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42>글로벌 금융불안 돌파구

악재? 지금도 바닥!…“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

2011년 여름 글로벌 금융 불안이 국내 주식 시장을 강타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수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 그렇다면 국내 부동산 시장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주식시장 불안정’수많은 소액 투자자들 손해
2008년과 달리 국내 부동산 시장은 요동 없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과 관련해 국내 부동산 시장엔 아직까지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어떠한 악재가 터져도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느낌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심리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땐
부동산 시장 직격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땐 어땠을까. 당시는 부동산 시장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 전까지 글로벌경제의 위기로 인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사례도 없었다.
 
IMF는 우리나라 경제가 파산직전까지 이를 정도로, 이번 글로벌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리고 미국의 경제가, 더구나 완벽하다고 알려져 있었던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붕괴된다는 것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대한민국이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머나먼 미국의 금융에서 발생한 위기로 인해 국내 부동산이 타격을 받겠냐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부동산을 포함한 경제는 세계경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태에서 실질구매력 감소로 인해 수요자가 시장에 존재하지 않아 가격은 전국적으로 침체기를 맞이하게 됐고, 이후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가격이 상승해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됐다.

그렇다면 건설업체의 향후 전망은 어떨까. 이미 도산한 업체들이 적지 않고 앞으로 위험성은 상당히 높다고 보인다. 건설업체는 말 그대로 건설수주를 해야 수익을 올릴 수가 있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다보니 현금흐름상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면 경쟁력이 약한 업체부터 하나둘 문을 닫게 되는 게 현실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아 주택경기 활성화에 힘입어 건설업체가 늘어났는데, 최근엔 지었다하면 미분양이 발생하니 쉽사리 접근하기 어렵다. 더구나 공공부문에서의 발주량도 적어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침체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부도업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증시불안감이 커 금리인상안이 동결되면서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분양 홍수속 유독 ‘수익형’인기 고공행진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 모델하우스 ‘북적북적’
하반기 7800여가구 분양 예정…희소성 따져야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임대형 수익형 부동산은 아파트 시장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금리인상안이 동결되면서 임대수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하 등 정부정책 여하에 따라서 주식이 있는 투자자들이 실물자산이나 수익형 부동산 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이 늘면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역세권이나 대학가 인근, 대기업, 관공서 등 임대수요가 풍부한 곳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투자하고자 하는 지역의 수요와 공급 현황을 파악해야 하며 개발호재와 방향을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수익형 부동산의 특성상 매매가 상승폭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장기간 꾸준한 임대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하반기 전국에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총 7800여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전용면적 20∼30㎡대 소형 주택의 비중이 크며 오피스텔의 경우 600∼800여실의 대규모 단지도 공급을 앞두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한라건설, 쌍용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수익형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어 수요자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한라건설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양재역 인근에 공급하는 ‘강남 한라비발디 스튜디오 193’ 견본주택 오픈 첫날인 지난 12일, 25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비가 오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발 디딜 틈 없는 유닛 내부며 상담 받기 위해 기다리는 방문객 등 진풍경이 연출됐다.

‘강남 한라비발디 스튜디오 193’은 대형건설사가 처음으로 공급하는 소형주택이라는 점에서 분양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국내 최대 오피스 타운 밀집지역 인근에 위치한 입지와 아파트 수준의 생활편의 시설로 적용된 뛰어난 상품 구성에 지하철 신분당선 양재역(9월 개통 예정) 개통 호재까지 겹치며 분양 전부터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문의가 이어졌다.

오픈 첫날 견본주택에는 은퇴 후 고정 소득을 확보하기 위한 40∼50대의 방문객들부터 일부 지방에서 올라온 투자자들도 눈에 띄었다. 분양 관계자는 “입지, 브랜드, 품질 3박자가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면서 소액으로 강남권 진출을 노리던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한라건설은 서울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8월16일 우선청약을 받고 일반 청약은 18일과 19일 이틀간 진행한다. 당첨자 발표는 우선 청약자는 17일, 일반 청약자는 22일이며 계약은 각각 18일, 23∼24일이다.

‘강남 한라비발디 스튜디오 193’은 지하 5층∼지상 12층 1개 동에 도시형생활주택 149가구, 소형오피스텔 44실(공급면적 30∼60㎡)등 총 193가구로 구성된다. 지하 1층∼지상 3층 근린상가, 4∼5층 오피스텔, 6∼12층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이다. 견본주택은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인 서초구 서초동 1322-4번지에 마련돼 있다. 입주는 2013년 7월 예정이다.

지난 13일부터 15일, 광복절 연휴 동안 의정부시 의정부동에서 분양하는 ‘의정부역 맥스타워’견본주택엔 약 5000여명이 몰렸다. 전세난을 피하려는 실수요에 투자수요까지 찾아와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의정부역 맥스타워’는 지하 4층∼지상 19층 연면적 2만 2717㎡의 최대 규모의 소형주택상품으로 의정부역 일대에서 가장 높은 층을 자랑한다. 전 주택형이 최근 늘고 있는 1∼2인가구가 선호하는 소형으로 구성돼 있다.

금리인하 등 정책 따라
주식 투자금 몰릴 수도

총 526세대로 전용면적 24.3∼24.6㎡의 오피스텔 229실과 전용면적 18.1∼18.2㎡로 구성된 도시형생활주택 297세대 규모다. 향후 의정부의 랜드마크 오피스텔이 될 가능성이 크며 의정부에 최초로 보급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희소성도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의정부역 역세권은 유동인구도 많고 백화점, GTX, 경전철 등 개발호재도 몰려 있어 상담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이 몰렸다”며 “오피스텔 예상 수익률과 향후 프리미엄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몇 년 동안 신규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나 지역 최초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경우 높은 청약률과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신규 오피스텔은 입주까지의 기간이 여유가 있어 준공 때까지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기가 수월하고 투기과열지구가 아니라면 계약 후 전매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실제 상반기에 분양을 실시한 이대푸르지오시티, 공덕푸르지오시티, 충무로 엘크루 메트로시티, 가산디지털단지 내 램킨푸르지오시티 등 오피스텔의 경우 5∼6년 만에 신규 공급이 되어 높은 분양률을 보였다. 내부 디자인이나, 옵션, 입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제공 등 새로운 트렌드가 반영되고 노후한 오피스텔에 비해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대단지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 못지않은 부대시설도 잘 갖춰진 곳도 적지 않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역세권 등 교통편이 편리하고 업무밀집지역, 대학가, 관공서 등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몇년간 공급이 없었던 지역이나 최초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경우 희소성, 입주자 선점 면에서 가치가 있겠지만 도시형생활주택 등 경쟁관계에 있는 주거상품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오피스텔 투자 지역 선정시 도시형생활주택에 비해 비교열위에 있는 지역들은 가급적이면 피하고, 추가적인 공급 계획은 없는지 살펴보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신야탑 푸르지오시티’는 오피스텔 168실 및 상업시설을 8월 중 공급한다. 야탑권역에서 6년 만에 공급되는 소형 오피스텔로 연면적 1만6808.38㎡의 지하6∼지상10층 1개동으로 오피스텔(지상 4∼지상10층)과 근린생활시설(지상1∼지상 3층)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원룸형 타입(전용 25.26㎡∼36.75㎡) 162실과 투룸형 타입(전용 39.44㎡) 6실로 총 168실이 공급된다. 최근 공급된 분당∼판교신도시 내 오피스텔 대비 3.3㎡당 평균분양가가 300만원 저렴한 800만원대 분양가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성남시청(1250여명), 판교테크노밸리(16만4000여명), 차병원(1800여명) 등 약 16만7000여명의 풍부한 임대수요가 몰리는 입지에 6년 만에 공급되는 소형 오피스텔이다. 오피스텔은 계약금 10%, 중도금 50%대출(이자후불제)로 자금관리는 한국자산신탁에서 한다. 입주는 2013년 9월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몇 년 동안 오피스텔 공급이 전무했던 천호동과 신촌역, 신천역 등지에서도 분양 예정이다.

서우도 이달 중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구미동에서 ‘미금역 헤리츠’오피스텔 570실을 분양 예정에 있다. 미금역세권에 7년 만에 공급되는 오피스텔로 전용 30∼60㎡의 소형이며 지하 4층, 지상 12층 총 570실 규모다. 전체 물량의 80%가 전용 30㎡ 초소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은평뉴타운 내 처음으로 공급하는 오피스텔인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 812실을 8월 말 분양 예정에 있다.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는 은평구 일대 6년 만에 첫 공급되는 오피스텔로 지하 4층 지상 27층 전용면적 24∼62㎡의 소형 주택으로 이뤄진다.

신규·추가미정 지역
청약률·계약률 높아

이 가운데 85% 이상이 7평 남짓 초소형으로 구성되며, 42㎡(8실)와 54㎡(4실) 등은 테라스로 꾸며진다. 오피스텔에선 보기 드물게 커뮤니티 시설도 다양하게 갖춰진다. 주변 소공원과 연계한 테라스가든 등 테마공원이 조성되며 휘트니스 센터, 휴게데크, 북카페, 비즈니스룸 등이 들어선다. 경기 남양주에서도 지역 최초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인 ‘아인스빌’이 분양중이다.

전용면적 48.92∼117.97㎡형 147실로 구성된 이 오피스텔은 중앙성 도농역세권으로 구리∼판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이용이 편리하다. 또 백화점과 대형마트, 병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가운데 서강대 남양주캠퍼스 개교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3.3㎡당 분양가는 690∼720만원선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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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