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국회의원들 과도한 ‘서울땅 사랑’ 집중해부

‘땅땅땅’ 의사봉 소리 들으며 ‘땅’사러 다녔나~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18대 지방 국회의원들의 서울 지역 땅 사랑이 도가 지나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국회 공보에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변동 및 등록사항 공개목록 가운데 부동산 현황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소장 하승수)가 분석한 결과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값이 크게 상승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꿈같은 현실’이 되고 있는 시점에 공개된 자료라 서민들의 원성과 허탈감은 더욱 크다.

한나라 김호연 134억 최다, 박희태 국회의장 74억   
서울지역 5억 이상 부동산 한나라 56명 민주 32명

예부터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선조들의 영향 탓인지 한국인의 ‘땅 사랑’은 유별나다. 근대 사회에서 땅은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재산 증식에 가장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부동산 불패’라는 말이 있듯이 다른 투자와 달리 안정적이고 높은 투자성공률을 보장해준다. ‘금싸라기’ 땅이라면 더할 나위 없음은 물론이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땅값을 자랑하는 곳은 서울로 그중 ‘강남 3구’는 엄청난 땅값을 자랑하며 최고의 금싸라기 땅으로 분류된다.

박희태 국회의장
강남땅 소유도 최고!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져만 가는데 18대 국회의원 295명 가운데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부동산을 보유한 의원이 93명(32%)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강남에 가장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의원은 박희태 국회의장(한나라당)이다.
 
지역구가 경남 양산시인 박 의장은 강남·서초구에 74억2040만여원의 상가건물과 단독주택 등을 소유하고 있고, 강남구 삼성동에 3억원의 아파트 전세를 얻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 36억8900만원짜리 상가와 서초구 서초동에 3억2300만원짜리 상가건물 1채씩을 소유하고 있으며 강남구 역삼동에 18억6000만원짜리 단독주택 1채를 가지고 있다. 배우자 이름으로도 서초구와 강남구에 약 15억5000만원 상당의 1079㎡(327평)의 토지와 농지를 보유하고 있다.

박 의장은 지역구인 경남 양산에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짜리 아파트를 빌렸을 뿐 다른 보유 부동산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장이 주로 서울 서초·강남구에 상가 등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20여년 가까이 서울지검·대검·법부부 등에서 검사생활을 한 때문으로 보인다. 박 의장 쪽은 “해당 부동산은 모두 국회의원 생활을 하기 전부터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북 전주 완산구(갑)가 지역구인 신건 민주당 의원이 박 의장의 뒤를 이었다. 신 의원은 서초구 서초동에 35억 상당의 대지 314㎡(95평)와 강남구 신사동에 18억3200만원 짜리 연립주택 1채로 강남·서초구에 53억4400만원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3위로는 한나라당의 이사철(경기 부천시 원미구을)의원이 서초구 방배동에 대지와 연립주택, 아파트가 있으며 서초구 반포동에 상가를 포함 총 48억 상당을 소유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도 서초구 서초동에 한국 최고의 빌라라는 ‘트라움하우스’(39억2800만원 상당)를 소유하고 있으며, 같은 당 백성운 의원(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도 강남구 도곡2동에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삼성 ‘타워펠리스’(27억 상당)와 배우자 명의로 같은 아파트(8억7000만원)를 보유하고 있어 총 35억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역시 같은 당 박상은(인천중구 동구 옹진군) 의원은 강남구 청담동에 8억7200만원짜리 연립주택과 강남구 신사동에 26억짜리 사무실을 소유하고 있어 총 34억73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아깝게 강남 ‘30억대 클럽’에 속하지 못한 한나라당 이범관(경기 이천시 여주군) 의원은 서초구 서초3동의 13억 상당의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의 서초구 서초4동의 13억 상당의 아파트, 3억6000만원 상당의 상가를 포함해 29억6000만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박근혜, 정동영 등
유력정치인 현황은?


또 지역구가 서울이 아닌데도 서울 지역에 5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국회의원이 9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가 서울인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제외한 197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서울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셈이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살펴보면 단연 한나라당 김호연(충남 천안시 을)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2008년까지 빙그레의 대표이사를 지낸 김 의원은 용산구를 중심으로 서대문구와 종로구에 배우자, 자녀 총 합 134억547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강남 3구에는 부동산이 없어 강남지역 부분에서는 아쉽게 박 의장에게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총자산 부분에서도 2104억원으로 정몽준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어 심재철(경기 안양시 동안구을) 한나라당 의원은 중구 수표동에 배우자 포함 69억 상당의 사무실과 창고 전세를 소유하고 있다.
 
같은 당 장윤석(경북 영주시) 의원은 강남의 압구정동과 신사동을 비롯, 동대문구 이문동, 성동구 금호동 등지에 총 67억55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성윤환(경북 상주시) 의원도 서초구 서초동과 도봉구 방학동, 동작구 신대방동 등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며 47억2400만원 상당을 소유하고 있다.

보온병 포탄 발언으로 유명한 안상수(경기 의왕 과천시) 전 대표도 강남구 삼성동과 자곡동 일대를 비롯해 26억4700만원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강남 3구에 부동산 보유 93명, 3명 중 1명 꼴
MB정부, 집권하자마자 첫 날치기의 결과물?

금액과 상관없이 주요 정치인들의 서울지역 부동산 현황을 살펴보면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대구 달성군) 전 대표는 강남구 삼성동에 19억8000만원 상당의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단독주택 평가액이 22억4000만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오(부산 영도구) 전 국회의장은 영등포구와 서초구 방배동에 13억5000만원 상당, 정의화(부산 중구 동구) 국회부의장은 강남구 논현동과 강서구 마곡동에 약 6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유승민(대구 동구 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강남구 개포동에 11억3600만원, 이주영(경남 마산 갑)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강남구 도곡동에 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포항시 남구 울릉군) 전 국회부의장은 성북구 성북동에 단독주택과 얼마 전 사저 문제로 화제가 되었던 서초구 내곡동 일대를 포함, 총 14억14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황우여(인천 연수구)·김진표(수원시 영통구) 여·야 원내대표는 사이좋게 모두 강남구에 약 14억원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고, 김무성(부산 남구 을)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17억2200만원 상당의 아파트로, 같은 동에 10억4800만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박지원(전남 목포시) 전 민주당 원내대표를 앞섰다.

정동영(전주시 덕진구) 최고위원은 강남구 도곡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12억7600만원, 정세균(진안군 무주군 장수군 임실군) 최고위원은 마포구 상수동에 8억2400만원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이회창(홍성군 예산군)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용산구 동빙고동에 6억7500만원, 심대평(공주시 연기군) 자유선진당 대표는 12억5600만원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정당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94명의 국회의원들 중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56명 포함되어 있고 민주당 의원은 32명, 자유선진당 6명이 서울지역에 5억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94명 중 절반이 넘는 약 60%가 한나라당 의원이다. 부자 정당, 부동산 정당, 투기 정당, 재테크 정당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18대 국회는 집권 첫 해 2008년 첫 날치기로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했다.
 
2008년 11월을 기준으로 개편 이전의 종합부동산세는 기준시가 6억원 이상의 건물에 대해 부과되었지만 그 해 9월의 정부 개편안은 9억원으로 상향조정되었으며 개인별 합산이 적용됐다.

이렇게 자신들이 지킬 것이 많으니 날치기를 통해서라도, 그것도 집권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날치기를 해버렸던 것이다.

부자 자신들 기득권
지키기 위한 날치기?


최근 몇 년 사이 ‘하우스 푸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서민들은 각종 가계대출, 신용대출을 통해 힘겹게 자신의 집을 마련하고 정작 채무 탓에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데 반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너도나도 비싼 서울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표를 의식해 뉴타운정책과 부동산법 개정 등을 빌미로 자신들의 배불리기에 전념함으로써 빈부격차를 뼈아프게 절감하는 서민들의 허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땅!땅!땅! 의사봉 소리를 들으며 자신들의 땅 살 궁리만 하지 말고 서민들의 ‘내 집 장만 마련’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갈 수 있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실질적이고 올바른 의정활동이 아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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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