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뎅기열' 예방법

해외여행, 모기 조심하세요!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회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해외 유입 감염병 중 가장 흔한 ‘뎅기열’의 예방을 위한 행동지침 등 건강정보를 공유했다.
 

최근 인천 영종도 을왕산에서 채집된 반점날개집모기에서 뎅기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가 있었다. 검출된 뎅기바이러스는 태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99% 정도 유전자가 일치했다. 

토착화?

아직 뎅기열이 토착화되지 않은 국내에서 뎅기바이러스 유전자를 가진 모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뎅기열을 매개하지 않는 반점날개집모기에서 검출된 것도 매우 특이한 일이다. 발견된 모기의 경로를 역학적으로 추정한다면, 태국에서 뎅기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던 반점날개집모기가 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영종도에서 발견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이 모기가 비행기 내부나 영종도 인근에서 뎅기열 환자를 물면서 바이러스를 가지게 됐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더 나아가 이 모기가 뎅기열 바이러스를 보유한 상태에서 국내에서 또 다른 사람을 물었다면, 해외 유입이 아닌 자국 내에서 환자가 발생하게 된다. 즉 뎅기열의 국내 유행 및 토착화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의미다. 이미 일본은 이러한 방식으로 과거 뎅기열이 여러 번 유행했다. 

신상엽 KMI 학술위원장에 따르면, 아무 모기에 물린다고 뎅기열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뎅기열의 주요 매개 모기는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다. 


주요 매개 모기는 이집트숲모기·흰줄숲모기 
주로 동남아 지역서 유입…매년 200여건 내외

이집트숲모기는 추위에 약해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흰줄숲모기는 국내에서도 발견되지만 국내 모기 표본감시 결과에 의하면 국내에서 발견되는 전체 모기의 0.01%에 불과할 정도로 개체 수가 적다. 이번에 뎅기열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된 반점날개집모기의 경우 뎅기열을 매개할 수 있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또한 국내에서 발견되는 전체 모기의 0.04%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에서는 드문 모기다. 즉 뎅기열 매개 모기 분포상으로 판단했을 때 현재 국내에서 동남아와 같이 토착화된 뎅기열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실제 국내에서 뎅기열은 자국 내 유행이 없었고, 매년 보고되는 200여건의 사례도 주로 동남아 지역에서 유입된 것이다. 뎅기열은 모기에 물린 후 4~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근육통, 발진, 후안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무증상인 경우가 75% 정도로 더 많다. 이로 인해 현재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되고 있는 숫자보다 몇 배 많은 여행객이 뎅기열에 걸린 채 입국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 뎅기열을 매개하는 모기는 별로 없지만, 뎅기열에 걸려 들어온 환자가 늘어나게 되면 결국 일본처럼 국내에서도 뎅기열이 유행할 수밖에 없다. 즉 해외여행 시 뎅기열에 걸리지 않는 것은 자신을 보호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뎅기열 유행 및 토착화를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뎅기열은 아직 상용화된 예방백신, 예방약,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뎅기열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뎅기열을 매개하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뎅기열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 여러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모기기피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모기기피제 중에서 DEET(디에틸톨루아미드) 또는 이카리딘(피카리딘)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모기기피제는 제형에 따라 바르는 크림타입과 뿌리는 스프레이타입으로 나뉜다. 크림타입은 일반적으로 함유된 성분 농도가 높아 최대 8시간 정도까지 효과가 유지되고, 스프레이타입은 함유된 성분 농도가 낮아 최대 4시간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함유 성분과 제형에 따라 지속시간 및 사용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사용해야 한다. 


물린 후 4~7일 잠복기
발열, 두통, 근육통…

모기기피제를 사용할 때는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린 경우 제품설명서에 제시된 효과 지속시간보다 더 자주 모기기피제를 발라줘야 한다. 또한 선크림과 모기기피제를 둘 다 발라야 하는 경우 선크림을 먼저 바르고, 나중에 모기기피제를 발라야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모기기피제와 함께 모기장을 사용하면 예방효과가 더욱 커진다. 일반 모기장보다는 해충의 방충, 살충효과를 지닌 퍼메트린 성분이 외부에 도포되어 있는 모기장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 학술위원장은 “모기의 평균수명은 1개월 남짓이고 생존하는 동안 행동반경은 1km 정도이다. 모기는 애초에 날개가 2개뿐이라 오래, 멀리 날 수가 없다”면서 “때문에 뎅기열과 같은 모기매개질환을 일으키는 모기가 바이러스를 품고 자력으로 국경이나 바다를 넘어 국내로 들어와 질병을 일으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피제는?

단 “해외에서 뎅기열에 걸린 사람이 입국해 국내 모기에 물리거나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비행기나 배를 타고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올 수는 있다. 이 경우 일본과 같이 국내에도 뎅기열이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비행기나 배를 타고 유입될 수 있는 모기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며, 해외여행자 본인이 모기기피제와 모기장을 적절하게 사용해 뎅기열에 걸려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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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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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