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70>전원주택 Q&A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3.05 1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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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가꾸고 수익도 올리고 ‘1석2조’

서민이라면 누구나 꿈에 그리던 전원주택. 이젠 더 이상 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유 자금이 조금만 있어도 쉽게 지을 수 있고, 즐길 수 있게 됐다. ‘세컨드 하우스’ 개념의 전원주택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입지 좋은 소형 강세…이용 편하고 환금성 뛰어나
주변 자연환경에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 체크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경한(41)씨는 최근 강원도 평창군에 목조를 사용해 전원주택(바닥면적 66㎡)을 지었다. 스키 마니아들이 자주 찾는 용평리조트와 가까운 곳에 세컨드 하우스 개념의 전원주택을 마련한 것이다. 거실과 방 2개, 욕실, 주방에 주차장과 텃밭도 갖췄다.

본인의 활동 영역
고려해 입지 선택

총 투자비용은 토지매입비와 건축비를 감안하면 대략 8000만원 정도다. 경기도 하남 집에서 2시간 거리여서 자주 오갈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박씨는 스키장 개장에 맞춰 자신의 전원주택을 스키어들에게 요금을 받고 임대할 계획이다. 입지가 좋아 1억1000만원에 전원주택을 팔라는 제안도 받았다. 몇 개월 만에 약 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입지가 좋은 곳에 지어진 소형 전원주택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용하기 편한 데다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투자자나 매수자 입장에서 모두 부담이 작다는 게 소형 전원주택의 매력 요소로 꼽힌다.


전원주택을 지을 때 주변 자연환경을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다. 요즘은 한걸음 더 나아가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충족된 곳에 전원주택을 지어야 수요가 몰리는 추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또 세컨드 하우스 개념의 전원주택은 본인의 활동영역을 고려해 입지를 고르는 것이 핵심 투자 포인트다.

▲전원주택 지역은 어디가 유망할까 = 서울을 예로 들면 활동영역이 강동구, 송파구, 광진구, 성동구 등 동부권이라면 전원주택지는 경기 양평이나 가평 등에서 선택해야 한다. 강남구, 서초구 등 남부권이면 용인이나 이천, 광주 등을 우선 검토 대상지로 꼽는 게 순서다. 서대문구, 영등포구 등 서부권은 김포나 강화도, 영종도가 바람직하다. 은평구, 강북구 등 북부권은 포천, 양주, 파주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도심 부동산처럼 철도와 고속도로가 개통 예정인 역세권 토지는 투자 유망 지역으로 꼽힌다. 역이나 고속도로 IC에서 자동차로 10분대 거리에 있어야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고 되팔기에도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개통을 앞둔 서울∼세종시 간 제2경부고속도로, 춘천∼양양 간 동서고속도로, 광주∼원주 간 제2영동고속도로, 평택∼시흥 간 제2서해안고속도로,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 남양주 화도∼양평 간 고속도로 IC 주변의 땅값이 벌써부터 들썩이는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원주택 입지는 어디가 좋을까 = 은퇴자가 늘면서 노후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전원주택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원주택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주거지를 옮겨 노후생활을 하면서 가치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농가주택을 개조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어떤 곳이 투자가치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 새집을 지을 때 우선 살펴야 할 것은 도로다.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진입로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다. 길이 없는 맹지는 주택 건축허가가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향후 토지 개발자체가 불가능해서 고려대상에서 제외 시켜야 한다. 따라서 모든 전원주택지는 도로를 따라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4m 정도의 도로에 2m 이상 접해야 한다.

전원주택 부지에 닿는 도로가 있는가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때 눈에 보이는 현황도로만으로는 부족하다. 현황도로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적도상에 도로가 있는지를 꼭 알아보아야 한다.


“크면 클수록 부담”
폼보다 실용 추구

▲전원주택의 적정 크기는 = 전원주택을 크게 짓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부분 후회한다. 집이 크면 건축비가 많이 들기도 하지만 큰 집만큼 행복보다 고민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휴식과 웰빙 생활을 목표로 내려온 전원주택이 크면 일이 많아지고 경제적으로도 불리하다.

세금도 많고 전기세·난방비 등 모든 것이 부담이 된다. 집을 팔려고 해도 큰 집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잘 팔리지 않는다. 전원주택을 잘 짓는다고 해서 가격이 오르는 경우는 없다. 집은 짓는 순간부터 비용이 발생한다.

만약 투자를 염두에 두어 큰 집을 짓는 것은 낭패다. 오히려 정원을 가꾸는 것이 현명하다. 정원은 한 번에 큰돈을 들여서 만드는 것보다 조금씩 가꾸어가는 것이 전원생활의 기쁨도 만끽하면서 돈도 덜 든다.

실제로 전원주택은 아파트평형보다 훨씬 넓다. 아파트 50㎡(약 15평)는 두 사람 살기에 작지만 전원주택은 창고나 다락방을 넣으면 두 사람 살기 넉넉하다. 짐이 많을 경우에는 집을 크게 짓기보다는 컨테이너를 이용하여 별도창고를 만드는 것이 좋다.

▲건축비용 얼마나 들까 = 건축비는 구조재·마감재의 종류와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목조주택과 스틸하우스는 3.3㎡에 330만∼350만원, 통나무주택의 경우 3.3㎡당 400만∼600만원 정도다. 고급스럽게 지으려면 600만∼700만원 정도 들어간다.

공사기간 2∼3개월
규모 작으면 1개월 정도

당초예산 보다 30∼50% 더 들어가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집을 짓다보면 마감재를 좋은 것으로 쓰거나 설계변경·부대비용이 든다. 땅값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서울 중심에서 1시간∼1시간 30분대에 접근이 가능한 지역의 전원주택(132㎡)용 목조주택을 지으려면 땅값포함 2억5000만∼3억5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당장 이주할 계획이 없다면 땅부터 사놓고 건축비 여건이 되었을 때 집을 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굳이 자기 취향의 집을 스스로 짓겠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미 다른 사람이 지어 놓은 전원주택 중 급매물을 주목하는 게 좋다. 가격 거품이 빠져 값이 싼 데다 다른 전원주택과 달리 공사 진행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 불황기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전원주택 공사 기간과 주의점 = 공사기간은 대개 2∼3개월 정도지만 건축 방식에 따라 크기가 작으면 1개월 정도면 짓기도 한다. 전원주택 땅을 결정하기 전에 해당 지역 시·군청에 건축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역에 따라 토지거래와 개발행위에 규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현장 방문도 필수다. 전문가들은 시간대별, 계절별로 방문해보면 자연경관에 대한 느낌도 달라 투자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지도상으로는 가깝던 산과 계곡, 호수 등이 실제로는 땅의 지형이나 집의 방향 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최근엔 발품 못지않게 손품을 파는 작업도 중요해졌다. 인터넷상에 전원주택 부지 선정에서 건축까지 모든 정보가 공개돼 있어 입지 건축방식 가격 등을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다. 현지 중개업소를 알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지 주민들이 외지인 거주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어 주민들과 안면 있는 중개업소 관계자 등이 해결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기 상하수도 통신 등 기반시설과 허가 관련 추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도심에서 벗어나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무턱대고 깊은 산골짜기에 집을 짓는 것도 금물이다. 이와 함께 물과 전기·환경오염도 살펴야 할 요소다.

전원주택은 ‘3W’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Wife와 Work 외에 다른 하나가 Water다. 계곡이나 강변의 경관용 물도 중요하지만 먹는물이 중요하다. 수도가 들어오는지 우물을 사용하는지 살펴야 한다. 물을 구하기 힘들면 관정공사 등 비용이 많이 들고 때론 사람이 살기 힘들 수도 있다.

전기상태도 살펴야 한다. 마을과 많이 떨어져 있을 때 전기를 끌어오는데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꼭 확인해 보아야 한다. 200m 이내의 거리는 간단한 설치비만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200m를 넘으면 1m당 가설비 4만4000원과 부가세 4400원을 포함 총 4만8400원의 비용을 건축주가 부담해야 한다.

목조주택 평당 330만∼350만원
통나무주택은 400만∼600만원
30∼50% 예산 추가 감안해야

▲전원주택 관련 세금은 = 땅값과 건축비를 포함해 2억원 미만의 소형 전원주택을 지으면 세제 혜택도 볼 수 있다. 우선 취득가액이 2억원을 넘지 않는 주택은 양도세 특례 혜택을 적용받는다. 농어촌주택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과 그 외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지역, 관광단지개발지역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 대지면적 660㎡에 건축면적 150㎡인 주택을 2억원 미만에 구입해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세 특례 대상이다.
가장 일반적인 투자 방법은 대지면적 330㎡에 건축면적 99㎡인 복층형 주택이다. 옛 30평형대 2층짜리 집인 셈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지으면 1가구 2주택 산정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정부는 지역에 따라 건축면적이 33㎡ 이하인 소형 주택을 농지에 지을 때 농지보전부담금(공시지가의 30% 선)도 감면해 주고 있다.

▲농가주택 구입해 리모델링 또는 개축하는 경우는 = 허름한 농가주택을 사들여 리모델링하거나 개축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농가주택은 대부분 폐가 수준이 많아 수리해서 쓰는 것보다 새로 짓게 되는 단점이 있다. 시골 빈집을 사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부지가 대지인지를 체크해야 한다.


농가들 중에는 대지가 아닌 농지에 들어선 경우도 많다. 또 무허가도 많아 준공건물인지 등기가 완전한지도 파악해야 한다. 특히 오래된 집은 서류상 면적과 실제 면적이 다른 경우도 많다. 요즘 전원주택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새 풍속도는 폼보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수요자의 취향 때문일 수도 있고, 경기 장기침체의 그늘일 수도 있다.

한 전원주택 전문 시공업체 사장은 “전원주택은 주문식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수요 변화가 그때그때 시장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넓은 전원주택을 두 가구가 쪼개 쓰는 ‘캥거루 하우스’도 등장했다. 캥거루 하우스는 이를테면 부분 임대형 아파트의 전원주택식 버전이다.

2억 미만 세제 혜택
분양 주말별장 인기

건축 연면적 10㎡, 대지면적 330∼500㎡, 분양가 1억원 미만의 미니 주말별장도 인기다. 중대형 전원주택에 비해 비용부담이 적다 보니 특히 직장인 등을 중심으로 요즘 수요가 늘고 있다.

먼저 집을 다 지어놓은 뒤 분양을 시작하는 ‘선시공 후분양’ 전원주택도 부쩍 늘고 있다. 업체 부도 등에 따른 사업 지연·중단을 우려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선시공 후분양 전원주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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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