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문의 가신들은 지금…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12.07 09:57:45
  • 호수 13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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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끝나기 전에 한자리씩 안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문캠’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경선 캠프의 이름이다. 더불어문재인캠프의 약칭이다. 더문캠이 세상에 알려진 지도 4년여가 다 돼간다. <일요시사>는 살아있는 권력의 ‘개국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더문캠 출신 인사들의 현주소를 추적했다. 
 

▲ (사진 왼쪽부터)박병석 국회의장,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곤 서울교육감 ⓒ고성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 신분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경선캠프를 꾸렸다. 민주당 손혜원 당시 의원은 경선캠프의 이름이 ‘더문캠’으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손 의원은 캠프에서 홍보부본부장으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었다. 

2실 7본부
중추 역할

더문캠 조직은 2실(비서실·종합상황실) 7본부 체제로 꾸려졌다. 전·현직 친문 정치인 다수가 더문캠에 합류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후 청와대 비서진으로, 내지는 21대 국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박병석 국회의장이다. 더문캠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6선에 성공,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추대됐다. 국회의장은 삼권 중 입법부의 수장이다.

박 의장 외에도 더문캠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린 인사는 6명이 더 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 민주당 김진표·김두관 의원, 이미경·김효석 전 의원,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그들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문재인정부 초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지난 2018년 10월 교육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그는 경기도교육연구원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달 13일부터 교육부 산하단체인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미경 전 의원은 더문캠에서 여성, 가족 정책 입안을 담당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한국국제협력단은 1991년 4월 설립된 정부 차원의 대외무상협력사업 전담기관으로, 해외봉사단 파견사업 등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김효석 전 의원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등 당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정치인이다. 문 대통령 당선 후인 지난 2017년 11월부터 대한석유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다가, 2020년 5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김진표·김두관 의원은 21대 총선에 당선돼 민주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활동 중이다. 그중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의원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 핵심 인사다. 

전·현직 친문 정치인 다수
국회의장·부총리 등 요직에

도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김진표 의원은 일본 정관계 지도자들과 만난 후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북한이 승낙할 가능성이 있으면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관 의원은 ‘친문 적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후 부산·경남(PK) 지역 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몸값이 상승했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의 요청을 받아 문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곳이자 낙동강 벨트의 최전선인 경남 양산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두관 의원은 최근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이 대표적이다. 김해신공항안의 백지화로 가덕도신공항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PK 대권주자인 김 의원이 가덕도신공항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부산 시민들이 오랫동안 염원한 사업이다. 

김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교롭게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리게 됐지만, (가덕도신공항 사업 추진을)더 늦출 수 없다”며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국토 다극화를 위해서라도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 이미경 국제한국협력단 이사장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은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윤 총장은 국가와 공공에 충성하는 데 실패했다. 자신과 검찰조직에 충성하고 말았다. 윤 총장은 사법부를 사찰했고, 대통령 원전정책을 수사했다. 그는 국가의 검찰, 민주주의의 검찰이기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윤 총장을 파면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경제계 원로로서 문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에 관해 조언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문 대통령은 전 전 원장 등을 청와대 본관에 초청해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로 상징되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 추진에 대한 보완 의견을 청취했다. 

더문캠 
보은인사 

이 자리에서 전 전 원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상생협력,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가야 할 방향이나 최저임금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하여 시장의 수용성을 감안하여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주 52시간제가 노동자의 소득을 인상시켜주는 반면 혁신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기업에게는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더문캠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같은 당 박정 의원은 부본부장으로서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그중 송 의원은 이낙연 체제 이후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송 의원은 민주당의 ‘인천 맹주’다. 호남 출신의 인천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인 송 의원은 문재인정부 들어 꾸준히 몸집을 불리며 체급을 키워가고 있다. 문 대통령의 당선 후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박병석 국회의원, 문희상 전 국회의원과 함께 4대 열강 특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논란에 뛰어든 일이 대표적이다. 호남 출신의 수도권 의원이 영남권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그는 김해신공항의 한계를 지적하며 가덕도신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10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라며 “대선 공약집에 들어있지 않다는 형식적 이유로 대선공약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부산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송 의원은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과 조선 산업 그리고 부산경제’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기도 했다.
 

민주당 강기정 전 의원과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각각 더문캠 종합상황실장과 부실장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윤 의원은 청와대로 직행,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았다. 그로부터 3년여 후 21대 총선에 나선 윤 의원은 서울 구로을에서 당선됐다.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이었던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호위무사’ ‘여의도판 청와대 대변인’ 등으로 불린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각종 현안에서 현 정부를 비호하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친문 적자
인천 맹주

윤 총장 직무배제 결정을 두고 국민의힘 등 야당이 연일 문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하자 윤 의원은 “(야당은)노무현 전 대통령이 뭐라고 말만 하면 온갖 독설을 퍼부었다”며 “(노 전) 대통령의 말을 공격하던 분들이 지금은 (문) 대통령의 침묵에 독설을 쏟아낸다. 180도 다른 주장을 철면피처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의 복심이다. 그가 문 대통령의 의중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한국 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왕 위원은 국회의장 예방에 앞서 윤 의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등과 조찬 자리를 가졌다. 

강 전 의원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정무수석은 국회·정당과 청와대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자리다. 이에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강 전 의원은 정무수석의 적임자로 평가됐다. 

강 전 의원은 정치적 위기에 놓여있다. ‘라임 사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월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강 전 의원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강 전 의원은 김 전 회장을 위증죄로 고소했다.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문재인 당시 경선 후보의 비서실장,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부실장으로 활동했다. 원조 친문과 신친문의 조화다. 두 사람은 많은 ‘정치적 교집합’을 가졌다.

임 전 부시장은 문 대통령 당선을 전후로 친문으로 분류되기 시작해 정치권에서는 그를 신친문으로 본다. 반면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2011년 정치에 참여한 이후 지난 대선 때까지 줄곧 곁을 지켜온 최측근이다.

임 전 부시장의 더문캠 합류는 양 전 비서관의 작품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비서실에서 함께 일했다. 또 다른 교집합은 ‘광흥창팀’이다. 광흥창팀은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실무그룹이었다. 양 전 비서관은 광흥창팀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대선 후 광흥창팀은 청와대 1기 참모진으로 이어졌다.

잠룡 후보 오르락내리락 
‘호위무사’ 자처 세력도

정치권이 양 전 비서관의 복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광재·김두관 의원 등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권력과 거리를 두겠다”며 21대 총선 이후 잠행에 들어갔던 양 전 비서관의 등장은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년 4월에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열린다. 민주당은 야권과 민심의 지탄을 무릅쓰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양 전 비서관은 민주연구원장을 역임하는 등 민주당에서 손꼽히는 선거 전략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 전 비서관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부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선 기간 더문캠의 대변인단은 화려한 면면으로 주목받았다. MBC 보도국장 출신의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미디어본부장 겸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당 사무총장과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친문 적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가 더문캠의 대변인이었다. 지난 2018년 6월에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김 지사는 지금의 경남도지사로 당선됐다. 친문 대권주자 중 한명인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며 정치적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대법원에서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김 지사는 차기 대권 레이스에서 멀어질 전망이다.

고 전 아나운서는 21대 총선을 통해 현역 국회의원으로 거듭났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라는 야권의 거물과 맞붙어 승리했다. 지난 4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부터 허위 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고 전 아나운서는 최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아 정치적 짐을 덜어냈다.

이지수 전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더문캠의 외신담당 대변인이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서울 중구·성동을 후보로 공천받는 등 정치에 뜻이 있었던 이 전 위원은 현재 대통령비서실 해외언론비서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돌아가며
BH 직행

권혁기 전 국회 부대변인은 더문캠에서도 부대변인을 맡았다. 이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실 춘추관장을 거쳐 지난 5월부터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으로 활동 중이다. 민주당은 당시 권 전 부대변인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민주당을 대표하는 공보맨이자 기획통으로 당과 청와대의 최일선에서 언론과 소통해왔다”고 그를 소개했다.

민주당 노영민 전 의원은 더문캠의 조직본부장이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그는 주중대사를 거쳐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앞서 ‘똘똘한 한 채’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노 전 의원은 청와대 교체 대상자 중 1순위로 꼽힌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못 말리는 수석님의 축구 사랑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서도 축구 경기에 참여해 여론의 빈축을 샀다.

최 수석은 최근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학교에서 열린 조기축구회에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전반전 20분, 후반전 20분 등 총 40분가량 진행된 경기에서 최 수석은 직접 경기를 뛴 것으로 전해진다.

최 수석은 정치인 중 대표적인 ‘축구광’이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는 정무수석이 한층 강화된 방역 조치를 준수하지 않고 단체 모임에 간 사실이 크게 지적받고 있다.

앞서 최 수석은 방역 수칙을 이유로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의 면담을 거절한 바 있다. 

결국 최 수석은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죄송하다”며 “정부 기준보다 더 강력한 방역 수칙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준수하는 분들을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더 신중해야 했다”고 사과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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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