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바디프랜드 로열패밀리 딜레마

오너리스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유가증권시장 진입의 꿈을 접어야 했던 바디프랜드 경영진이 향후 어떤 선택지를 내놓을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기존 오너 일가를 향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하반기 상장을 노릴 것이란 희망 섞인 기대와 최대주주가 상장 계획을 접고 손 털 시기만 저울질 할 거란 암울한 목소리가 공존한다.
 

▲ 바디프랜드 사옥

바디프랜드 상장 계획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계획이 표면화됐을 때만 해도 무난한 상장이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악재가 연이어 터진 끝에 상장은 무산됐고 경영진의 투명성 및 도덕성 결여 여부가 상장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팽배했다. 

요원한 상장

바디프랜드는 상장 추진 과정서 근로기준법 위반과 탈세 의혹 등이 불거졌다. 예비심사가 진행되는 상황서 박상현 대표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형사입건되고, 세무조사 유예기간임에도 세무조사를 받는 악재가 계속됐다. 회사의 미국 상표권을 오너 일가인 강웅철 본부장이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강 본부장은 지금까지 바디프랜드 실세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인물이다. 강 본부장은 2004년에는 현주컴퓨터를 인수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현주컴퓨터는 이듬해 부도를 내면서 코스닥 시장서 퇴출됐다. 

주목할 점은 2007년 바디프랜드를 설립한 이동환 부사장과 강 본부장의 관계다. 이 부사장은 삼보정보통신 시절부터 현주컴퓨터 인수 후까지 강 본부장과 함께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현 현 대표 역시 당시 현주컴퓨터 재무 책임자로 있었다. 즉 현주컴퓨터부터 이어진 강 본부장과 이 부사장, 박 대표 사이의 오랜 연결고리가 바디프랜드까지 이어진 셈이다.


바디프랜드 기존 오너 일가에 대한 의문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부은 재무적 투자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궁금증도 더해갔다. 일단 두 가지 선택지를 예상할 수 있다. 전열을 정비해 또 한 번 상장을 노리거나 보유 주식 처분에 나설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비에프에이치홀딩스'는 지난 2015년 조경희 회장을 비롯한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바디프랜드 주식을 넘겨받으며 최대주주로 등극했고, 지분율 90.87%는 2017년까지 이어졌다. 이듬해 이 같은 흐름에 변동이 가해졌다. 비에프에이치홀딩스 지분율이 65.84%로 격감한 것이다.

지분율 변동은 비에프에이치홀딩스의 특징을 통해 이해 가능한 대목이다. 비에프에이치홀딩스는 'VIG파트너스-네오플럭스 컨소시엄'과 기존 바디프랜드 오너 일가의 출자를 통해 만들어진 특수목적회사(SPC)다. 설립 당시 VIG파트너스가 35%, 네오플럭스가 25%, 기존 오너 일가가 40%를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비에프에이치홀딩스 지분 구조는 VIG파트너스와 네오플럭스가 기존 오너 일가 지분을 온전히 흡수하는 형식으로 변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존 오너 일가는 비에프에이치홀딩스 주식을 내놓은 대신 비에프에이치홀딩스가 직접 보유했던 바디프랜드 지분 약 25%를 취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상장이 이뤄지면 기존 오너 일가는 비에프에이치홀딩스 주식을 다시 사들여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고 VIG파트너스-네오플럭스 컨소시엄은 매각에 따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계산은 상장이 무산되면서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물론 상장 계획이 다시 추진될 경우 기존 오너 일가와 VIG파트너스-네오플럭스 컨소시엄의 파트너십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상장? 매각?’ 팔기도 버티기도 애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합집산 난제


일단 K-OTC(비상장공개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호재임에 분명하다. 최근 금융권에선 금융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따라 주식분산이 이뤄진 공모기업들이 K-OTC에 대거 입성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측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 가운데 K-OTC 입성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70여곳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역시 가능성 높은 곳으로 지목된다. 이 경우 바디프랜드 주식가격이 장외 주식시장서 추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2300억대 자금을 투입했었던 재무적 투자자가 현 시점서 주식 매각에 나설 경우 이득이 크지 않다는 점도 상장 재추진 예상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2만원대를 호가하던 바디프랜드 장외 주식가격은 최근 1만원대를 형성 중이다.   
 

▲ 박상현 바디프랜드 사장

IB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가 IPO 문턱을 넘기 위해선 대대적인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꾸준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상장 계획 장기화에 투자자 이탈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장외가격이 1만원대 미만서 고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VIG파트너스-네오플럭스 컨소시엄이 바디프랜드 주식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 심상치 않다. 

최근 VIG파트너스는 투자를 진행했던 기존 회사들로부터 연이어 자금 회수에 나선 상황이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11년 3760억원으로 조성된 블라인드펀드(2호 펀드)로 총 7개 기업(버거킹, 삼양옵틱스, 써머스플랫폼, 엠코르셋, 하이파킹, 바디프랜드, 윈체)에 투자를 단행했고 5개 회사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했다. 특히 지난해 매각한 삼양옵틱스와 하이파킹은 큰 이익을 남겼다.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5월 삼양옵틱스의 경영권 지분(59.5%)을 LK파트너스에 102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 삼양옵틱스 지분 100%를 680억원에 인수한 뒤 코스닥 상장을 통해 668억원을 회수한 것을 포함하면 투자 원금의 3.5배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9월30일 셋톱박스업체 휴맥스는 국내 주차장 운영 1위 업체인 하이파킹을 인수했다. 당시 VIG파트너스는 보유 중인 하이파킹 지분 100%를 휴맥스에 넘겼고 총 거래대금은 1700억원 수준이었다. VIG파트너스는 2016년 하이이노서비스로부터 하이파킹을 총액 500억원대 규모에 인수한 바 있다. 인수한 지 3년 만에 투자금액의 3배 넘는 금액에 되팔게 된 셈이다.

윈체에 대한 투자금 회수도 가시화된 분위기다. 지난달 26일 사모펀드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삼아 윈체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연내 회수를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수 나서나

VIG파트너스는 2016년 더블유아이엔투자목적회사를 통해 윈체 지분 100%를 인수했다. 총 1800억원 규모로 지분투자와 차입금을 절반씩 활용했다. VIG파트너스는 2호 블라인드펀드 자금 500억원을 출자해 더블유아이엔투자목적회사 지분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은 기존 오너 등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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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