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 최악의 시나리오 다섯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3.24 08:14:41
  • 호수 12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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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부모도 갑갑해 죽겠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학이 4월로 미뤄졌다. 학사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으며 2020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도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원격수업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2주일 더 연기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국 학교 신학기 개학일을 4월6일로 추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5주일…
3번째 연기

매년 전국 학교 개학일 날짜는 3월2일이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지속되면서 총 5주일 미뤄지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개학 1주일 연기를 처음 발표했다가 이달 12일에 다시 2주일을 더 미루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3차 개학 연기(3차 휴업 명령)다. 잇달아 연기하는 바람에 “4차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개학 연기로 인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학사일정, 학원 및 급식업계까지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교육부는 개학을 한 차례 더 미루는 이유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등 전문가들이 밀집도가 높은 학교서 감염이 발생될 경우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안전한 개학을 위해서는 현 시점으로부터 최소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감염 우려로 인한 긴급 조치로 3·4월 모의고사(학력평가)가 미뤄지고 여름방학마저 사라지는 등 학사일정의 대대적인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대학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과 고3 수험생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4월6일 개학마저 또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있어 교육계는 혼란에 휩싸였다.

통상 수시전형에 반영되는 내신 성적은 3학년 1학기까지다. 수시파들이 1학기까지 학교 시험공부에 전념하고 여름방학 시작과 동시에 2020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기출 문제를 풀면서 ‘정시’ 모드로 전환하는 이유다.

4월에는 학교 갈수 있을까
추이 보고 일정 변경 가능성

하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뒤틀렸다. 이미 4월 초로 연기된 3월 학력평가는 개학이 미뤄지면서 4월 중순 이후로 밀릴 상황이다. 교육부가 의무 수업일수(190일)를 줄인다고 하지만, 학사일정이 최소 한 달 이상 밀렸기 때문에, 학생들은 사실상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학교에 나가야 한다. 예년 같으면 정시 준비에 집중할 시기에 학교 수업과 수능 준비를 병행하게 돼 올해 수능이 재수생에게 유리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입시업체 진학사가 지난 6∼10일 고등학교 3학년 회원 233명을 대상으로 벌인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능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이는 37.8%(88명), 연기해야 한다는 이는 36.1%(84명)로 박빙이었다.
 

▲ 개학 연기 발표하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예정대로 다음달 6일 개학할 경우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는데, 교육부는 수시 일정을 1∼2주 연기하는 내용을 우선 검토 중이다. 수시를 1∼2주 연기하되 정시 일정을 그대로 두거나 수시를 1∼2주 연기하고 정시도 연기하는 방안 등이다. 

수시와 정시 일정 모두 그대로 진행하는 방안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개학이 5주 밀리면서 여름방학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수시 일정이 촉박해져 학생부 마감일을 미룰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져 개학일을 다시 다음달 13일이나 20일로 미루는 경우 2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둘 다 정시를 1주일 연기하는 방안이고, 수시는 1주일이나 2주일 연기하는 것이다.

수능은?
학원은?

4월6일에 개학 시 수시 일정을 최소 한 주씩 미루는 방안이 지금으로선 유력하다. 이 경우라면 수능 연기도 불가피하다. 오는 11월19일로 예정된 올해 수능은 이미 작년 수능일(11월14일)보다 5일이 늦다. 만약 수능을 2주일 늦추면 ‘12월(3일) 수능’을 치르는데 이 경우 눈·추위 등 기상 상황에 따른 돌발 변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시험지 배부부터 수험생 수송, 대규모 지각 사태까지 시험 운영상 여러 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교육부는 12월 수능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예체능 계열 수험생들의 걱정은 더 크다. 미대와 체대 등은 수능이 끝난 후 실시가 진행되는데, 수능이 연기되면 예체능계 수험생들은 실기를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앞서 수능이 연기된 적은 세 차례 있었다. 부산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2005년과 서울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렸던 2010년, 포항 지진이 발생했던 2017년에 각각 수능이 연기됐다. 2005년과 2010년에는 각각 3월, 2월에 미리 연기 발표가 이뤄졌으나 2017년에는 수능 전날에 연기가 발표됐다. 

이런 상황서 온라인 강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개학이 연기됐다고 학습마저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가서도 온라인 강의를 고려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는 2020학년도 1학기를 전면 온라인 강의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8일 성균관대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해 여러 가능성으로 인한 문제들을 검토하고 있고 그중에는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 계획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해당 안을 포함해 교수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온라인 강의?

세종대·숭실대 등 일부 대학도 온라인 강의 연장을 고민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19일쯤 온라인 강의를 더 연장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국민대 본부 관계자 역시 “4주간 잡아둔 온라인 강의를 운영하면서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나 성공회대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지난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 대학원 수업은 유튜브 방송과 같은 진기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교수가 초대한 화상 채팅방에 들어온 학생들이 실명 아닌 닉네임(별명)을 쓰기도 해 교수가 학생들을 ‘○○님’ 등 닉네임으로 부르기도 했다. 개인 사정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할 뻔한 학생들은 혜택을 받았다. 몇몇 학생들은 가족 행사서 휴대폰으로 수업에 참여하거나 병원 등 외부 장소서 수업에 참가하기도 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처럼 전례 없는 강의 환경이 익숙치 않은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 온갖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한 대학 강의에선 교수가 마이크를 켜지 않고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이 노트에 ‘안 들려요’라고 써서 들어 보이기도 했다. 모니터 화면을 거울 모드로 설정해 칠판 글씨가 뒤집어져 보이는 일도 벌어졌다. 교수가 화상 채팅방에 비수강생 참여를 막는 기능을 설정할 줄 몰라 생긴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대학생 A씨는 “화상으로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갑자기 비수강생이 접속해 ‘메시가 (축구를)잘해요, 호날두가 잘해요’ 등 수업 흐름과 전혀 맞지 않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로 각자 집에서 수업에 참여하다 보니 교수나 학생 가족이 온라인 강의에 등장하기도 했다.

대학들도 온라인 수업 
“이참에 9월 신학기제”

일각에선 개학 연기가 또 이뤄진다면 ‘9월 신학기제’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9월 신학기제는 초·중·고교부터 대학까지 9월부터 학년과 학기를 시작하는 제도로, 현재 미국, 유럽, 중국 등 대다수 국가가 시행하고 있다. OECD 국가 중에서는 한국, 일본, 호주만이 3∼4월 학기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재 9월 학기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될 가능성이 높은 9월이 아이들에게 더 안전하다고 분석한다. 또 9월 학기제는 추가 개학 연기로 혼란스러워진 교육 과정을 바로잡는 데에도 유리하다는 의견이 있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서 “이참에 한 번 9월 학기 신학기제로 변경하는 것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상황은 그냥 코로나19 사태서 만약 개학이 계속 늦어져 5월, 6월까지 간다면 전 학년 모두 6개월의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이 되니 이참에 바로 9월 신학기제로 가는 게 낫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잇따른 개학 연기로 학교 급식업체 업무가 없게 되자, 관련업계도 울상이다. 경남 창원의 한 급식 유통업체는 이달 들어 매출이 전혀 없다. 학교 급식만 취급해 개학 연기 여파를 그대로 맞고 있는 것. B업체는 처음 개학이 연기됐을 때 직원들에게 휴직을 권고하기도 했다.

납품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지역 한 납품업체는 개학을 대비해 준비했던 급식 일부를 폐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유통기한이 다음달 초라서 급식판에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업체 역시 거듭되는 개학연기 여파로 직원들에게 휴직 권고를 검토 중이다.

‘올스톱’
관련업계 울상

강원지역 급식재료 납품 농가서도 한숨이 터져나오기는 마찬가지 상황이다. 식자재로 사용될 농산물이 저온저장창고에 쌓여 상품성을 잃어가는 데다 유지비까지 들어가 손해가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저장고 천장까지 쌓인 감자를 보면서 이마의 주름이 더 깊어졌다. 지난해 이 지역 감자 농가는 13만8000t을 생산했다. 평년보다 20% 많다. 해당 지역 저장 감자는 대부분 식자재로 사용되는데 개학이 미뤄지면서 학교 납품이 멈췄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어린이집도 휴원 연장?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코로나19 감염을 최대한 방지하고 영유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22일까지로 예고됐던 전국 어린이집 휴원 기간을 4월5일까지 2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어린이집은 영유아가 밀집해 생활하는 공간으로, 그 안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할 경우 쉽게 전파될 가능성이 크고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 차원서 개원을 추가로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전국 어린이집은 지난달 27일부터 휴원에 들어갔다. 당초 이달 8일까지 휴원하기로 했다가 2주 연장했고, 이날 다시 한 번 2주 연장을 결정했다.

복지부는 휴원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당번교사를 배치해 긴급보육을 시행한다.

긴급보육을 사용하는 사유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종일보육(오전 7시30분∼오후 7시30분)을 실시하고 급·간식도 평상시처럼 제공한다. 복지부는 긴급보육을 시행하지 않는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어린이집 이용불편·부정신고센터등을 통해 신고받는다.

어린이집은 보육실 교재·교구, 체온계, 의자 등을 아동 하원 후 매일 소독해야 하고, 현관·화장실 등의 출입문 손잡이, 계단 난간, 화장실 스위치 등을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또 창문과 출입문을 수시로 개방해 주기적으로 환기해야 한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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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