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노리는’ 웅진그룹의 무리수

떡 줄 사람 생각도 않는데…혼자 김칫국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전에 나섰다. 이를 위해 1700억 규모의 증자를 감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웨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관심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웅진씽크빅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코웨이를 되찾으려는 ‘무리수’로 인해 웅진그룹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석금 회장의 결정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코웨이 인수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한편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은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충격적 유증
주가는 폭락

지난 3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웅진씽크빅은 지난달 31일 타법인 취득자금 1690억5000만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은 보통주 4200만주, 신주 예정 발행가는 주당 4025원이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올해 11월29일이며,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웅진씽크빅의 이번 유상증자 목적은 코웨이 인수 자금 확보다. 웅진그룹의 지주사인 웅진은 이번 유상증자에 400억원을 출자하고 초과 청약도 진행키로 했다. 웅진은 웅진씽크빅의 최대주주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지주사인 웅진은 최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코웨이 인수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유상증자와 스틱인베스트먼트와의 컨소시엄 구성으로 자금 우려는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와 함께 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코웨이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도 합의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웅진이 약 500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약 1조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코웨이의 경영권은 웅진그룹이 갖고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서는 것이 컨소시엄 구성의 핵심 목표다. 

업계에선 이례적인 자금조달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열사 간에 금전대여 등은 각자 이사회를 거치는 등 복잡다단한 구조를 취할 경우 가능할 수 있겠지만 외부서 보기에 향후 개별회사 입장서 배임 등의 우려도 있어 디테일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1700억 규모 증자…인수 움직임에 냉랭
남은 1조원은 어디서? “또 휘청거릴라”우려

이날 시장에선 매수 주체로 나서게 된 웅진씽크빅 주가가 25.3%(1660원)나 하락하면서 4900원으로 마감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추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5000원대 주가가 6500원대까지 상승했지만 이날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시가총액 2300억원 안팎의 회사가 총액의 75% 수준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부담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웅진그룹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고 컨소시엄까지 구성했지만 코웨이를 인수하기까지는 추가 자금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 
 


증권가에 따르면 코웨이의 예상 인수 가격은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웅진그룹의 자금 능력를 감안할 때 코웨이 인수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점도 윤 회장이 인수 행보에 적극 나서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정수기·공기 청정기 렌털기업인 코웨이는 원래 웅진그룹 소속이었다. 아직 웅진코웨이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 웅진그룹은 한때 웅진코웨이를 내세워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웅진은 지난 2012년 9월 극동건설을 인수하는 등 무리한 사업영역 확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듬해에는 법정관리서 벗어나기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렌털사업부 코웨이 지분 30.9%(주당 5만원·1조2000억원)를 매각했다. 

“다시 돌리겠다”
업계는 부정적

당시 웅진과 MBK파트너스는 정수기 사업 겸업 금지와 우선매수권을 체결했다. 우선매수권은 MBK파트너스가 시장서 코웨이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할 때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포괄적 권리다.

당시 웅진과 MBK파트너스가 맺었던 겸업금지 시한은 올해 초 끝이 났다. 그 시한이 끝나자 웅진은 바로 코웨이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주요 계열사를 대부분 잃은 웅진은 수년간 절치부심했다. 

어느 정도 다시 기력을 회복하자 과거의 영광 재현에 나섰고, 그 시작이 코웨이 재인수였다. 다시 대들보를 찾아와 예전의 웅진그룹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생각이다.
 

윤 회장은 그동안 잊혀질 만하면 코웨이를 놓고 인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혀왔다. 코웨이를 두고 인수합병시장에서 ‘윤석금이 찜해놓은 곳’이란 말이 나돌 정도다. 

웅진은 7월에도 공시를 통해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도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서 코웨이를 놓고 “아직은 짝사랑이지만 꼭 들고 오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코웨이는 2분기에 매출은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으로 최대 기록을 세웠다. 대기업들이 렌털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는 상황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이다. 국내서만 SK그룹의 SK매직,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렌탈케어 등이 렌털사업을 벌이면서 경쟁 심화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소송으로 감정
“김칫국 아닌가”

코웨이는 해외서 확실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006년부터 해외에 진출하기 시작해 해외에 기반을 마련해 둔 만큼 다른 렌털회사보다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웅진은 지난 2월 ‘웅진렌탈’이라는 이름으로 5년 만에 정수기 사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미 국내 렌털 시장은 코웨이를 비롯해 LG와 SK매직 등의 입지가 공고했다. 웅진렌탈의 실적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코웨이의 국내 계정 수는 584만 개에 이른다. 특히 코웨이가 성과를 내는 해외시장 기반이 대부분 웅진코웨이 시절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윤 회장의 아쉬움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웅진의 코웨이 재인수 시도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무척 부정적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코웨이 재인수를 선언했을 때와 비교해 사정이 나아진 게 없기 때문. 물론 스틱인베스트먼트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기는 했지만 인수합병(M&A) 자체가 워낙 변수가 많은 만큼 스틱인베스트먼트 유치만으로는 전체 판도를 뒤집기에는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무엇보다도 코웨이의 주인인 MBK파트너스의 매각 의지가 중요하다. 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굳이 코웨이를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코웨이의 실적이 무척 좋기 때문이다. 코웨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9% 늘어난 2606억원에 달했다. 국내 렌털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도 여전하다. 

게다가 웅진과 MBK파트너스는 최근 소송전을 벌인 적도 있어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웅진은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각한 것을 두고 “우선매수자 동의 없이 지분을 매각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1심과 2심서 법원은 “이 사건 매각은 특정인을 상대로 하지 않은 장내매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모두 MBK파트너스의 손을 들어줬다. 


수년간 절치부심 “과거의 영광 되찾겠다”
렌털시장 독보적…MBK “매각 이유 없어”

웅진을 바라보는 MBK파트너스의 시선도 불안하다. MBK파트너스는 웅진이 코웨이 인수 여력이 없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웅진의 인수 선언에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니겠냐는 시각이 많다. 투자 펀드의 만기가 도래해 정리를 해야 한다고 해도 굳이 불안한 매수자에게 넘길 이유는 없다. 

사실 MBK파트너스의 입장에는 코웨이를 이렇게 팔 이유가 없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지난 5년간 코웨이에 투자한 투자금을 모두 회수한 상태다. 따라서 서두를 필요가 없고 가장 좋은 시기에 최대한 많은 금액을 받고 팔면 된다.

더 많은 이득을 위해선 경쟁입찰이 최선이다. 웅진 혼자 나서는 구도는 MBK파트너스가 바라는 일이 아니라는 것.

물론 경험이 풍부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가세한 만큼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한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업계에선 현재 웅진의 상황을 보면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인수 자금의 상당부분을 의지해야 하는 만큼 MBK파트너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팔 마음이 없는데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생각만으로 무분별하게 인수를 추진한다면 서로에게 득이 될 게 없다”며 “자칫 김칫국부터 들이키는 것이 아닐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회장 거취 논란
공식 직함 없이…

이런 와중에 코웨이 재인수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 회장의 거취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윤 회장은 현재 웅진그룹 내에서 회장으로 불리우고 있지만,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공식직함을 맡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유죄 판결로 인해 2020년 말까지 회사 내 등기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내 지분도 없고, 공식적인 직함도 없는 윤 회장이 코웨이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논란이 생길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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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