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나이트클럽 ‘못된 웨이터’ 천태만상

먹다 남은 ‘골뱅이’ 손님 밥상에 ‘턱’

〔헤이맨라이프=서 준 대표〕남성들이 나이트클럽에 가는 목적은 대부분 ‘여성과의 부킹과 하룻밤’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결정적인 ‘키’는 웨이터들이 쥐고 있다는 게 고수들의 얘기다. 그들에 의해서 부킹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업에 의해서 상대 여성이 느끼는 남성손님들 이미지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웨이터들을 잘 ‘모시는’ 남성들도 많다. 그래서 ‘팁’과 같은 것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차피 그들이 자신의 테이블에 어떻게 해주냐에 따라서 ‘환상의 밤’을 보내느냐 ‘새’가 되어 집으로 쓸쓸히 날아가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웨이터들은 손님들이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부킹녀와 손님들 사이를 조절하고 있으며 때로는 ‘장난’을 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때로 그들은 ‘골뱅이’(술에 만취한 여성)를 모텔에 데려가 자신들이 직접 성관계를 갖는가 하면 여성들의 술값을 남성들이 대신 지불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부풀리기도 한다. 전직 나이트클럽 웨이터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이트클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충격적인 ‘내부거래’를 취재했다.

다양한 ‘옵션’ 가지고 부킹녀와 손님 사이 조절
웨이터가 어떻게 해주는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

나이트클럽에서 ‘죽돌이’로 살아가지 않는 이상 나이트클럽 스태프들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나이트 초보자들은 웨이터에게 상당한 기대를 안고 간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웨이터이기 때문에 ‘몇 푼의 팁만 쥐어주면’ 자신에게 충성을 다할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절대복종 웨이터들
간단한 존재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웨이터들은 한결같이 어떤 손님에게든 ‘절대복종’에 가까운 행동과 말투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의 손님 유치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남성 손님들은 자신이 그들의 우위에 있으며 그들을 돈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 생각이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생각처럼 웨이터들은 그렇게 간단한 존재들이 아니다.

이는 웨이터와 여성의 관계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많은 남성들은 웨이터가 ‘나이트클럽 현장에 있는 순수 아마추어 아가씨’들을 부킹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웨이터와 아가씨들은 ‘뿌리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웨이터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휴대폰에 수백 명에 달하는 20대 여성들의 휴대폰 번호를 확보하고 있다. 그녀들의 명단은 한마디로 웨이터의 ‘생명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웨이터의 생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킹을 잘해주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면 ‘현장’에 있는 아가씨들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한 여성을 데리고 부킹을 하려는 웨이터들의 경쟁이 너무 심하다보니 현장에 있는 여성들로만 모든 남성들의 부킹 요구를 들어주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웨이터들은 별도로 아가씨들 명단을 확보해놓고 나이트클럽에 놀러오라고 한 뒤에 전속으로 자신이 그 여성을 데리고 부킹을 시작한다. 잘 노는 여성들의 경우 양주 매출까지 올릴 수 있으니 웨이터들은 그녀들의 외모와 노는 수준이 곧 자신의 영업실적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남성들이 모텔을 갈 때에는 여성들의 술값까지 계산해주곤 한다. 그 과정에서 ‘장난’을 치는 웨이터들도 있다. 여자들이 맥주만 마신 경우에도 계산서에는 양주에다 안주 값까지 ‘두둑이’ 첨부해 바가지를 씌운다는 것.

또한 일부 약삭빠른 여성들은 이렇게 웨이터들을 도와준 후 2차를 가는 척하다 슬쩍 빠져나와 나이트클럽으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한마디로 ‘민간녀+웨이터’들의 은밀한 커넥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웨이터들이 ‘관리’하는 아가씨들 중에는 애초에 웨이터와 성관계까지 가진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웨이터들도 남자인 만큼 외모가 괜찮은 여성들에게는 자신이 먼저 ‘들이댄다’는 것이다. 웨이터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은 다름 아닌 ‘골뱅이’ 만들기다. 여성들이 이 자리 저 자리 돌며 부킹을 하다 한두 잔씩 술을 얻어 마시다 보면 술에 만취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일부 웨이터들은 만취상태의 여성을 부킹자리에 끌고 다니다가 경계심이 완전히 풀어지면 인근 모텔이나 빈 룸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가진다는 것.

모텔의 경우 업자와 대부분 서로 얼굴을 잘 아는 사이라 언제든 외상도 가능해 크게 불편하지도 않다. 한번 성관계를 한 뒤에 클럽으로 되돌아가 영업을 마치고 되돌아오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만 해도 ‘착한 웨이터’에 속한다고 한다.

성관계한 만취여성
동료 웨이터에 제공

일부 ‘나쁜 웨이터’의 경우 빈 홀에 아가씨를 밀어 넣고는 자신은 물론, 동료 웨이터들까지 성관계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은 술에 만취해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른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렇게 성관계까지 한 골뱅이를 웨이터들이 다시 부킹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웨이터가 남자 손님에게 ‘아가씨가 많이 취했으니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의 남성손님들은 십중팔구 ‘환장’을 한다는 것. 이 경우는 골뱅이녀의 ‘뒤처리’까지 손님이 대신 해주는 셈이 된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나이트클럽은 손님이 주인이 되는 곳이 아니라 ‘웨이터가 주인이자 왕’이란 얘기다. 결국 웨이터는 남자 손님, 여자 손님에게서 모두 돈을 받을 수 있고 거기다가 골뱅이들을 먼저 ‘시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뒤처리’까지 남성 손님들에게 떠넘김으로써 성적 쾌락도 얻고 경제적인 수입까지 챙긴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다. 초보자들에게 ‘웨이터를 믿지 말라’고 말하는 고수들의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나이트클럽에서 고수라 불리는 직장인 최 아무개 씨(29)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성들이 여성들 술값 낼 때 가격 부풀리기도
만취 여성들 끌고 다니다 룸에 들어가 성관계도

“사실 이전까지 웨이터들의 이러한 비위들을 몰랐을 때는 그들을 ‘힘들고 어려운 직업에 종사하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대개 고졸인 그들이 별의별 진상들과 술 취한 손님들의 주정을 다 감내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은 동정심까지 느끼게 했었다. 하지만 이런 실상을 알고 난 뒤 나의 생각은 큰 착각임을 깨달았다. 이제는 나도 쉽게 웨이터를 믿지 않고 그들의 행태들을 모두 용납하지는 않는다. 요구할 건 요구하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면서 확실하게 그들과의 관계에 선을 긋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남자 손님들은 언제까지나 ‘웨이터의 봉’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악행’을 저지르는 웨이터들은 극소수다. 대부분은 손님에게 나름 최선을 다한다. 때로 웨이터들은 자신들의 권한 안에서 술값을 깎아주기도 한다. 이럴 경우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술을 저렴하게 손님에게 제공한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형님’ ‘동생’으로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여야 한다. 대체로 단골인 경우, 그것도 적지 않은 매출을 올려주었을 때만 가능한 얘기다. 이러한 웨이터와의 관계설정은 역시 남성손님들이 얼마나 실상을 잘 파악하면서 웨이터들을 요리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친한 손님에 술값
깎아주는 웨이터도

이밖에도 나이트클럽에는 여러 가지 덫이 있다고 한다. 나이트에서 만난 남성들을 자신들과 연결된 인근의 고급바로 유인한 후 바가지를 씌우는 이른바 ‘빠알녀’(바에 고용된 알바녀)가 대표적이다. 또 몇몇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나이트모임 이른바 ‘번개’를 친 후 자신과 ‘계약’된 웨이터를 찾아 단골을 늘려주는 대신 자신은 공짜로 즐기는 ‘봉이 김선달’도 있다. 이들은 매일같이 나이트를 찾아 원나잇을 즐기고 간간이 짭짤한 리베이트도 챙긴다. 직장인들이 맘 편하게 하루를 즐기기 위해 찾는 나이트클럽은 이제 사라진 희미한 옛 추억이 되었기에 씁쓸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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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