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안풍 트라우마' 막전막후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08.03 17: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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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그랬나 쏙 들어간 '박근혜 대세론'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박근혜 대세론'이 잠잠해졌다. 갑자기 몰아친 '안풍'에 눌려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쏙 들어갔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인 박 캠프는 비상이 걸렸다. 안절부절 못하면서 대책과 묘안을 짜내느라 분주하다. 비장의 카드가 있을까. 그렇다면 뭘까.

겉으론 '여유만만' 속으론 '안절부절' 실제론 '사면초가'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후보의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권 잠룡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안 원장은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데 이어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줄곧 40%대 유지하다
갑자기 20%대로 추락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안 원장이 박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라잡거나 이미 역전해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양상이다. 대체적으로 안 원장은 상승세인 반면 박 후보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조사에선 총선 이후 줄곧 40%대를 유지하던 박 후보가 안 원장의 등판 직후 20%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박 후보 측은 겉으론 대수롭지 않다는 투다. '박근혜 경선캠프'의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안 원장은) 파도와 같다. 파도는 계속 치겠지만 우리는 앞으로 나갈 것인 만큼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종인 공동 선대위원장도 "TV 출연해 봐야 별 영향이 있겠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시간이 가면 지지율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친박계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현 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에 안철수라는 새로운 인물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대선후보 지지율과는 다르다"며 "대선 출마나 정치적 노선을 걸으면 반작용으로 지지율이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의 속사정은 다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박 후보가 안 원장에게 추월당하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책을 짜내느라 분주하다.

우선 예전과 달리 노골적으로 안 원장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박 후보 측은 안 원장이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선언을 하거나 야권 후보로 정해질 때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전략이었다. 박 후보는 캠프 출범 전후 "절대로 네거티브는 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불어 닥친 '안풍'이 심상치 않자 이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안철수 때리기'를 본격화한 것이다.

책 내고 방송 출연한 안철수 지지율 급상승
'비상' 박 캠프 대책 마련 분주…견제 본격화

그 선봉엔 새누리당이 섰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안 원장은 국정운영 능력이나 자질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베일 속 신비주의로 인기관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안 원장이)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가겠다고 직접 토론하거나 정책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며 "지금 책 한 권, 예능 프로 하나를 갖고 마치 이 사람이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볼 국민들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원장을 겨눈 박 캠프 쪽의 칼날은 더욱 예리하다. 캠프 인사들은 안 원장의 행보를 비꼬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타깃은 책과 방송이다.

캠프 정치발전위원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안 원장의 신간에 대해 "정치인 안철수의 비전이라기보다는 평론가 입장과 비슷하다"고 혹평했다. 최경환 총괄본부장은 안 원장의 방송 출연과 관련해 "TV 프로그램 하나 나온다고 대통령이 될 거 같냐"며 "나라의 운명을 TV 프로그램에 맡겨선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캠프 내에선 '안 원장과 지지율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맞물려 '안 원장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순 없다'는 강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때려도 꿈쩍하지 않기 때문에 훨씬 강도가 높은 '공격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

실제 박 후보 측은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을 서두르고 있다. 이를 위해 캠프 외곽에 '안철수 검증팀'을 극비리에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인 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훨씬 강도 높은 
공격 카드 준비"

이 관계자는 "안 원장은 대선출마선언과 동시에 지금까지 한 번도 접하지 못한 검증대에 필수적으로 올라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지지율이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는데, 파상공세가 시작되면 아마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안 원장 지지율 상승의 근원인 책과 방송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측은 안 원장의 '바른 이미지'에 흠집을 낼 수 있는 과거 발언과 다른 거짓말에 중점을 두고 꼬투리 잡을 태세다. 벌써부터 일부 보수 언론들은 박 캠프 발로 안 원장의 거짓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캠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안 원장의 행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고 안 원장이 대선에 뛰어들면 직접 공격이 시작될 텐데 그 강도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 후보 측은 민주통합당을 자극해 간접적으로 안 원장을 밀어내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한마디로 손 안대고 코 풀겠다는 심산이다.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경우 역풍이 불어 오히려 안 원장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이 대선경선을 한다고 하는데, 사실상 안 원장의 무임승차 준비행사"라며 "정당이 저렇게 모욕당하는 것도 처음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손학규 후보 같은 사람은 '우리는 뭐냐'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손 후보나 김두관 후보가 모욕을 당하면서 탈락하면 그 지지자들이 우리한테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곽 검증팀' 극비리 가동해 정보 수집
'손 안대고 코 풀' 민주당 자극 전략도

심 최고위원도 "(안 원장이) 부전승으로 링에 오르겠다는 국민을 우롱하는 대선 전략"이라며 "출마할거면 공식적으로 출마해서 검증 받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여권 한 당직자는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안 원장을 무턱대고 검증할 수 없지 않냐"며 "그전까지 견제만 하면서 민주당과 안 원장이 싸우도록 유도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캠프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캠프 안팎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은 당장 어쩔 수 없더라도 박 후보의 정체 내지 하락을 못 막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지부진한 박 후보의 지지율은 단순히 안 원장이 원인이 아닌 기존의 지지층이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의 5·16 발언과 불통 이미지,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캠프의 전략 부재 등이 지지율을 깎아먹은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박 후보가 현 정권 문제에 침묵하면서 불거진 MB정부와의 모호한 관계가 부동층의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파악된다.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은 당사자인 박 후보의 대응이다. '안철수 때리기'에 직접 나설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지난 3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그분(안 원장)이 어떤 (정치적) 태도를 갖든 제가 평가할 일은 아니죠"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도 "사실 잘 모르겠다. 뭐를 생각하고 계신지"라고 언급했다. 안 원장이 책을 출간한 다음 날인 지난 20일엔 "출마를 정식으로 했냐"며 "출마할 생각이 있으면 국민에게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안 원장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였다.

박 후보와 안 원장이 지지율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박 후보는 지난해 안 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지지율이 급등하자 다소 민감하게 반응했었다. 박 후보는 당시 기자들이 안 원장에 대해 묻자 "병 걸리셨어요? 여기서는 정치 얘기 그만하라"고 잘라 말했다.

박, 언제 나서나
비장의 카드는?

이는 박 후보가 '박근혜 대세론'이 위협 당하자 예민해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증이었다. 정치권에선 철두철미한 박 후보답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 상황도 비슷하다. '박근혜 대세론'이 잠잠해졌다. 갑자기 몰아친 '안풍'에 눌려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쏙 들어갔다. 박 후보의 묘안은 뭘까. 그 비장의 카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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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