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사건>20대 여성 응급실 살인 내막

"헤어지자고?" 아이 보는 앞에서 난도질…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사회풍토가 각박해진 탓일까. 우리는 매일 충격적인 사건사고를 뉴스로 접하게 된다. 얼마 전 20대의 한 여성이 자신의 남편을 칼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5살짜리 딸이 옆에서 말리는 데도 멈추지 않고 범행을 계속했다는 점이다. 전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 준 응급실 살인사건. 그녀가 자신의 남편을 상대로 그토록 무자비한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파헤쳤다.

지난 8일 경기 일산경찰서는 사실상 혼인관계였던 남성을 수차례 칼로 찔러 사망케 한 20대 여성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여성은 29살 안모씨로 7일 오후 11시 반쯤 급히 응급실을 찾은 41살 두모씨 뒤를 끝까지 쫓아가 숨지게 만들었다.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안씨가 응급실까지 따라가 흉기로 남편을 찔러 살해한 사실에도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어린 딸이 말리는데도 무시하고 살인을 저질렀던 그녀의 잔인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건 당시 근처에 있었던 한 시민은 "시끄러운 소리가 계속 났다. 술 먹고 싸우는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갑자기 여자가 악 쓰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호적문제가 발단?

당시 두 사람이 다투는 현장에는 안씨와 두씨, 그리고 딸과 안씨의 남동생까지 같이 있었다. 급기야 부부의 다툼이 심해지면서 안씨는 남편에게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안씨의 남동생은 '아이가 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에 잠시 아이를 데리고 떨어져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두씨가 피를 흘리며 황급히 응급실에 뛰어 들어갔다. 안씨가 휘두른 칼에 목이 베인 것이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남자가 목을 감싸고 들어와서 의료진이 바로 응급조치 했다. 그러다 15분 가량 흘렀을 때 한 여성이 '남자의 보호자'라며 응급실에 들어왔다"고 당시 현장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때 그녀는 5살짜리 딸과 동행했고 그녀가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해당 관계자는 "칼을 들고 들어오면 당연히 우리 직원들이 입구에서부터 막는다. 아무도 못봤다. 자신이 보호자라며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데 어느 누가 살해할 것이라고 의심이나 했겠느냐"라며 허탈한 소견을 전했다.

이때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보호자라고 들어온 여성이 응급처치 중이던 남자를 향해 다짜고짜 흉기를 휘둘렀고 수차례 칼에 찔린 남자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그것도 어린 딸이 엄마에게 "하지 말라"며 말리는 상황에서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응급실 내 의료진과 환자들 모두 손쓸 겨를도 없었고 살 수 있었던 남자는 그렇게 허무하게 죽음을 맞았다.

안씨의 남동생은 경찰조사에서 응급실에 가기 전 일어났던 상황에 대해 성실히 답변했다. 안씨가 두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상황을 목격한 후 그는 "누나에게 '칼을 왜 가져왔냐? 왜 이랬냐?'며 다그쳤다" 곧바로 칼을 뺏었고 상황은 잠시 종료되는 듯했다. 안씨가 “내놔. 넌 상관하지 마”라고 화를 내자 동생이 다시 칼을 돌려줬고, 동생의 설득 끝에 편의점 앞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흥분을 조금씩 가라앉혔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감정은 컨트롤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왜 안씨는 당시 자신의 어린 딸에게 끔찍한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일까. 사건의 내막은 이러했다. 6년 전부터 만나왔던 안씨와 두씨는 사실혼관계로 둘 사이에 딸까지 낳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갑자기 두씨에게서 이별통보를 받게 된 안씨는 충격을 받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과 여러 가지 의혹이 난무했다.

단순히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때문에 6년 동안 사실상 남편이라고 여겨왔던 사람을 응급실까지 쫓아가서 죽일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또 다른 이유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라고 의문점을 갖는 것은 비단 유족뿐만이 아니다.

응급실로 뛰어가는 남편 끝까지 쫓아가
매달 주던 양육비 끊어서 우발적 범행

피해자 두씨의 유족은 "둘은 부부가 아니다. 죽은 것도 억울한데 사실로 밝혀진 것도 아니면서 동거녀다, 사실혼이다, 친딸이다 마구잡이로 몰아가는 것은 불쾌하다. 그 딸아이가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며 안씨와의 사이에서 딸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애초에 두씨가 고의적으로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을 확률이 높은 것이다.


반면 경찰 측이 조사한 결과는 전혀 달랐다. 일산경찰서 형사과 백승언 과장은 "현재 피의자 안씨의 친동생의 진술에 의하면 5살 여아는 둘 사이에서 태어난 친딸이 맞다. 게다가 딸의 성도 사망한 피해자 두씨의 성을 딴 이름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딸의 호적은 아직도 안씨의 아버지, 즉 안씨의 딸 외할아버지 호적 아래 있는 상황이다. 이어 그는 "안씨와 두씨의 갈등은 꽤 오래됐을 것이다. 그녀는 딸의 호적을 남편 아래로 이전시키려고 두씨에게 수차례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두 사람 간의 끝없는 마찰이 지속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생활비라고는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50만원이 전부였던 기초수급대상자인 그녀에게 매달 양육비를 보태줬던 두씨가 아무런 통보 없이 양육비까지 끊으면서 둘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다.

빗나간 모정

그녀의 동생 측에 따르면 "두씨가 누나에게 왔다 갔다 하면서 생활비도 조금씩 보태주고 양육비도 대주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게 좀 줄었던지 갑자기 지원이 끊겼던지 그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게 됐다. 안씨는 아직도 입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안씨는 단지 "내가 왜 그때 그런 일을 벌였는지 잘 모르겠다. 이별통보를 받아 홧김에 살해했다"고 짧게 답변한 후 별다른 말도 변명도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큰 충격에 빠진 두씨의 유족은 두 사람의 딸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국 아이는 안씨의 가족에게 인계됐다. 

자식에게 정상적인 가정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던 빗나간 모정이 이런 끔찍한 사건을 불러일으켰다.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게 된 그 아이가 하루속히 당시 충격에서 벗어나 행복한 가정 안에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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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