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에이스> 오산중 캡틴 안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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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5.08 11:40:44
  • 호수 11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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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최고의 센터백 “나야 나!”

안재민을 처음 만난 것은 3월 오산고 선수들을 인터뷰할 때였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에 감독실로 달려 들어와 “인터뷰하러 오셨어요?”라며 신기해하던 선수들 틈에 그가 있었다. “저 춘계 대회 MVP예요. 저 인터뷰 잘해요”라고 웃으며 자신을 PR하는 모습은 여느 중학생답지 않게 당돌해 뇌리에 깊숙이 남았다.
 

오산중의 캡틴 안재민(174cm/60kg, CB, 3학년)과의 강렬했던 첫 만남이었다. 언젠가 이 선수를 지면에 소개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 것도 그때쯤이었다. 그를 다시 만난 것은 소년체전 서울시대표선발전이 벌어진 효창운동장. 결승전을 당당하게 승리하고 소년체전 서울시대표로 자리매김한 영광의 중심에 서 있는 안재민. 그곳에서 만난 안재민은 지난 3월 오산고서 만난 모습과는 또 달라보였다.

영광의 중심에

먼저 서울시대표가 된 소감에 대해 물었다. 역시 덤덤했다. 그저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잘된 것 같다는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한마디가 전부였다. 구산중에 대해 언급할 때는 목소리가 살짝 높아졌다. 수비가 워낙 탄탄해 그것을 뚫는데 꽤나 고생 한 듯 보였다.

그는 유달리 소년체전의 우승이 간절해보였다. 오산중 창단 이래 한 번도 소년체전 우승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4강서 목동중에 패하며 아예 참가조차 하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았다.

그는 팀에서 센터백을 맡고 있다. 오산중 수비와 공수 전환의 뼈대 역할을 하는 것이 안재민이다. 현대 축구는 빌드업에 능한 센터백이 대세다. 앞 선에서의 압박이 강력하기 때문에 정확한 킥력과 넓은 시야를 갖지 않으면 센터백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힘들다.


그런 의미서 안재민은 매우 현대적인 센터백이다. 빌드업에 능하고 정확한 패싱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 스스로 패스와 킥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센터포워드였다. 센터포워드는 축구의 꽃이라 아쉬움이 있을 법도 한데 수비수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는 센터백이라면 무엇보다도 실수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수비는 신뢰죠. 신뢰가 쌓여야 경기가 잘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중앙수비수이기는 하지만 체구가 작다. 최근 중앙수비는 180㎝가 넘는 선수들도 허다하다. 고교무대에서는 190㎝도 흔하게 본다. 그러다보니 안재민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 아직 2차 성장기가 있긴 하지만 중등부에서도 작은 키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 고교 진학 후에는 포지션 변경도 고려하고 있는 듯했다. 그때를 위해 홀딩 미드필더와 좌우 풀백을 볼 수 있도록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FC서울의 황현수를 좋아한다. 키가 크지 않는데도 수비를 영리하게 잘 하기 때문이다. 늘 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키가 작으면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지 보면서 연구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2018년 무패 행진 신화
작은 체구 연습으로 커버


안재민은 5살 때 형을 따라 축구를 시작했다. 안재민은 축구집안의 둘째다. 형이 대동세무고, 동생이 오산중서 뛰고 있다. 특히 쌍둥이 동생 안재준과 함께 최강 오산중의 수비라인을 책임지고 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절대 집에서는 축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쌍둥이 동생 안재준과는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고 오산중까지 1년 내내 붙어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30분 정도만 이야기해봐도 딱 주장 감이라는 느낌이 왔다. 중학생들은 인터뷰에 익숙치 않다. 그러나 안재민은 달랐다. 지금까지 본 어떤 중학생 선수보다 말을 잘했다. 거기에 그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다. 

팀이 이기든 지든 내가 중심으로 항상 똑같아야 동료들의 신뢰도 쌓일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래야 힘들 때 정신적 지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진 감독 또한 그라운드 안에서는 네가 감독이니 선수들에게 의지가 될 수 있는 선수가 되라고 늘 주문한다고 한다. 그는 팀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했다. 개개인 능력이 워낙 출중해 패스만 제대로 넣어주면 다들 알아서 풀어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양쪽 풀백인 안재준과 이건이 공격수서 전향한 선수들이라 오버래핑이 강하고 미들진이 발밑이 좋고 서재민, 강성진 등은 이미 중등부에서는 적수가 없는 선수들이다 보니 하나의 팀으로 묶이기만 한다면 어떤 팀에게도 지지 않는 ‘전국 최강’이라고 그 스스로 자부했다.

오산중의 축구에 대해 설명을 부탁하자 학원 팀들은 앞에서부터 압박으로 짓누르는 축구를 구사하고 프로산하 팀들에게는 중앙 라인을 지키면서 승부하는 것이 오산중의 스타일이며 김영진 감독 자체가 볼을 끄는 것보다는 빠르고 간결한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조목조목 설명한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는 올해 춘계연맹전 매탄중과의 경기를 꼽았다. 그 경기는 라이벌 매탄을 5-1이라는 치욕적인 스코어로 압살한 경기였다. 작년 춘계연맹전에선 매탄중에게 승부차기로 겨우 이겼던 것을 생각하면 올해 그 스코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당시 안재민 또한 팀의 2번째 골을 넣으며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이 정도 되는 선수라면 대표팀에도 자주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서 대표팀 경력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에게서 나온 대답은 의외였다. 아직 연령별 대표팀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한다. 

그의 얼굴이 이내 어두워졌다. 그는 늘 국제대회 연령별 대표 명단이 나오면 속이 상한다고 한다. 스스로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체격 때문이다. 체격이라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악에 받쳐서 더 미치도록 개인훈련을 한다고 한다.

그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작년 초반(2학년 당시)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때가 그때다. 1학년 때는 오산중의 왕중왕전을 TV로 봤다며 쓴웃음을 짓는 안재민. 그러나 작년 후반기부터 주전으로 도약했고 이제는 최고의 반열에 올라섰다. 

전국 모든 중학교 중에서 가장 강한 팀들이 모여 있는 프로산하 권역서 MVP를 차지한 선수가 바로 안재민이기 때문이다.


현재 그가 속해있는 오산중은 전국 중등 유일의 무패의 팀이다. 그는 올해 고교 무대 데뷔전도 가졌다. 지난 3월10일 대건고와의 K리그 주니어 개막전 저학년 경기에 후반전에 교체멤버로 출전한 것이다. 팀에서 그에게 기대하는 바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이미 중학교 최고의 센터백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그럼에도 그는 멈출 생각이 없다. 그의 두 눈은 소년체전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여기에 중학생답지 않게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오산고로 진학해 최강 오산고를 만드는 것.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FC서울의 수비라인을 책임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전관왕 무패의 오산중 신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흘러넘쳤다. 그에게 예선 결승은 스쳐가는 관문일 뿐이었다. 2018년 그의 목표에 걸림돌이 될 라이벌이 포철중이라는 이야기하지만 그 마저도 형식적인 대답인 것처럼 보였다.

“수비는 신뢰”

가끔씩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볼보이를 하러 갈 때 저 자리에 서 있는 꿈을 꾼다는 안재민.

“2018년은 오산중이 다 쓸어먹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는 다소 저돌적인 출사표를 내던지는 그의 모습서 중등 최고 센터백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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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관세 협상’ 일본과 비교해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럼프발’ 통상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서 못 박은 시한은 끝났다. 우리나라는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날 타결했다. 이제 협상 결과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때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 <일요시사>가 세부 내용을 들여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을 상대로 돈을 번, 즉 대미 무역 흑자를 거둔 나라들이 표적이 됐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전 세계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숫자를 외칠 때마다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하루 전 극적 타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통상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지난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등 대형 정치 이슈가 거듭되면서 미국과 협상을 하고 싶어도 테이블에 앉을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태였다. 실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등이 협상에 나섰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또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최 전 부총리 탄핵안 상정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미국과의 협상은 큰 진전 없이 시간만 흘렀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좀처럼 미국 실무진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산업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시한은 지난 1일로 못 박았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체결로 사실상 무관세 수준이었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핵심 수출 품목에 붙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관세 이외의 수단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을 허물라는 압박도 가해졌다. 쌀이나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정밀 지도 반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상황과 맞물려 쉽게 내주기 어려운 조건들이었다. 일·EU와 같은 15%로 막아 대미 투자는 3500억달러로 협상도 난항을 겪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 통상 협상을 하루 앞두고 출국하려다 미국 측의 취소로 불발하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한을 닷새 앞두고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만남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차례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일본의 협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우리나라가 최소한으로 맞춰야 할 기준이 생겨버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자동차 등 수출 품목이 일부 겹치기에 일본보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이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다. 기존 25%에서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59조원)를 투자할 것이고 이 중 90%의 수익을 미국이 받게 된다고도 했다. 동시에 자동차와 농산물을 일부 개방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지난달 27일에는 미국과 EU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산 에너지 7500억달러(약 1030조원) 구매 및 대미 투자 6000억달러(약 820조원) 확대 방안을 담은 ‘무역협정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EU의 협상 타결로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무엇을, 얼마나 내놓느냐가 관건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대미 투자액이었다. 애당초 통상 전쟁 자체가 타국이 얻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터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에 대미 투자라는 일종의 ‘청구서’를 요구한 셈이다. 일본이 5500억달러, EU가 6000억달러를 미국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 날아올 청구액에 관심이 쏠렸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3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멋대로’ 외교에 우리나라 협상팀이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쌀 소고기 지켰다는데 우리나라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협상을 타결했다. 일단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동차 관세율은 15%,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도 약속받았다.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일본, EU와 같은 합의 내용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민감한 품목으로 분류됐던 쌀과 쇠고기 등의 개방은 하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전면 개방을 언급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 대미 투자액은 3500억달러(약 490조원)로 결정됐고 1000억달러(약 140조원)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상황은 지난해 기준 각각 660억달러 흑자, 685억달러 흑자로 규모가 유사한 상황에서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35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 펀드 규모는 2000억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미국과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미 조선협력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협상팀은 조선 협력을 내세운 게 협상 타결의 ‘키’였다고 자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하며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매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따온 표현이다. 자동차는 관철 못 해 아쉬운 부분으로는 자동차 관세를 꼽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가 0%였다. 2.5%였던 일본과 비교해 근소하게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과 똑같은 15% 관세가 결정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우리나라 협상팀이 끝까지 자동차 관세 12.5%를 요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협상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일단 ‘최악은 면했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지기 전까지 유예 기간을 놓쳐 관세 25%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의견이다. 동시에 미국이 내민 청구서의 구체적인 부분을 더 살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일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타결 발표와 실제 합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된 사항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등 외교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면모를 보인 적이 여러 차례 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는 협상 기술을 사용한다는 평이다. 정밀 지도·국방비 등 안보 이슈 백악관서 만나 대통령끼리 담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의 협상 타결 내용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정상회담이 ‘진짜’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는 “한국이 투자 목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추가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투자액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추가 청구서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정밀 지도 반출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도 반출과 관련해) 우리가 계속 방어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한국과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군사기밀 유출을 우려해 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막아왔다. 정밀 지도에 해외 기업이 가진 위성사진을 결합하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지도 정보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계와 IT업계는 정밀 지도를 반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을 국방비 예산으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달러를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는 등 전방위로 요구한 바 있다. 추가 청구 나올까?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나토 회의에는 이 대통령 대신 위성락 안보실장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딜을 벌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