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왕’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 정체

없어서 못 내나 있어도 안 내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가 4년 연속 개인 고액체납자 전국 1위에 올랐다. 오 전 대표는 2011년 저축은행 비리 사건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이다. 오 전 대표 외에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전두환씨, 1980년대 어음사기 사건을 벌인 장영자씨도 명단에 포함됐다. 
 

▲ 오문철 ⓒ네이버

지난 11월18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개한 ‘지방세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8720명의 체납자가 총 4243억6400만원의 지방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지난해 9067명의 체납자가 4764억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체납자 수와 체납액 모두 소폭 감소했다.

지방세

개인 중 가장 많은 지방세를 내지 않은 체납자는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였다. 오 전 대표의 체납액은 총 146억8700만원으로 4년 연속 1위의 불명예를 얻었다. 오 전 대표가 4년 연속 개인 고액체납자 전국 1위에 오르면서 그의 과거 행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전 대표는 2007년 11월 충분한 담보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적이 전혀 없는 한 회사에게 50억원을 대출해줘 보해 등에 재산상 손해를 가한 혐의를 받았다.

또 2009년 1월∼2010년 4월 사이 한 건설사 대표와 공모해 부하직원들을 속여 연대보증을 서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당시 직원들에게 215억원 상당의 연대채무를 지게 하고 해당 액수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았다.


오 전 대표는 2012년 12월 자금을 부실하게 관리해 보해 측에 손해를 가한 혐의 등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보해 측의 영업정지를 막고자 자신이 대주주인 회사 자금 100억여원을 빼돌렸다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저축은행에 투입된 자금은 아직도 회수가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보해저축은행에 8549억원의 자금을 지원했지만,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8월까지 1007억원밖에 회수하지 못했다.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회수율은 11.8%로 불법 영업과 관련한 저축은행 중 가장 낮다.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은 총 83억2500만원의 지방세를 체납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국세청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 전 부회장은 지방세 외에도 총 715억원의 국세를 체납해 현재 국세 체납자 상위 4위에 올라있다.

조 전 부회장은 2000년 한솔엠닷컴 주식 약 588만주를 KT에 양도하고 약 666억9000만원의 현금과 SK텔레콤 주식 약 42만주를 얻었다. 이후 양도소득세·증권거래세 75억원을 납부했으나 국세청은 조 전 부회장이 SK텔레콤 주식 가격을 낮춰 신고했다고 판단해 총 431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부과했지만 조 전 부회장은 이를 갚지 못했다.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2015년 재판에 넘겨진 엠손소프트의 강영찬 대표(체납액 57억5500만원·5위)와 신동일 전 동진전자주식회사 대표(42억3400만원·9위)는 올해 처음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 2007년 주가조작을 통해 34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박권 전 UC아이콜스 대표(46억8600만원)와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45억2100만원)이 각각 7위와 8위를 차지했다. 10위는 최현주 전 쉐일벤처투자회사 대표(41억7800만원)였다.


지방세 147억 체납… 4년째 1위
배임·횡령으로 교도소 수감 중

전두환씨는 9억7400만원을 체납해 5년 연속 명단에 올랐고 1980년대 2000억원대 어음사기로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사기범’으로 회자된 장영자씨도 9억2400만원을 체납해 명단에 포함됐다.

법인 체납은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식회사가 552억1400만원을 체납해 1위를 기록했다. 드림허브는 한때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 프로젝트로 불렸지만 2013년 좌초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에스건설(GS건설과 다른 법인·167억3500만원)과 삼화디엔씨(144억1600만원)는 최근 1년 동안 한 푼도 변제를 하지 않았다.
 

▲ 행안부 지방세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5위와 6위를 차지한 ㈜제이유개발과 제이유네트워크㈜의 체납액도 각각 113억2200만원, 109억4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체납액이 전혀 줄지 않았다. 이들 회사는 2조원대 다단계 판매 사기로 지난 10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 추징금 444억원을 선고받은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지방세는 지자체가 그 해 재정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걷는 세금이다.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은 주민들로부터 걷는 자체 수입인 지방세외수입 중에서 징벌적 성격을 갖는 과징금·이행강제금·부담금·변상금 등을 각각 뜻한다.

전체 체납자 중 지방세 체납자는 8720명, 지방행정제제·부과금 체납자는 948명이다.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은 총 5148억7100만원에 달한다. 지방세 4243억6400만원, 지방행정제제·부과금 905억700만원이다.

지방세만 떼어보면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 지역의 체납자가 2341명(26.8%)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체납액은 977억800만원으로 전체의 23.0%를 차지했다.

올해도 과징금, 이행강제금 등 지방세외수입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고액체납자 명단도 공개됐다. 지방세외수입금은 조세가 아니라는 이유로 체납을 강제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2016년 ‘지방세외수입금의 징수 등에 대한 법률’이 개정되며 명단 공개가 가능해졌다.

각 지자체는 지난 2월부터 사전안내를 진행하고 6개월 이상의 소명 기간을 부여했다.

이후 10월까지는 전국 지자체별로 심의를 거쳐 명단공개 대상자를 확정했다. 소명 기간에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하거나 불복청구 중인 경우 등은 공개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546명이 86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언제 받나?


박재민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공개를 통해 지방세와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성실 납부 문화를 조성하겠다”며 “자치단체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체납액을 징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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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