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얼마 전 지인에게 5000만원을 빌려줬습니다. 대신 돈을 빌려간 지인이 문구점에서 약속어음 용지를 구매해서 약속어음을 작성해 주었습니다. 지인이 발급해 준 약속어음은 문방구에서 산 것인데 효력이 있을까요? 그리고 어음에 서명만 돼있는데 효력이 있을까요? 서명이 아니라 지장만 받아도 괜찮은지도 궁금합니다.
[A] 어음법 제13조, 제77조에 따르면, 어음의 발행뿐만 아니라 배서, 보증 등 모든 어음이나 수표의 행위는 기명날인 또는 서명에 의해 할 수 있습니다.
어음법 제13조를 보면 “①배서는 환어음이나 이에 결합한 보충지에 적고 배서인이 기명날인하거나 서명해야 한다. ②배서는 피배서인을 지명하지 않고 할 수 있으며 배서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만으로도 할 수 있다”고 돼있기 떄문에, 어음작성할 때 도장이 아닌 서명만 있더라도 어음의 효력은 발생합니다.
그러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아닌 무인만 날인한 것, 즉 지장을 찍은 것은 기명날인이나 서명을 한 것이 아니므로 어음의 행위로서 효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같은 취지로 대법원도 “무인 기타 지장(손도장)은 그 진부(진짜인지 가짜인지 여부)를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고, 특수한 기구와 특별한 기능에 의하지 않으면 식별할 수 없으므로 거래상의 유통을 목적으로 하는 어음에 있어서 기명날인에는 지장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며, 따라서 기명과 지장으로 한 어음행위는 형식을 갖추지 못한 무효의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방구에서 팔고 있는 약속어음 용지에 작성된 어음이 효력이 있는지와 관련해 어음법은 약속어음에 관해 당좌거래와 함께 발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이 점이 수표법과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약속어음 용지에 작성한 것이라도 효력이 발생합니다. 약속어음 용지 크기나 재질에 어떤 제한이 없으므로 어떤 크기에 작성해도 어음으로써 효력이 발생합니다. 다만 약속어음금 청구소송은 만기로부터 3년 내에 제기해야 된다는 점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매우 주의할 점은 간혹 어음에는 ‘〇〇주식회사’라고만 돼있고 그 밑에 〇〇주식회사의 명판이 날인돼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어음은 어음법상의 요건을 제대로 구비하지 않은 어음이므로 어음금 지급청구는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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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고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