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필자가 근무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이어가자.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는 두 가지 철칙이 있다. 하나는 월급은 반드시 제 날짜에 지급하고, 다른 하나는 정년퇴직, 즉 해고가 없다.
이에 대해 부연설명하자. 먼저 월급에 대해서다. 완제품을 출고시키면서 어느 정도 매출액을 파악할 수 있는 필자 입장서 살필 때 월급을 제 날짜에 지급하는 일이 신통하게 보일 정도다. 매출액에 비해 인건비 비율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사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제 날짜에 월급을 지급받지 않은 적이 없다. 회사서 직원들 월급을 제 날짜에 정상적으로 지급하기 위해 금융권서 대출을 받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다.
다음은 해고가 없다는 대목이다. 사실 해고가 없는 게 아니라 해고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 항상 일손이 딸리기 때문이다. 입사했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장기간 머물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다. 그런 이유로 상시로 직원을 구할 정도다.
외관상 살피면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보일 수 있다. 업무 수행량은 회갑을 넘긴 필자가 감당할 정도이고 월급날이 되면 어김없이 돈이 들어오는데, 그를 견디지 못하고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비전, 희망의 부재 때문이다. 4대 보험 보장되고, 통근버스 운행되고, 월급도 제 날짜에 지급받지만, 그 이외의 부분, 즉 미래에 대한 희망의 연결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른바 복지의 문제다.
회사 경영진도 이 부분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듯 보인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회사로서도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맡은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숙련된 사람의 퇴사는 업무의 연속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이제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고민은 잠시 접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간에 복지와 관련한 논쟁에 대해 살펴보자. 박 시장은 전 국민 고용보험을, 이 지사는 기본소득제를 주장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전 국민 고용보험제와 기본소득제 주장은 필자가 살필 때 정치꾼들의 지독한 꼼수 중 최악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에 게재했던 ‘김종인의 지긋지긋한 말장난’서도 언급했지만, 우리 현실로 살필 때 요원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두 사람의 주장은 근본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과, 또한 그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 그를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느냐의 문제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의 주장을 들어보자.
“가능한 범위서 증세나 복지대책 없이 조금씩 하다가 국민이 ‘이거 정말 좋네’라고 하면 증세해 가면서 조금 더 늘리면 되죠.”
결국 월급자들 잠시 우려먹다 말자는 이야기다. 왜냐, 자신이 힘들게 번 돈이 놀고먹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 수단으로 변질되는 상황을 감내할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으로 시간의 문제이지 결국 유야무야될 수밖에 없다.
이제 해법을 제시하자. 상기서 언급했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인해 직원들 복지 부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결국 이직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항상 인력난에 시달리는 상태에 처한다.
바로 이 대목이다. 무노동 무임금이 아닌 유노동 유임금 원칙에 입각해 공적자금을 중소기업의 복지 강화를 위해 사용한다면, 실직도 줄이고 중소기업 역시 강소기업으로 거듭나는 이중효과를 거둘 수 있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