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3>‘엑스포 호재’들뜬 여수 분위기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6.04 10: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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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도시로 부활 ‘돈 자랑 마쇼잉∼’

이제 진짜 여수 가서 돈 자랑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2 여수 엑스포’가 개최되면서 전남 여수 부동산 분양시장에도 본격적인 훈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관람객을 비롯한 외부 수요가 대거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일대 여수 아파트 분양시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세계박람회 개최로 교통망 등 기반시설 확충
지역 부동산 시장 훈풍…땅·집값 고공 행진

여수 지역은 엑스포 행사 자체가 큰 호재일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교통망, 편의시설 확충 등 기반시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가 임시 개통됐고 KTX 전라선(익산∼여수) 고속화 작업도 완료되는 등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돼 눈길을 끈다.

전국 최고 상승률
분양시장도 활기

 
실제 여수시 여서동의 현대아파트(전용면적 74㎡)의 가격은 1억2000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올초 2억원에 거래되던 웅천동 웅천지웰 아파트1차(84㎡)도 최근 2억2000만원에 팔렸다. 작년 6월 분양한 웅천지웰2차는 614가구 모집에 1385명이 몰려 최고 24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집값과 땅값도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여수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1%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6.9%)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가 역시 고공 행진이다.

지난해 전남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2.21%)을 보였던 여수시 땅값은 지난 3월 한달간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0.32%)을 기록했다.


여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여수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교통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이 대거 확충되고 각종 관광시설이 개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수에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용산∼여수 KTX가 운행에 들어간데 이어 지난달 순천∼완주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까지 3시간대에 닿게 됐다.

최근 3년간 신규 주택 공급이 사실상 끊겼던 것은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어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기존 아파트 매물도 많지 않아 입지와 주거환경이 좋으면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위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수시 인구는 늘고 있지만 아파트 공급은 2008년 이후 뚝 끊겨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다만 단기간에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것은 아닌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수엑스포 인근에 펜션을 지을 수 있는 돌산읍 도로변 땅값은 3.3㎡당 45만원인데 3년 전보다 15만원이나 올랐다. 엑스포를 핑계 삼아 서울에서 땅 좀 보겠다고 내려온다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다. 여수엑스포 호재 외에도 최근 5년여간 지속된 통일교재단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인근 토지 매입으로 여수 부동산시장은 그야말로 ‘고공 점프’ 중이다.

교통 여건 개선도 여수 지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엑스포를 앞두고 지난해 10월 KTX역이 생기고 최근에는 여수∼순천 자동차전용도로까지 뚫려 이래저래 수도권과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 2007년 엑스포 유치 확정 이후 전반적으로 땅값이 40% 올랐고 아쿠아리움 등 엑스포 폐막 이후에도 계속 운영되는 시설이 많아 숙박용 토지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웅천지구에는 280만㎡ 땅에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웅천지웰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3차 단지(672가구) 견본주택에는 지난 5∼6일 1만5000여 명이나 다녀갔다.

지난해 6월 분양했던 웅천지웰2차는 당시 뜨거운 청약 열기 속에 전 주택형을 순위 내 마감했다. 평균 분양가가 3.3㎡당 620만원으로 2008년 분양한 웅천지웰1차보다 50만원 비쌌지만 614가구 공급에 모두 1385명이 청약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용 112㎡ 가구에는 최고 24대 1의 청약률(3순위)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때 시공사 부도로 사업이 중단됐던 여수 스타힐스 등 인근 지역 재건축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다음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여수 분양 단지들이다.

▲웅천지웰3차 = (주)신영이 전남 여수 웅천택지지구에 최근 공급한 총 672가구 규모의 여수 웅천지웰3차가 최고 16.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 순위내 마감됐다. 여수 웅천지웰 3차는 이달 지난 11일 3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총 1299명이 청약해 평균 1.9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침체된 부동산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성공적인 청약경쟁률로 평가받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무엇보다 여수시 최초의 대형 택지지구라는 점과 국내최고로 평가받는 바다 조망권을 갖춘 점, 그리고 인근에 종합 문화예술공원인 예울마루·인공해수욕장·마리나 등이 들어서는 여수 엑스포 최대 수혜단지라는 장점 등 때문에 성공적인 청약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면서 계약률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파트 매매가 11%↑
빌라 매물도 인기

▲엑스포 힐스테이트 =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여수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박람회 개최와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수 세계박람회장 출입구(제4문)와 직접 연결된 여수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마래산을 뒤로하고 오동도와 남해안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내년 3월 입주예정으로 현재 잔여세대에 대해 동·호를 지정하여 계약 중이다. 총 2개블록으로 조성된 단지는 24동, 1442세대로 이루어진 대규모 단지로서 입주가 10개월 남은 현재 공급 형별 분양률은 60%를 육박한다. 101형 테라스하우스 및 150형은 이미 분양이 완료됐다.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여수 최초의 주민복합커뮤니티센터를 갖추고 있다. 5층 규모의 커뮤니티센터에는 휘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스파시설, 멀티미디어실, 독서실, 노인정 등의 시설이 마련돼 단지 내에서 고품격의 여가문화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단지 내 중앙광장을 비롯한 배드민턴장, 퍼팅그린, 테마별 휴게소(5곳) 및 친수공간으로 조성된 어린이놀이터(3곳), 단지 외곽을 둘러싼 순환 산책로를 통해 건강과 여유를 찾는 웰빙라이프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상업용지 및 주상복합용지에 설치될 생활편익시설도 엑스포 힐스테이트의 편익을 높여줄 예정이다. 그리고 단지내 중학교와 반경 1km 이내에 초등학교(2개), 중학교(2개), 고등학교(3개) 총 8개의 학교가 위치하여 우수한 교육 여건을 갖췄다. 단지에 연접한 박람회장의 관광 및 생활 인프라는 엑스포 힐스테이트의 품격을 높여줄 전망이다.

단지 외부로는 북측으로 마래산(385m), 남측으로 자산공원(108m), 동측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 오동도와 남해안을 조망할 수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췄다. 박람회장 내 위치한 크루즈터미널과 아쿠아리움, 수산체험장, 이동식 바다숲 등으로 엑스포 힐스테이트는 해양 관광·레저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 휴양 단지가 될 예정이다.

산업 약화에 신도시-구도심 양극화 심각
이건희·통일교 땅 매입하면서 뜨기 시작

여수 부동산시장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0년대 ‘돈 자랑하면 안 되는’지역으로 통했던 여수는 인근 어획량이 줄어들고 관련 산업이 약화되면서 불황이 닥쳤다. 외환위기와 여수시·여천시·연천군의 통합 등을 거치며 신도시와 구도심의 양극화도 심각했다.

여수 부활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시작됐다. 2006년 말 이건희 회장이 여수 궁항마을로 불리는 사곡4구의 섬 모개도를 매입하면서 인근 땅값이 뜨기 시작한 것. 당시 사곡리 일대 땅값은 1년새 6배가 치솟았다. 이후 2007년 엑스포 유치까지 확정되며 여수는 지방 부동산시장의 핵으로 떠올랐다.


게다가 이후 통일교재단까지 여수 부동산 매입에 가세했다. 이 재단의 계열 기업인 일상은 2007년 이후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와 남면 금오도, 화정면 낭도 등 섬 지역 땅을 집중 매입했다. 일상은 기존에 확보한 여수시 화양면과 소호동 일대에 해양리조트와 72홀 규모 골프장 사업도 진행 중이다.

재건축 아파트와 빌라 매물도 인기다.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덕충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는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은 대표적인 아파트는 ‘엑스포 힐스테이트’ 뒤편에 있는 ‘여수덕충주공’아파트.
덕충주공아파트는 인근 장미 빌라 대광빌라와 함께 재건축 구역지정을 추진 중이다. 조합은 이르면 내년 초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근 한려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울 사는 어떤 사모님이 여유자금을 투자한다면서 덕충주공아파트 10채를 사갔다”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수 지역은 급하게 오른 만큼 향후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도 큰 편이다. 바다 조망과 대단지는 투자가치가 있지만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거품은 없는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특히 엑스포 자체가 일회성 행사인 데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을 볼 때 여수 엑스포 호재가 현 시점에서 대부분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여수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엑스포를 유치했을 때인 4년 전만 해도 여수지역에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300만원에 불과했다”며 “최근 2배 넘는 650만∼700만원 수준으로 오른 것이 비이성적으로 느껴지긴 한다”고 말했다.

‘묻지마 투자’주의
거품 푹 꺼질수도

W공인중개사는 “인근에 새 아파트가 없어 신규분양아파트가 관심을 끌 순 있지만, 웃돈을 받고 거래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나 빌라는 오를 만큼 올랐다”며 “인구 유입 효과나 관광객 수요를 노려 숙박업소를 짓는 것이 그나마 낫지만, 이것도 지금은 많이 늦은 감이 있다”고 조언했다.


여수엑스포기획단도 행사가 끝나고 여수를 찾는 방문객 수요가 급감할 것을 우려해 숙박시설을 최소한으로 정했다. 일회성 행사 때문에 주거를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분양권 웃돈이나 재건축 아파트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했다가는 자칫 자금이 묶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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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