했다. 캠프 측은 누락을 인정하면서도 직원의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조현화랑은 31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주요 갤러리다. 본관은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이하 박 후보)의 아내 조현 이사가 설립했다. 그는 미술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통하며 국내외 거장들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다. 사업 수완 역시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토지 매입

조현화랑은 1989년 ‘갤러리월드’로 개관했다. 갤리리월드는 당시 조 이사가 소유했던 부산 수영구 월드타운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해운대가 신흥 화랑가로 떠오르자 조 이사는 해운대구 달맞이길로 화랑을 이전했다. 화랑은 주변 고급 주택단지 운치와 딱 들어맞았고, 부산을 대표하는 화랑으로 발돋움했다.

조 이사가 달맞이길에 자리를 잡은 시기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이사는 그해 8월 규모 1020.5㎡의 토지를 컬렉터 박모씨와 절반씩(▲510㎡) 매입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7년, 기존 2층짜리 구관 A동(▲326㎡)에 4층짜리 갤러리 B동(▲465㎡)이 새로 들어오면서 화랑이 완성됐다. 2009년 A동(▲360㎡)이 증축되면서 오늘날 모습을 갖추게 됐다. 조 이사의 지분은 건물 A동 절반과 갤러리 B동 전체였다.

종합해보면, 조 이사의 몫은 토지 510㎡에 2009년 전후를 기준으로 628㎡와 660㎡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박 후보의 고위공직자 재산자료는 이와 달랐다. 박 후보가 국회의원과 이명박정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등으로 재직했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화랑의 재산 내역은 토지 510㎡와 건물 395㎡로 기재돼있다. 
 

▲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

재산 누락은 박 후보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의원직 및 정무직 공무원을 맡았던 3개년 동안 계속됐다. 박 후보자 측은 “담당 직원이 A동과 B동을 헷갈려 계산을 잘못한 것 같다”며 고의적 누락이 아니라고 했다.

아내 조현 2005년 부지 매입 후 갤러리동 소유
3개년 건물 지분 누락…캠프 “직원 실수였다”

비슷한 사례는 2016년에도 포착됐다. 당시 국회 사무총장이었던 박 후보는 배우자의 화랑 토지와 건물 가격을 11억4000만원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를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입을 모았다.

컬렉터 박모씨는 2018년 화랑 토지와 A동 지분을 조현화랑에 매각했다. 매매가는 약 11억9000만원(토지 11억·A동 절반 9000만원)이었다. 조 이사와 박모씨의 건물·토지 소유 비중이 동일한 점을 미뤄보면, 조 이사 역시 2018년에 11억9000만원의 자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B동 건물을 제외한 가격으로 보인다.

설령 2016년 신고한 재산에 B동 가격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주변에 고급 주택단지를 두고 있는 1개 토지와 2개 건물의 2년 간 상승분이 5000만원에 그친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2016년 재산신고에서 B동은 제외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박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016년에 B동을 누락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2016년 시점에 갤러리동에 물이 많이 새는 등 문제가 많아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으려고 멸실 신고를 하려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신고를 안 했다. 동업하시는 분이 반대해서 결국 포기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상황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누락은 맞다”고 전했다.

캠프 인정
이후 번복

캠프 측은 임명직의 재산 누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캠프 관계자는 “실수로 그렇게 할 수 있다. 어떤 책임을 져야 하나”라며 반문했다. 이어 “선거 때 재산신고하는 것과 공직자가 재산신고하는 것은 다르다. 선거 때 누락하면 선거법상 문제가 되지만, 공직자가 재산 등록할 때 누락되면 시정 명령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후 캠프 측은 돌연 2016년 재산은 누락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당시 조 이사가 소유한 토지 공시가격 8억6000만원, A동 지분 절반과 B동 건물을 합치면 대략 3억원대가 맞기 때문에 신고한 11억4000만원이 맞다는 것이다.
 

▲ 조현화랑 내부 ⓒ페이스북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의 근린생활시설은 공시 가격이 있는 경우는 국세청 기준시가를, 공시 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지방세법에 따른 ‘건물 시가 표준액’으로 산정해 공시한다.

조현화랑 건물의 경우에는 정해진 공시 가격이 없다. 따라서 건물 시가 표준액으로 공시해야 한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2016년 조현화랑 건물 시가 표준액에 따르면 A동 2억1500만원, B동 3억6600만원으로 확인됐다. 조 이사의 지분을 계산해보면 4억7400만원이다. 8억6700만원의 토지 지분까지 더하면 총 13억4000만원이 된다. 박 후보자 측에서 신고한 금액과 1억96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갤러리동
또 누락?

캠프 관계자는 실거래가로 재산을 신고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조 이사가 가지고 있는 건물 지분은 2016년까지 단 한 번도 거래된 적 없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실거래가 있다면 실거래가로 올리는 게 맞다. 실거래가 없었을 경우 실거래가를 올릴 수가 없다. 실거래가는 말 그대로 실제 거래된 금액이다. 공시지가가 없다면 건물 시가 표준액을 기준으로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공직자의 재산 누락은 매번 크게 논란이 되는 사안 중 하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역시 후보 검증대에 올랐을 당시 8년간 2092만원 상당의 임야를 누락한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고위공직자가 재산신고를 누락할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직자윤리법 제22조에 따라 해당 공직자의 해임 또는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누락 금액이 5000만원에서 3억원 사이일 경우 공직자에게 ‘경고’ 조치가 내려진다. 특히 선거 후보자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신고를 누락한 뒤, 이를 선거 공보물 등으로 공표했을 경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 등이 성립된다. 다만 선거법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2016년 건물시가액 기준 1억9000만원 제외 의혹 
가족 지분 100%, 화랑 특성상 수익 구조 불투명

취재 과정에서 캠프 측은 조 이사와 조현화랑이 큰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미술계에서 유명한 조 이사의 이름을 딴 것일 뿐, 회사 내 지분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조 이사와 조현화랑의 거래 역시 법인과 제3자가 거래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조현화랑은 사실상 조 이사의 가족 회사로 보인다.
 

▲ 조현화랑 ⓒ카카오맵

조현화랑은 조 이사가 달맞이길에 화랑을 설립할 당시 결성됐다. 조 이사는 2009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2018년 A동 건물 지분을 조현화랑에 매각했을 당시에도 조 이사는 회사의 대표직을 맡고 있었다. 2016년에는 조 이사의 아들인 최모씨가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20년 9월 기준으로 경영진에는 최 대표와 조 이사, 신원 미상의 최 이사, 감사 주모씨까지 총 4명으로 집계됐다. 

이후 2019년 7월 조 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B동 3층에는 주식회사 제이에이치아트가 들어섰다. 조현화랑 사업에 더해 일반 음식점업 및 기타 음식점업이 추가됐다. 조현화랑의 최 대표가 동일하게 대표직을 맡았다.

박 후보가 청와대에 입성했던 2009년 조 이사는 보유하고 있던 조현화랑 지분 50% 전부를 매각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아들인 최 대표가 지분 80%를 갖고 있고, 최 대표의 가족이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조 이사의 가족들이 조현화랑 지분을 전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세 화랑
가족회사

<일요시사>가 입수한 조현화랑의 재무자료에 따르면 2017~2019년 총자산은 48억, 58억, 5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억원, 49억원, 65억원이었다. 순이익은 2억원, 6600만원, 3억원으로 나타났다. 화랑계 관계자는 “갤러리 대부분 작가와 수익을 나누기 때문에 화랑이 갖는 수익구조를 정확히 알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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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전 24패’ 모두 자책골 공급확대 방향 틀어 호평 그러던 집값이 소폭 하락한 시점은 2018년 9월21일과 12월19일 대책이 발표된 직후였다. 큰 폭은 아니지만 서울의 집값은 이때 처음 하락했다. 정부가 그전과 달리 구체적인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9·21 대책에서 정부는 5년간 수도권 지역에 “주택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고, 12·19 대책에서는 15.5만호 추가 공급 계획과 광역 교통망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실수요자들이 반응했다. 장래에 공급될 주택에 안심하고 수요를 멈춘 것이다. 비록 발표 얼마 후 입맛에 정확히 맞는 지역과 시기, 규모가 아니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집값은 다시 상승곡선을 탔지만 문정부 ‘최초’의 공급 대책이라는 점은 의미가 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해 8월4일, 더욱 정교한 주택 공급 방안이 나온다. 정부는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협업으로 26.2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했고, 공급 대상을 실수요자에 집중시켰다. 방법도 구체적이었다. 정부 부지(군부지, 이전 기관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도심 내 낙후된 지역에 재건축을 시행하겠다는 주장이다. 상암과 마곡, 천왕2가 개발될 정부부지 후보로 떠올랐다. 그후 6개월이 지난 올해 2월4일,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일명 ‘2·4 대책’이라 불리는 이 대책은 압도적인 물량 공급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25년까지 서울에만 32만호, 전국에는 83만 호의 주택 부지를 추가공급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의 공급 대책의 배가 넘는 규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요즘의 집값 안정세가 2·4 대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분석한다. 2·4 대책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정책이 어느정도 진행된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정리하자면, 문정부는 처음 내놓은 6·19 대책과 8·2 대책의 방향대로 지난 4년간 수요 억제를 통해 집값을 잡으려 애썼다. 25전째 1승 기대 하지만 갭투자나 풍선 효과 같은 부작용을 낳으며 집값이 치솟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에 공급 확대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 이제 6개월가량 남은 임기에서 나온 늦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다음 정부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만큼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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