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부는 부를 낳는다. 재산은 부동산 재산 가액 변동, 비상장 주식 등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 여의도 영감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부동산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부동산 재테크의 귀재인 이들의 실상을 파헤쳐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재선의원인 박정 의원은 21대 국회 최고의 부동산 자산가다. 영어학원 ‘박정어학원’을 설립한 그는 마포에 336억원 규모의 빌딩, 경기 고양에 아파트 1채(10억), 파주에 단독주택 1채(3억8000만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1년 만에
36억원을?
국회 공보에 따르면 그는 2020년에 314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2016년에 237억원, 2017년에 229억원, 2018년에 265억원, 2019년에 28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4년만에 총 77억원이 증가했다. 박 의원 재산의 73%를 차지한 건 351억원 상당의 건물이다. 그 다음의 주요 자산은 63억원의 예금으로 전체 재산의 13%를 차지했다.
그의 재산은 1년 만에 약 26억원이 늘었다. 이 중 임대·증여 수입, 급여 수입 등의 발생으로 예금이 17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건물의 가액 변동으로 2억1000만원의 재산이 증가했다.
다음 부동산 부자는 무소속 3선 의원인 박덕흠 의원이다. 그는 288억8000만원의 부동산재산을 신고했다. 경기 가평 단독주택, 건물 9채와 토지 36필지 등을 고루고루 소유하고 있다.
국회 공보에 따르면 그는 2020년에 559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가 지난 2012년 국회에 입성한 후 신고한 재산 중 가장 큰 액수다. 그는 2016년에 539억원, 2017년에 507억원, 2018년에 515억원, 2019년에 523억원을 신고했다. 1년 만에 36억원의 재산이 늘어난 셈이다.
‘부가 부 낳는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건물 불패’ 가만히 있어도 ‘억소리’
박 의원은 ‘강남 3구’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이 아파트 2채의 가액은 2016년도에 비해 22억원가량 늘어난 상태다.
2020년 박 의원이 신고한 토지는 213억원으로 재산의 37%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예금은 187억원으로 재산의 32%, 건물가는 재산의 13.6%의 비중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에 비해 건물 가액 변동으로 5억원의 재산이 늘었다. 또 토지의 가액 변동으로 10억원의 재산이 늘었다. 돈이 돈을 벌고 있는 식이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 생활 전, 건설사 대표 등 기업인으로 활동하며 많은 부를 축적했다. 그는 최근 이해충돌 논란을 빚으면서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다. 그가 국회 국토교통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가족 명의의 건설사 5곳이 피감기관으로부터 공사 수주, 신기술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수천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131억원
시세 차익
초선인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 역시 재산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국회 공보에 따르면 그는 부산시의회 의원이었던 2016년 151억원, 2017년 152억원, 2018년 161억원을 신고했다. 21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그는 2020년 282억원을 신고했다. 4년 만에 131억원의 재산이 늘어난 셈이다.
그는 부산광역시 소재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총 30채를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백 의원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가액은 총 42억원에 달한다. 그가 소유한 오피스텔은 총 29채로, 부산시 금정구에 위치한 오피스텔 28채, 부산시 동래구에 위치한 오피스텔 1채 등이다.
이 외에도 백산금속 대표 출신인 백 의원은 22억원 상당의 백산금속 대지 2필지와 61억원에 달하는 공장 건물도 보유 중이다.
국회의원들이 부동산 재테크의 귀재라는 건 이전부터 자명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들의 아파트 자산은 최근 4년간 평균 11억원서 16억원으로 늘어났다.
‘억소리’
땅 재벌
지난 20대 국회의원 부동산 자산의 4년간(2016~2019년) 시세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기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23명이 아파트 혹은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2016년 부동산 자산은 시세를 기준으로 평균 11억원이었다.
그런데 2020년 1월 시세를 토대로 집계한 의원들의 부동산 자산은 평균 15억으로 늘었다. 연 평균 1억원씩, 4년에 4억원이 오른 셈이다.
특히 집값을 잡겠다고 선포한 정부여당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가 부각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재선 민주당 의원들은 집값이 평균 49%가량 오르며 5억원의 이득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경우 서울 반포 아파트 시세가 2016년 3월과 비교해 4년 만에 23억8350만원이 올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대전 아파트는 4월에 팔았고, 반포 아파트는 30년 전 기자 생활을 하면서 산 것으로 투기 목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변호사 출신인 양정숙 의원은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중앙선관위에 약 92억원 규모의 재산을 신고했다. 서울 대치동, 서초동, 잠실동 등에 아파트 3채, 송파동과 경기 부천시의 복합건물 2채 등 총 5채의 부동산 등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갑자기 늘어나고 딴 사람 명의로
투기 의혹’ 양정숙, 김홍걸 제명
하지만 양 의원의 재산이 최근 4년 동안 43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밝혀지자 크게 논란이 됐다. 이 중 대치동, 잠실동 아파트와 송파동 건물 매입 과정서 동생의 명의를 도용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후 양 의원의 해명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민주당은 지난 4월 말 그를 제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 역시 부동산 투기 및 재산 신고 고의 누락 의혹으로 제명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서울 강남구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또 같은 해 10월 서울 강동구 아파트를 분양받고, 그해 12월엔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강남권 주택 3채를 연달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중 10억원대의 강동구 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21대 총선서 고의로 재산신고를 누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강남구 아파트를 처분한다고 해놓고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알려져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상황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의 전신이었던 새누리당은 2014년 박근혜정부 당시 일명 ‘강남 재건축 특혜 3법’이라 불리는 부동산법을 통과시켰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조합원 3주택 허용 등을 골자로, 이 법안은 강남 집값을 높이는 큰 원인이 됐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그 결과 강남3구에 집을 보유하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십억의 시세차익을 얻어 부동산 부자가 됐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무려 23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고, 재건축 이후 새 아파트 2채까지 분양받을 예정이다. 윤영석 의원은 9억1000만원서 28억원으로, 이헌승 국토위 야당 간사는 10억원서 27억원으로, 윤재옥 의원은 8억3000만원서 15억원으로 시세차익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