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계올림픽> ‘미리 보는 평창’ 대한민국 메달 유망주

빙판·설상 주인공 ‘나야 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오는 9일부터 17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사상 최대 규모인 총 92개국 2925명의 선수가 참가해 15개 종목 306개의 메달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종합순위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서 치러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이하 평창올림픽)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만큼 경기에 걸린 금메달 수도 처음으로 100개가 넘는다. 선수들은 설상 70개, 빙상 32개 등 총 15개 종목 102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우리나라는 전 종목에 144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지난 2014 소치올림픽 당시 6종목 71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전까지의 최고 성적은 2010 밴쿠버올림픽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거둔 종합 5위다.

우리나라는 지난 17번의 동계올림픽서 금메달 26개를 따냈다. 그중 21개가 쇼트트랙, 4개는 스피드 스케이팅서 나왔다. 1개는 밴쿠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서 김연아 선수가 목에 걸었다. 이를 두고 메달 편중이 심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역으로 말하면 두 종목이 세계 최강 수준이라는 뜻도 된다. 이번 평창올림픽서도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은 우리나라에 메달을 안겨줄 효자 종목으로 분류된다.

세계 최강 최민정


최민정이 2014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서 전 종목을 석권하며 4관왕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제2의 심석희’라 불렸다. 이후 시니어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최민정은 2014∼2015시즌부터 월드컵 무대서 메달을 목에 걸기 시작했다. 파죽지세로 성장한 그는 이제 심석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여자 쇼트트랙 간판이 됐다.

현재 최민정의 몸 상태는 최고다. 2017∼2018시즌 1∼4차 월드컵서 금메달 8개를 쓸어 담았다. 500m, 1000m, 1500m까지 세계랭킹 1위다. 3000m 계주 역시 우리나라가 1위에 올라 있는 만큼 4관왕도 꿈은 아니다. 

현재 여자 쇼트트랙에선 500m 금메달이 한 번도 없다. 최민정이 금메달을 따낸다면 전이경, 진선유에 이은 쇼트트랙 여제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픔을 딛고 심석희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주장 심석희는 개막을 코앞에 두고 홍역을 치렀다. 여자 대표팀 코치로부터 손찌검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던 것.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심석희는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조이고 금빛 담금질에 매진하고 있다.
 

심석희는 지난 2014 소치올림픽 3000m 계주서 이를 악물고 트랙을 질주해 우리나라에 금메달을 안겼다. 당시 열일곱의 심석희가 보여준 열정과 투혼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여전히 여자 대표팀 에이스인 심석희는 이번 대회서도 1000m, 1500m, 계주서 금메달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무서운 막내 황대헌


2014 소치올림픽서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선봉장에는 황대헌이 섰다. 황대헌은 평창 올림픽 개막 2일째인 10일 우리나라에 첫 금빛 낭보를 전할 가능성이 높다.

밴쿠버 넘어 최고 성적 노려
각종 악재 딛고 막판 스퍼트

황대헌은 앞서 2∼3차 월드컵서 1500m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1차와 4차에서는 2위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종목은 5000m 계주. 황대헌은 “개인전 전 종목에 나간다. 모두 신경 쓴다”며 “그래도 계주가 가장 중요하다. 형들과 함께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

이상화가 한국 빙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500m서 금메달을 따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서 3연패를 이뤄낸 선수는 여자 500m의 보니 블레어(미국)가 유일하다.
 

이상화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현재 500m 세계랭킹 1위 고다이라 나오를 넘어서야 한다. 고다이라는 이상화가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는 사이 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최근 기록 차이가 줄고 있고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이 더해진다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초대 챔피언? 이승훈

이승훈은 이번 대회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매스스타트의 첫 금메달을 노린다.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시작했다 쇼트트랙으로 종목을 바꾼 뒤 다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된 그는 2010 밴쿠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서 금메달, 5000m서 은메달을 따내며 ‘빙상 남신’으로 떠올랐다.
 

2014 소치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 출전인 평창 올림픽서 그는 남자 5000m, 1만m, 매스스타트, 팀 추월 등 4개 종목에 출전한다. 매스스타트는 여러 명의 선수들이 400m 트랙을 16바퀴, 6400m를 돌며 각 기점마다 획득한 점수를 더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현재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은 월드컵 4차 대회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담금질을 마쳤다.

부상을 넘어라 김보름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김보름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중·장거리 종목서 강세를 보였다. 장거리 레이스인 매스스타트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다. 김보름은 지난 2016∼2017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서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최근 김보름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다.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1차 대회서 허리 부상을 입은 게 컸다. 2차 대회는 출전하지 못했고 3차서 11위를 기록하면서 세계랭킹이 10위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4차 대회서 동메달을 따내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꿈꾸던 도전 최다빈

최다빈은 지난달 26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서 열린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서 총점 190.23점으로 여자 싱글 종합 4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기록에는 뒤졌지만 시즌 최고 점수라는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최다빈은 지난해 모친상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부츠와 부상 문제도 따라 다녔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컨디션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자국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부담도 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빙상보다 설상 종목에 금메달이 더 걸려있지만 우리나라는 ‘설상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번 대회서도 빙상 종목에는 32개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설상은 그 두 배가 넘는 70개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서 사상 첫 설상 종목 메달에 도전한다.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첫 금 사냥 윤성빈


스켈레톤 ‘신성’ 윤성빈이 우리나라에 사상 첫 설상 종목 금메달을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준비는 완벽하게 마친 상태다. 윤성빈은 총 8차에 걸친 월드컵 대회 중 1∼7차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휩쓸며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했다.
 

4년 전 출전 선수 중 16위를 기록했던 윤성빈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후보 0순위로 부상했다. 하루에 두 번, 이틀에 걸쳐 총 4차례 활주하는 스켈레톤은 한 번의 실수가 순위를 좌우한다. 전 세계에 있는 전용 트랙마다 전체 길이와 곡선이 다른 만큼 일찌감치 코스 적응훈련에 돌입한 윤성빈은 홈 이점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배추보이]
[이상호]

이상호는 어린 시절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서 훈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서 메달을 노리는 그는 한국 스키에 첫 메달을 안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노보드 알파인은 스노보드를 타고 가파른 경사를 누가 빨리 내려오는지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전통의 강호 쇼트트랙부터
불모지였던 바이애슬론까지

이상호는 2017∼2018 시즌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랭킹 9위를 기록하고 있다. 1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만큼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앞서 그는 지난해 3월 터키서 열린 월드컵서 2위에 올라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월드컵 메달을 획득하는 등 이미 여러 차례 한국 스키 역사를 새로 쓴 바 있다.

문턱 넘는다 최재우

최재우는 각종 대회서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를 단골로 달았다. 하지만 번번이 메달 문턱서 좌절하는 일도 많았다. 15세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2014 소치 올림픽 1차 예선서 10위를 기록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2차 예선서 실수로 코스를 이탈해 실격했다.

2014 소치올림픽 이후 턴 기술 보완에 나선 그는 지난해 12월 핀란드 월드컵서 6위, 중국 대회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년 반 정도 최재우에 대한 심리지원을 진행한 황승현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위원은 “(최재우는) 챔피언 기질이 있다”고 평가했다. 심적 안정까지 장착한 그는 평창올림픽서 시상대에 서겠다는 각오다.

출격만 남았다 원윤종-서영우

봅슬레이는 첫 동계올림픽인 1924년 샤모니 대회부터 정식 정목이었지만 아시아권 선수가 메달을 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과 서영우는 이번 대회서 첫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각오다.
 

이들은 지난 2016년 1월 열린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월드컵 5차 대회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아시아 최초 타이틀을 따낸 바 있다. 2016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두 선수는 지난해 다소 주춤했지만 평창 올림픽 메달권을 정조준하면서 훈련에 매진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월드컵 3차 대회서 6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리는 등 상승세를 탔다. 내친 김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목표로 마지막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푸른 눈의 국가대표’인 귀화선수가 19명이 출전한다. 

전체 우리나라 선수단 144명의 13%에 달하는 숫자로,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이 평창 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아이스하키다. 남자 아이스하키 7명, 여자 아이스하키 4명 등 총 11명이 귀화선수다. 

이외에도 크로스컨트리 1명, 프리스타일 스키 1명, 루지 1명, 바이애슬론 4명, 피겨 아이스댄스 1명 등이 태극마크를 달고 평창을 누빈다.

애국가 듣는 귀화 선수들

안나 프롤리나, 예카테리나 압바쿠모바, 티모페이 랍신 등 세 선수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러시아서 우리나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들은 바이애슬론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서 메달을 거머쥐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것으로 러시아가 특히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세 선수 가운데 랍신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 대표를 지냈고, 국제 바이애슬론연맹 월드컵서 6차례나 우승한 전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랍신의 등장은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는 바이애슬론 종목 사상 첫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평창에 오는 해외 스타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진행된다. 총 92개국 선수 3000여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회인 만큼 해외 스타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우리나라 선수들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스타들이 실력을 뽐낼 무대가 될 평창 올림픽. 해외 스타들의 활약은 또 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 알파인 스키)= 린지 본은 현재 단연 최고의 겨울스포츠 스타다. 알파인 스키 최강자인 본은 2010 밴쿠버 올림픽 여자 활강서 금메달을 땄고,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통산 79회 우승으로 여자 선수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평창서 금메달을 따고 명예로운 은퇴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새 피겨여왕’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메드베데바는 여자 싱글 우승 1순위로 꼽힌다. 2016, 2017년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메드베데바는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가 갖고 있던 세계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점프 기계’라고 불릴 정도로 기량은 의심할 나위 없지만 오른 발등 골절로 공백기를 가진 게 변수다.

▲‘스키의 왕’ 에릭 프렌첼(독일, 노르딕 복합)=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가 결합한 노르딕복합은 유일하게 여자 경기가 열리지 않는 종목이다. 그만큼 초인적인 신체 능력이 필요하다. 에릭 프렌첼은 이 같은 노르딕복합 종목서 꾸준히 왕좌를 지키는 중이다. 그는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대다수의 선수들은 주종목이 있지만 그는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 모두 세계적인 수준이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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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