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지난해 11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구하라씨의 친모가 20년 만에 장례식장에 나타나 재산상속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의 공분을 샀었죠.
구하라씨의 친오빠 구호인씨는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모에게 상속 자격이 없다”며 소송을 걸었고 해당 사건을 계기로 제2, 제3의 구하라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하라법’ 발의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구하라법은 어떤 내용이며 우리 사회에 제2의 구하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살펴봤습니다.
지난 21일 재판부는 친부에게 구하라 재산의 60%를, 친모에게는 40%의 상속을 주문했습니다.
현행 민법상 상속권이 박탈되는 경우는 5가지가 있는데요.
피상속인에게 위해를 가하여 사망케 하거나 살해하는 경우, 유언을 위조하거나 강요하는 등 상속에 직접적으로 관여했을 경우에만 상속권을 박탈합니다.
구하라법은 부양의무를 게을리한 자 또한 상속권을 박탈하는 내용이 추가된 법안인데요.
따라서 이번 분쟁 소송에서는 구하라법이 통과되더라도 적용받지 못하며 현행 민법상 친모가 재산을 상속받을 확률은 100%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이전부터 계속되고 있었는데요.
지난 10월에는 암으로 숨진 딸의 생모가 28년 만에 나타나 총 1억5000만 원을 가져간 것도 모자라 딸의 병원비로 사용된 5500여만원에 대해 계모를 횡령으로 고소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119구조대원이 극심한 PTSD로 극단적 선택을 하자 32년 만에 친모가 나타나 1억여 원의 퇴직금과 유족 연금까지 받아 갔습니다.
세월호 사고로 사망한 아이들의 보상금 소식이 알려졌을 때는 연락을 끊고 살던 부모들이 나타나는 일도 있었는데요.
자녀를 오직 돈으로만 바라보는 행태가 반복되는 가운데 아직 구하라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공무원 구하라법'이 통과된 것인데요.
해당 법안은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사람 중 부양 및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유족에 대해 연금 수령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 역시 연락 한번 없던 부모들의 얌체 같은 행동을 막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