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지대’ 게스트하우스의 두 얼굴

혼자가 아닌 ‘나홀로 여행’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얼마 전 제주 게스트하우스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게스트하우스의 문제점들이 제기됐다. 일부 업장서 벌어지는 퇴폐적이고 폭력적인 음주 문화와 제도상의 허점들이 줄줄이 밝혀졌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게스트하우스는 여행객이 공동 기숙사 형태의 방과 주방 등을 공유하면서 머무는 숙박업소다. 여행객 간 공간과 여행객 간 추억을 나누는 긍정적인 취지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터질 게 터졌다”
변종업소 급증

하지만 언젠가부터 일부 게스트하우스의 변질 영업 행태가 들리기 시작했다. 간소했던 게스트하우스 내 저녁 식사 파티 문화가 일부 업장에선 퇴폐적이고 폭력적인 음주 모임 문화로 변질 됐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점차 이런 점들이 우리 사회문제로 이어졌다. 

결국 사단이 벌어졌다. 낭만적인 취지로 생겨난 게스트하우스서 성폭행 사건과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 게스트하우스가 다수 모여 있는 제주도서 벌어진 이 사건은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살인 사건’이라 명명됐다.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살인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달 10일 혼자 제주도 여행을 떠난 20대 여성이 실종 되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그리고 다음 날 실종 여성은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되고 말았다. 수사 결과 20대 여성은 앞서 7일 사망했고 놀랍게도 목졸라 숨지게 한 범인은 바로 피해 여성이 투숙 중이던 게스트하우스의 관리인으로 밝혀졌다. 

용의자는 공개수배가 돼 경찰의 추적을 받았고 약 1주인 뒤인 지난달 13일 충청도의 한 모텔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가해자 관리인은 당시 준강간 행위를 한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이처럼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다수가 오가는 게스트하우스를 관리하며 그곳서 매일 밤 음주 파티를 열어 왔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이 퍼지자 “그간 우려돼왔던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며 게스트하우스의 안전 문제와 당국의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게스트하우스 산업이 지난 10년간 급성장하는 과정서 각종 문제가 노출됐지만 이를 방치한 정부 당국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투숙객 살인에 성범죄, 폭행, 절도…
잇단 범죄 1년새 171곳 경찰 신고

게스트하우스는 해외서 도입된 숙박 형태다. 외국인 여행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숙식을 제공하는 곳으로 주택이나 빈방을 활용하는 도시민박서 출발했다. 영국 등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호텔 모텔 등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숙박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름조차 생소했던 게스트하우스는 ‘나홀로 여행’이 2030세대 젊은 층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2000년대 후반 제주도 도보 여행로인 ‘올레길’이 기폭제가 됐다고 말한다. 올레길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게스트하우스들이 제주도 곳곳에 생겨나면서 일종의 트렌드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이후 게스트하우스 문화는 급속히 퍼져나갔다. 국내 여행은 짧은 시간을 이용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지만 지역 특색을 살린 관광자원이나 콘텐츠가 미비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틈을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만남’을 내세운 게스트하우스가 비집고 들어왔다. 

펜션 모텔 등 기존 숙박시설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층에 어필했다. 2011년 코레일이 도입한 1주일 무제한 철도티켓 ‘내일로패스’의 인기도 한몫했다. 자연스레 20대 미혼 남녀들이 게스트하우스로 몰렸다. 

느슨한 관리를 틈타 일부 게스트하우스들은 무법지대로 전락했다. 음식점 등록 없이 음식과 술을 판매하는 가벼운 탈법은 기본이었다.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무분별하게 게스트하우스를 세우고 최소한의 검증 없이 종업원을 고용하는 업주들도 생겨났다. 

느슨한 관리
알고도 묵인

2015년 서울 명동의 게스트하우스 종업원은 술에 취한 투숙객의 방을 마스터키로 열어 성폭행을 시도했고, 지난해 8월 경북 안동에서는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이 객실 내 욕실 천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성범죄·폭행 등으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제주 게스트하우스는 171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관청은 불법 숙박업을 알고도 묵인했다. 

지난해 10월 제주도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제주도 행정관청이 신고 없이 불법 영업을 한 숙박업소 398개 동을 적발하고도 아무런 행정처분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위는 “농어촌민박이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 편법 운영되고 있으나 행정 당국이 지도·감독을 소홀히 해 사업 취지가 크게 훼손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전국 게스트하우스가 몇 개인지 정확한 통계자료조차 없다. 현행법상 게스트하우스라는 업(業)이 존재하지 않아서다. 일반적으로 게스트하우스라는 간판을 내건 대부분의 숙박업소는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과 관광진흥법상 호스텔업, 농어촌정비법상 농어촌민박사업 중 하나로 신고해 영업하고 있다. 

이 중 대다수 게스트하우스는 ‘농어촌 민박’을 선택한다. 규제가 느슨하기 때문이다. 

농어촌 민박사업은 농어촌지역에 거주하는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을 이용해 농어촌 소득을 늘릴 목적으로 투숙객에게 숙박과 취사시설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숙박업은 공중위생관리법과 소방안전법상 위생·소방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농어촌민박사업은 이를 피해갈 수 있다. 특히 제주도는 제주 시내 일부 지역이 농어촌지역으로 지정돼있어 도심지서도 농어촌 민박사업을 통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게스트하우스를 ‘호텔’이나 ‘여관’처럼 별도의 숙박 개념으로 정하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운영상태를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흥욱 제주여행소비자권익증진센터장은 “불법 게스트하우스 문제가 불거지면 관광산업 전반에 부적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게스트하우스를 별도의 숙박시설로 분류해 법적 기준 및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서비스 규정, 등급제 시행 등의 제도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스트하우스의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 강릉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황모(35)씨는 “블로그 후기 조작 등으로 일단 손님을 끌어모아 한철 장사만 하는 게스트하우스도 있다”며 “이번 사건이 자성의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사건 이후 제주도 게스트하우스는 비상이 걸렸다. 기존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고 예약 문의도 뚝 끊겼다. 몇몇 비정상적인 운영을 하는 게스트하우스 때문에 실제 외국인을 상대로 민박업을 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혼자 오려던 여성분들이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연락이 계속해서 오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게스트하우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19일 광주광역시서 제주도로 2박 3일 ‘혼행(혼자 하는 여행)’을 온 대학생 오모(여·22)씨는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가 뉴스를 보고 겁이 났고 부모님도 호텔서 지내는 게 아니면 여행을 못 보낸다고 하셔서 시내 호텔에 묵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취소
아직 정신을…

한라산 근처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이모(38)씨는 “결국 곪았던 문제가 터진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고칠 것은 확실히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파티 문화가 나쁜 게 아니지만 무허가로 술과 음식을 팔며 유흥을 즐기는 변질된 파티 문제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 곳곳에는 클럽을 방불케 하는 DJ 파티를 운영하거나 24시간 소등 없이 파티를 여는 것을 무기로 여러 파티 게스트하우스가 경쟁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성비(性比) 잘 맞춰주는 게스트하우스’ ‘헌팅하기 좋은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 홈런(성관계를 뜻하는 은어) 치는 법’ 등 게스트하우스를 클럽이나 나이트클럽처럼 묘사한 홍보 글이나 이용자 후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상황에도 일부 게스트하우스들은 투숙객에게서 돈을 받고 음주파티를 벌이는 불법영업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찰청은 지난달 21일 제주도 내 게스트하우스 불법행위를 일제 점검한 결과 9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제주시 구좌읍의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는 투숙객 1인당 3만원을 받고 술과 음식을 제공하다가 적발됐다. 제주시 애월읍의 한 게스트하우스는 손님 20명에게서 각각 참가비 1만8000원을 받고 랍스타와 주류를 제공한 혐의다. 

제주시 한림읍의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는 손님 8명에게서 참가비 1만5000원씩을 받아 주류를 제공하다가 단속됐다. 한림읍의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 역시 파티비 명목으로 1인당 1만5000원씩 받고 주류를 제공한 혐의다. 

신고를 하지 않고 음식점 영업을 할 경우 식품위생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 3곳은 민박요금표나 신고필증을 게시하지 않았다가 적발됐다. 민박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을 경우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과태료 100만원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한림읍 소재 게스트하우스 업주 A(41)씨 등 9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으로 형사 입건하고 행정기관에 통보키로 했다. 

불법·편법업소 우후죽순
양심적인 농촌민박에 불똥

경찰은 각종 SNS 상에서 손님들을 상대로 술과 음식 등을 판매·제공한다고 홍보하면서, 불법 영업을 하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사전 첩보수집 및 112신고 자료 등을 확보해 점검을 실시했다. 

경찰은 행정, 소방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제주도 내 모든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종합 안전진단을 실시, 일정한 안전기준을 충족한 업소에 대해서는 ‘안전 인증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강희용 제주경찰청 생활질서계장은 “업주가 주류를 제공하려할 때 손님들 스스로가 불법행위로 인식하고, 이를 사양하거나 112 신고를 한다면 무분별한 음주파티 문화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광학부 교수는 “행정이 현실을 뒤늦게 따라가는 처지지만 지금은 이런 조치라도 필요하다”며 “다만 행정기관이 매기는 게스트하우스 안전 등급은 실제 게스트하우스 이용자들이 느끼는 안전이나 만족도와 괴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평가에 이용자 경험을 반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법 업소 불똥
자정 노력 필요

제주시 오등동서 1992년부터 농어촌민박업을 해온 감귤농가 김모(73)씨도 “여행자에겐 소박하고 깨끗한 공간에서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농가에겐 농외소득원이 되는 모범적인 농촌 게스트하우스도 많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진짜 농어촌민박’이 타격을 입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업주들의 자정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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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