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6초 만에’ 사라진 자립정착금의 비밀

나라가 주는 돈 보육원이 빼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당사자도 모르게 계좌에서 250만원이 빠져나갔다. 입출금 간격은 불과 56초. 18세 고아 박민우씨의 자립정착금은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8년 뒤에야 들춰본 거래내역서에는 ‘영락보린원’이라는 낯익은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가 5세 때부터 14년 동안 집으로 여긴 곳, 보육원이었다.

 

▲ (사진 왼쪽)영락보린원에서 용산구청에 제출한 자립정착금 집행 내역 문서와 (가운데)영락보린원에서 박민우씨 계좌로 넣은 자립정착금 입금내역서, (오른쪽)박민우씨가 떼본 당시 거래내역서

부모를 여의거나 부모에게 버림받아 몸 붙일 곳 없는 아이. 고아의 사전적 의미다. 최근에는 ‘보호 대상 아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또는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 등 그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않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아동복지법 3조 4호)으로 그 범위도 확대됐다.

고아 대부분
아동 시설로

보호 대상 아동(이하 보호아동)은 보건복지부 현황 파악 기준 2000년 9058명, 2010년 8590명, 2019년 4047명 등 20여년간 감소 추세를 보였다. 보호아동의 절반 이상은 부모의 학대‧빈곤‧실직 등의 이유로 집을 떠나야 했다. 2019년 기준 그 비율은 71%(2865명)에 이른다. 이들은 아동 양육시설과 위탁가정 등에 맡겨졌다. 

2019년 전체 보호아동 가운데 67.6%(2739명)이 아동 양육시설 등 아동 복지시설에서 보호 조치를 받았다. 2020년 1월 기준 서울 17개구에서 운영 중인 아동 복지시설은 30개에 이른다. 시립 민간위탁시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36개까지 늘어난다. 해당 시설들에 보호아동 2283명이 머무르고 있다. 

보호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시설에서 퇴소해야 한다. 이른바 ‘보호 종료’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사람에게 보호 종료라는 딱지를 붙이는 경우는 고아밖에 없다”며 “고아들은 시설 입소 과정에서 이미 부모로부터의 보호가 끝났고, 시설에서 나가는 순간 국가로부터의 보호도 끝난다”고 말했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호아동의 위탁보호 종료 또는 아동 복지시설 퇴소 이후의 자립을 지원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보호 종료 아동의 주거비 등을 지원하기 위한 ‘자립정착금’ 지급이다. 지자체별로 상이하지만 보호 종료 아동 1인당 300만~500만원이 지급된다. 십수년간 시설에 머물다가 사회로 나가게 된 보호종료 아동에게 국가가 쥐어주는 나름의 ‘목돈’인 셈이다.  

비영리 공익재단인 ‘아름다운 재단’에서 조사한 <2014년 자립정착금 사용 실태조사 및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1981년 아동복지법의 전면 개정 이후 2000년까지 보호 종료 아동에 대한 자립비용 지급의 근거가 명시됐다. 국가와 지자체가 나눠 부담하던 자립정착금은 2005년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다. 

고아들 자립 위해 지원
구경도 못해보고 증발

서울시의 경우 보호 종료 아동의 수에 따라 자립정착금을 자치구에 교부한다. 그러면 자치구에서 자립정착금을 신청한 보호 종료 아동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전까지는 자치구-시설-보호 종료 아동 순으로 전달됐던 자립정착금은 2019년 이후 자치구에서 보호 종료 아동의 통장에 직접 넣어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보호아동들이 자립정착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조윤환 대표는 “고아들이 자립정착금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고아 출신인 나도 2001년 퇴소 때까지 자립정착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주변에서 자립정착금에 대해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용산구 소재 영락보린원에서 2001년 퇴소한 박민우씨도 마찬가지였다. 영락보린원(당시 신의주 보린원)은 1939년 한경직 목사가 신의주 제2교회에서 설립한 아동 양육시설이다. 사회복지법인 영락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아동 복지사업의 일환이다. 34명의 직원들이 54명의 보호아동들을 돌보고 있다. 


4~5세 때 영락보린원에 입소한 민우씨는 만18세인 2001년 11월14일 영락보린원에서 나왔다. 퇴소 당시 민우씨에게 주어진 건 117만원가량 들어있던 자신 명의의 통장과 도장이었다. 자립생활관으로 거처를 옮긴 민우씨는 이 돈을 쪼개고 아껴서 사용했지만 2002년 5월 잔고가 바닥났다. 
 

▲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 ⓒ고성준 기자

자립생활관에 내야 할 월세 등을 벌기 위해 민우씨는 닥치는대로 일해야 했다.

민우씨는 “그 당시 한 푼, 한 푼이 정말 소중했다. 몇 만원의 월세가 없어 자립생활관에서 쫓겨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올해로 39세가 된 민우씨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기 그지없다. 코로나19 시국과 겹쳐 월세 30만원을 마련하는 것조차 빠듯하다. 

지자체에서
자립 지원

민우씨가 자립정착금에 대해 알게 된 건 올해 초였다. 2002년부터 20년 가까이 친분을 유지해온 조윤환 대표와 대화하던 중 자립정착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 민우씨는 조 대표에게 영락보린원으로부터 자립정착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가 그 길로 영락보린원에 확인 작업을 시작했다. 

몇 차례의 실랑이 끝에 영락보린원은 ‘보내시는 분’ 영락보린원, ‘받으시는 분’ 박민우로 250만원이 입금된 입금내역서를 조 대표에게 공개했다. 우리은행 후암동 지점에서 2002년 3월28일 오전 10시13분에 거래된 내역이었다.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한 돈이 계좌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민우씨는 신분증을 가지고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민우씨 계좌의 잔고는 862원뿐이었다. 민우씨와 조 대표는 거래내역 확인을 위해 ‘예금거래 실적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증명서에는 2002년 3월28일 10시13분38초에 ‘영락보린원’ 이름으로 250만원이 현금으로 입금된 흔적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 돈은 입금된 지 불과 56초 만인 2002년 3월28일 10시14분34초에 ‘자기앞수표’로 몽땅 빠져나갔다. 입출금은 같은 은행 지점에서 일어났다.

민우씨의 계좌에 250만원이 입금됐다 채 1분도 안 돼 돈이 출금된 것이다. 이 돈은 민우씨의 자립정착금이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영락보린원의 ‘2002년 아동복지시설 자립정착금 집행 보고’에 따르면 영락보린원은 2002년 6월4일 ‘2002년 아동복지시설 퇴소아동 자립정착금을 아래와 같이 집행했기에 그 결과를 보고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용산구청에 보냈다.

영락보린원은 민우씨를 포함한 보호종료 아동 6명에 자립정착금을 250만~300만원씩 집행했다고 기재했다. 집행일자는 2002년 3월28일, 2002년 6월3일 등이다. 그러면서 영락보린원은 ‘무통장 입금증 사본 6매’를 첨부했다. 조 대표가 민우씨의 자립정착금 지급 여부를 문의했을 당시 영락보린원이 공개한 입금내역서로 추정된다. 

영락보린원의 ‘누군가’가 은행을 찾아 민우씨의 계좌에 250만원을 넣었다가 바로 다시 뽑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영락보린원에서 용산구청에 제출할 입금내역서를 뽑기 위해 형식상 민우씨의 계좌로 돈을 보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른다.

시청‧구청
나 몰라라?


다시 말해 민우씨의 자립정착금이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김병삼 영락보린원 원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영락보린원 이름으로 민우씨 계좌에 250만원을 입금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통장을 본인(박민우씨)이 갖고 있는데 어떻게 돈을 빼 가냐”면서 “기자님이 제 통장에서 돈을 빼 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누가 돈을 출금했는지는 모르지만 통장이 그 자리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로 경찰과 논의 중에 있고,(박민우씨 등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 당시 근무한 직원은 현재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민우씨는)자립생활관으로 전원된 것”이라고 말했다. 영락보린원에서 퇴소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직원에 따르면 자립생활관은 시설을 퇴소한 아동이 입소하는 곳이다. 실제 자립생활관 입소를 위해서는 보호가 종료됐다는 내용의 증명서가 필요하다. 해당 직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전원은 시설에서 시설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시설에서 자립생활관으로 거처를 옮기는 것은 전원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병삼 원장의 설명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사회복지법인 영락사회복지재단 신동원 사무처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져야겠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뭘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확인 없이는 법인에서 돈이나 보상 등을 해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식적인 확인을 위해 수사 의뢰를 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민원인 측에서 그렇게 한다면 응하겠다”고 밝혔다. 


영락보린원서 입금한 내역 확인
“통장이 그 자리 있었던 것” 해명

자립정착금을 교부하고 집행하는 서울시청과 용산구청에서는 현재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서울시청 여성가족정책실 가족담당관 아동복지팀 직원은 “너무 오래전 일이라 심증은 있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점에서 확실히 뭐라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 “서울시는 자립정착금을 교부할 뿐 관리‧감독은 자치구가 맡고 있기 때문에 개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용산구청 어르신청소년과 아동보호팀 직원 역시 “영락보린원과 민원인 양 측이 해결할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구청은 자립정착금을 시설에 제대로 분배했고, 또 증빙서류도 제대로 받았다”며 “자립정착금을 받지 못했다는 민원인이 나와 사실 좀 난감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청과 용산구청은 영락보린원을 대상으로 한 자립정착금 전수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용산구청에서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서울시청) “문제는 발견할 수 없었다”(용산구청) 등이다. 전수조사는 영락보린원이 2002년부터 최근까지의 자립정착금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조 대표는 “시청이나 구청에서 말하는 전수조사는 ‘입금내역서’를 바탕으로 이뤄졌을 것이다. 민우도 정상적인 입금내역서는 있다”며 “퇴소한 고아들을 상대로 연락을 취해 자립정착금 수령 여부를 따져보는 게 진정한 전수조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국 보육원을 대상으로 자립정착금에 대한 진정한 의미의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동복지법상 미성년자 고아들의 후견인은 아동 양육시설의 원장이다. 고아들에게는 친부모나 마찬가지다. 원장은 고아들의 통장을 개설하고 해지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민우씨 역시 퇴소 당시 통장을 받을 때까지 해당 계좌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입금내역서로만
전수조사 했다?

조 대표는 “매년 사회로 나오는 고아의 수가 2500~2600명 수준이다. 많은 수 같지만 지자체별로 나눠보면 얼마 되지 않는다. 자립정착금을 지원하고 고아들에게 전화 한 통만 해도 수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휴대폰이 없어 연락이 어렵다면 고아들이 직접 수령하게끔 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할 수 없다는 걸 안다”면서도 “하지만 경찰에서 사실규명 작업은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립정착금은 퇴소하는 고아들에게 목숨줄이나 다름없다. 시설에서 벼룩의 간을 빼먹는 짓을 할 수 없도록 국가가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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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