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서울시장 유력후보 전격 비교검증①아킬레스건 해부

‘발톱’ 드러낸 후보들 ‘칼날’ 검증 시작됐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미니 대선’으로 불리며 여야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대첩의 승리가 2012총?대선까지 좌우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후보들은 상대측 아킬레스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흠집을 내기 위한 네거티브 공방이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때문에 적극적인 방어 역시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각 후보들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을 집중 해부해 봤다.

대기업 사외이사 역임, 후원금 받는 시민후보 박원순
‘박원순 킬러’ 자처한 강용석 연일 박 후보 공격하며 압박 

10·26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과거행적이 속속 파헤쳐지고 있다. 이에 후보들은 발톱을 드러내며 경쟁 후보에 대한 공세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치명상을 입히겠다는 계산이다.

때문에 각 후보들은 이와 같은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방어도 적극 펼치며 기싸움은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털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유력 후보들의 의혹들은 무엇일까?

가장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후보는 단연 앞서가는 주자 박원순 후보다. ‘안철수 신드롬’을  등에 업은 박 후보는 모든 여론조사마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는 개인 신상에 대한 의혹들이 제기되며 날카로운 검증대 위에 선 상태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의혹에 박 후보는 적극 해명하며 정면 돌파하고 있다.

앞서가는 박에
공세 집중포화

그는 시민운동가 경력으로 ‘시민후보’ 이미지를 어필 중이다. 하지만 포스코와 풀무원홀딩스 등의 대기업 사외이사를 역임하며 수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포스코와 풀무원홀딩스는 박 후보가 운영했던 ‘아름다운재단’에 기부금을 각각 5억6000만원, 3억원씩 냈다. 이는 시민운동을 재벌로부터 돈 받으며 편하게 한 것으로 시민운동가로서 모순된 행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무소석 강용석 의원은 박 후보가 론스타와 LG, GS, NHN으로부터 받은 수십억원대의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강 의원에 따르면 아름다운재단이 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직후인 2004년부터 6년 동안 7억6000여만원을, 교보생명으로부터 총 47억669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이어 LG그룹과 GS그룹 등이 참여연대가 구본무 회장 등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집중공격을 당한 후 아름다운재단에 20여억원을 기부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또 NHN이 2005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공동포털 해피빈을 운영하는 등 133억원을 기부한 점을 지적했다.

박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대기업 사외이사 경력에 대해 박 후보 측은 “포스코에서 받은 3억원 가운데 2억6000만원을, 풀무원홀딩스에서 받은 2억원 중 1억6000만원을 시민단체와 공익사업에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름다운재단은 부자들과 기업의 기부와 사회공헌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만든 단체이고 후원과 지출 내역이 모두 투명하게 공개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체성 공격
부인 특혜의혹

참여연대도 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고,  NHN측도 강 의원의 주장에 발끈하고 나섰다.
 
해피빈은 일반인들의 기부체험과 기부문화 촉진을 위한 온라인기부포털 사이트로서 당시 이용자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설립되지 않아 ‘중간 매개자’로 아름다운재단과 협약을 맺었다는 것.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7월부터 2009년 5월까지 회계적인 의미에서 83억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으며, 아름다운 재단은 이 돈을 받아 임의로 쓴 게 아니라 NHN과 맺은 협약에 따라 해피빈에 다시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NHN측은 기부현황은 해피빈 서비스에 모두 공개돼 있다며 “기부금 운영이 불투명하다”는 강 의원의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강남의 61평형 월세 250만원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점도 시민후보로서의 의구심이 제기된 부분이다. 이에 대해선 1983년 변호사 생활을 시작할 때에는 여유가 있었지만, 현재는 아파트 보증금마저 빼내 써야 하는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전셋집이 있다는 주장엔 배우자의 회사 법인설립등기를 하면서 등록된 예전 주소가 등기 이후 변경되지 않아 불거진 해프닝이라고 일축했다.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 후보의 배우자 강난희씨가 2000년 설립한 ‘P&P 디자인’이라는 인테리어 회사가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대모비스의 대형공사를 여러 건 수주한 사실을 지적했다. 여기에 남편의 영향력이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박 후보 측은 “부인의 지인이 소개해 다른 업체와 공동으로 수주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쪽도 “소액 공사여서 당시 관련 자료가 없지만, 첫 공사에 대한 평가가 좋아 몇 차례 더 수주를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자위대 행사 참석, 장애아 목욕논란 일파만파 나경원
‘사학재벌의 엄친딸’ 나 후보, 이미지 정치인 치명

또 박 후보의 딸이 스위스로 사치성 유학을 떠났다는 주장과 그의 아들이 지난달 공군훈련소에 입소했다가 사흘 만에 귀가조치 된 사실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딸은 학위과정을 후원하는 외국회사의 장학금으로 다니고, 아들 문제는 부상 후유증 때문에 귀가했지만 10월말 재검을 받고 다시 입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후보는 또 지난해 6‧2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의 김연식 태백시장 후보를 지원한 전력으로 정체성을 공격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지방선거 당시 지원한 후보 30명 가운데 민주당이 18명이고, 한나라당 후보는 태백시장을 포함해 2명뿐이었다며, 본말이 전도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26일 일찌감치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나경원 후보 역시 박 후보와 경쟁하듯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다. 

먼저 나 후보는 2004년 6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게 문제가 됐다.

나 후보는 트위터에 “내용을 모른 채 갔다가 금방 나왔다”고 했지만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참석 예정’이라는 국회의원들에게 미리 항의팩스도 보냈다”면서 나 후보의 거짓 해명 의혹을 제기한 상태라 더욱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나 후보 측은 “하루에 수십 통씩 들어오는 팩스를 의원이 일일이 체크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콘텐츠 부족
거짓 해명 비난

나 후보에겐 ‘사학재벌의 딸’이라는 꼬리표도 부담이다. 나 후보의 부친은 화곡중·고교 등을 운영하는 흥신학원 등 법인과 학교 3개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때문에 나 후보는 부친 때문에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나 후보 측은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 아니고 한나라당의 당론에 따른 것이라 선을 그었다.

게다가 ‘이미지형 정치인’으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제기됐고, 상황에 따라 입장번복한 점도 비판받고 있다. 나 후보는 주민투표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입장을 적극 지지했다. 하지만 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면서 주민투표에 부정적이었다는 입장을 내비침으로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을 받기 위해 기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문을 사고 있다.

또 나 후보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위해 위장전입, 위장취업, 도곡동 땅 문제 등 터져 나온 악재를 옹호하기 위해 이명박 캠프에서 내어 놓은 반론도 비판받고 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나경원 의원이 MB캠프의 일원이었다"며 "대선 막판에 터져나온 BBK 동영상에 대해서 나경원은 MB의 발언에 주어(主語)가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며 신랄하게 꼬집은 것.

여기에 나 후보는 12세 지체장애아동을 목욕시키는 과정에서 장애아동의 온몸을 고스란히 언론에 노출시켜 ‘장애아동 인권침해’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나 후보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의 가브리엘집을 방문해 장애아동을 위한 자원활동에 참여했다. 목욕봉사 당시 반사판과 조명 등 촬영장비가 미리 설치돼 있어 장애아동의 목욕장면이 고스란히 언론에 노출된 것. 또 촬영장비가 미리 설치 돼 있어 ‘보여주기식 행사’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달 27일 논평을 내고 “잿밥에 관심을 두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인권마저 짓밟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장애아 인권침해
뭇매 맞는 나경원

이에 대해 나 후보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애초 1층 빨래행사만 언론에 공개하고, 2층 목욕봉사는 공개 대상이 아니었지만 언론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촬영장비가 설치돼 있었던 것은 해당기관에서 홍보책자 등을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10‧26 서울시장 재보선을 보름여 앞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는 후보 띄우기, 조직정비와 함께 후보 검증문제로 네거티브 공방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때문에 쏟아지는 의혹들에 발등에 불 떨어진 각 후보들은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털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각 후보들을 둘러싼 의혹들에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해지고 있어 보다 철저한 해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서울시 빚이 25조에 육박하고 있고, 고물가와 전세대란으로 어려워진 시민들의 삶에 돌파구와 타개책을 마련할 시장을 뽑기 위해 각 후보들의 정책과 그 실천의지 역시 철저하게 검증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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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