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동계올림픽> ‘미리 보는 평창’ 철통경계 안전한 축제

테러 없는 '평화올림픽' 즐기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평창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불안정한 세계 정세와 맞물려 치러지는 올림픽인 만큼 테러에 대한 위험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일각에선 이전 올림픽 때 있었던 테러 피해를 떠올리며 불안감을 표시했다. 이런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와 관련기관들은 ‘테러 없는 올림픽 만들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지난달 29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관으로 평창올림픽 기간 중 테러·재난·안전 등 위기상황 발생과 관련한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정 실장은 특히 “이번 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됨과 동시에 북한이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며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조직위를 비롯하여 관련기관은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청, 만반의 준비
대검찰청도 가세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이를 위해 대회 조직위원회는 물론 대테러안전대책본부, 강원도청, 경찰청, 소방청 등 유관기관과 종합적인 위기상황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우선 위기발생 시 18개소의 현장안전통제실로부터 대테러안전대책본부를 경유해 현장상황을 실시간 보고 받기로 했다. 

또 유관기관과의 상황평가를 통해 대응수준을 검토한 후 대통령 (또는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하고 관련 정부부처와의 통합적인 조치가 가능하도록 대응체계를 정립했다. 

이와 관련해 첨단 IT기술을 접목해 지형정보시스템(GIS) 기반의 올림픽 관련정보를 통합한 ‘올림픽 특별상황판’을 설치해 관련기관과 정보를 공유한다. 또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CCTV 및 화상회의망을 연동해 공통의 상황인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현장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행안부서 추진한 국가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 2300여대를 시범 운용해 위기관리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위기관리를 위해 현장 대응조직은 조직위·대테러센터·군·경·소방 등 19개 기관서 인원 6만여명이 편성돼 성공적인 대회운영과 우발상황 대처를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에 구축된 범정부 위기관리체계를 바탕으로 올림픽 개회식으로부터 패럴림픽 폐막식까지 위기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안전하고 성공적인 평창올림픽을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검찰청도 평창올림픽 관련 테러 대비 훈련을 진행한다. 

대검 관계자는 “2월1일 또는 2일 중에 평창올림픽서 발생할 수 있는 테러를 가정해 시뮬레이션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검 공안부가 주관하며 공안 검사들과 사이버 테러 전담 검사들이 참여하게 된다. 대검에 따르면 훈련은 여러 가지 위기 상황을 가정한 모의 대응 방식으로 진행되며, 훈련 중에 검찰 공안대책협의회도 함께 열린다. 

대검 관계자는 “화상 모니터를 통해 회의를 하면서 평창올림픽 테러준비 상황을 전반적으로 챙겨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종합적 위기상황관리 가능 시스템 재정비
군·경·소방 등 19개 기관 6만여명 편성

행사장소인 평창과 가까운 춘천지검, 강릉지청, 영월지청을 포함해 서울중앙지검과 수도권 지역 검찰청이 훈련에 참여할 계획이다. 물리적 테러뿐만 아니라 사이버테러 공격에 대한 대비훈련도 한다. 

대검 관계자는 “경기방송 중계 시 사이버테러 공격으로 화면 송출이 중단되는 사태 등을 막기 위해 주요 방송사가 속해 있는 검찰청도 훈련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테러범을 어떻게 잡을지, 경찰 지휘를 어떻게 할지, 또 관계 법령은 뭘 적용할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와 경찰청도 평창올림픽 안전 확보를 위해 외국인범죄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두 기관은 테러 사범·외국인 범죄자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들을 입국금지 조치해 대회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올림픽 전후인 7일부터 25일까지 외국어와 수사능력이 뛰어난 경찰 수사관과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조사팀으로 외국인범죄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권역별로 합동 순찰·검문검색 등 범죄 예방과 대응 활동을 벌인다. 

두 기관은 지난해 2월 경찰관이 사건 현장서 실시간으로 외국인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외국인 체류정보 모바일 조회시스템’을 개발했고 2∼4월에는 불법 입·출국 브로커 등을 합동 단속해 640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바다는 우리가”
해양청 총출동

바다서도 테러대비가 한창이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달 12일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성공개최 지원을 위해 강릉 빙상경기장 주변 인근의 해상과 파출소, 경비함정과 여객선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하태영 경비안전과장을 팀장으로 한 경비작전 분야 실무자로 구성된 현장 점검팀 5명은 강릉항 현장을 찾아 해경파출소 근무실태, 항포구 출입항 선박 통제대책, 여객터미널을 점검했다. 

또 경비함정에 편승해 강릉항 인근 취약 해안에 대해서도 해상순찰을 실시했다. 


동해해경청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기간 해양 테러위협 증가에 따라 해경·해군과의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우발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강릉 경기장 주변 해상 일원에도 해경특공대와 경비함정을 전진배치해 순찰과 안전 활동 등 해상경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특공대는 지난달 16일 오전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서 인천항만보안공사(IPS) 등 유관기관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중이용 국제여객선 폭발물 처리훈련과 무장위력(방탄헬멧, 방탄복, 기관총 등 착용) 순찰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평상시 정기훈련과 다르게 실제 다중이용선박인 국제여객선서 폭발물의심 물체를 발견하면 IPS보안팀이 승객을 대피시키고, 중부해경청 특공대가 투입돼 안전하게 폭발물을 제거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또한, 대테러 순찰 시 제1국제여객터미널 보안 상황실 CCTV를 통해 테러 취약구역을 분석하고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명구조 등 국민의 안전과 테러 대응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중부해경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며,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완벽한 해상대테러 순찰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목포항 업·단체 항만보안담당자를 대상으로 평창올림픽 대비 대테러교육을 지난달 30일 목포항 종합상황실 2층 회의실서 실시했다. 


목포항은 목포-제주항로를 이용하는 여객선과 화물선이 다수 입항하는 항만으로 대회기간 중 늘어나는 관광객과 함께 제주도를 통해 무사증으로 입국한 외국인들의 밀입국 시도도 같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이에 목포해수청은 테러 및 보안사고 예방을 위해 테러 위협 요인 분석, 실제 테러 사례, 테러 예방대책 등을 내용으로 하는 대테러교육을 실시하고 테러 예방을 위한 보안 담당자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위기경보 ‘위기’
경찰 막중한 책임

아울러 목포해수청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대회 기간 중 테러 및 보안사고 예방을 위해 항만보안대책 수립·시행, 취약시간대 불시 점검 등 평창올림픽의 안전한 진행을 위한 조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도 성공적인 평창올림픽·패럴림픽 개최 지원을 위해 화생방 테러 대비 출동준비태세를 마쳤다. 

화방사는 “완벽한 화생방 대비태세 확립을 위해 강도 높은 출동준비태세 최종 점검을 마쳤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화방사는 이번 점검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중 화생방 테러 대비작전에 투입될 장병들의 임무 숙지 상태와 출동장비·물자의 가동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다. 

사령부는 그동안 평창과 강릉 일대서 수차례에 걸쳐 민·관·군 통합 화생방 테러 대비훈련을 진행, 화생방 테러 대응작전 능력을 키우며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노력해왔다. 

허유봉(육군준장) 화방사령관은 작전에 투입되는 장병들에게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화생방 테러가 발생할 경우 현장서 즉각 조치할 수 있는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우리의 임무와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회의 성공 개최와 세계인의 안전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진 경찰은 13개 대회시설과 8개 지원시설에 대한 경비 및 대테러 활동을 수행한다. 

더불어 외국 선수단 및 주요인사 신변보호, 개·폐회식 경호 및 경비, 교통소통, 112 순찰 등 다양한 분야서 원활한 대회 운영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경찰은 경찰청 평창올림픽 기획단을 중심으로 치안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교태 기획단장은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지난달 25일부터는 단계적으로 경력 8975명이 경기장과 선수촌 곳곳에 배치돼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양 위협에 해경-해군 협업
경찰 9000여명 곳곳서 활동 

최근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테러 위협에 맞서 경찰은 국내외 정보·대테러기관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며 테러 대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월1일부터는 경찰특공대가 경기장 주변에 배치되며 서울을 비롯한 전국서 테러위기경보가 ‘위기’로 격상된다. 

국가중요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 테러취약시설에 대한 대테러 대비태세를 보강하고 국내 공·관저에 대한 경비도 강화한다.

특히 경찰은 총기·폭탄·차량 테러 등에 대비해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인터넷을 통한 불법사유총기 관리 및 단속을 강화하고 폭발물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경기장 주변에서는 2중, 3중으로 촘촘한 검문검색을 실시한다. 

경기장과 지원시설, 행사장에는 대인검색시설이 97개소 설치되고, 차량검색시설도 39개소 운영된다. 

김 단장은 “우리나라는 국가경찰 시스템이라 전국 어디서든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 각종 설비를 총동원하고 촘촘한 망을 구축해 대테러 첩보수집 및 관리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며 “테러지원국 입국자를 포함한 테러 관련 인적위해자에 대한 정보활동을 강화, 국제 테러리스트들의 입국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드론을 이용한 테러에도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경찰특공대가 곳곳에 배치되며 전파차단장치 등 최신장비도 활용한다. 대회시설 주변은 임시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되고 드론은 반입제한물품으로 지정된다. 

김 단장은 “드론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경기장 안으로 휴대해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경기장 주변 고지대에 드론 감시팀을 운영, 공중서 위해 요소를 감시하고 최악의 경우 격추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가 설 명절 연휴와 겹치는 만큼 김 단장은 교통소통과 민생치안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국민 홍보를 통해 교통량을 분산, 소통을 확보하고 유연하고 탄력적인 교통관리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환승 주차장도 있고 경기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되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줬으면 좋겠고 곳곳에 경찰관이 배치되니 어려운 일이 발생할 경우 112신고 등을 하면 즉시 현장조치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빈틈이 없다”
 1년간 준비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 ‘평창올림픽 기획단’을 중심으로 종합치안대책 및 세부시행계획 등을 단계별로 수립해 지난 1년간 빈틈없이 대회를 준비해왔다”며 “계획대로 현장서 실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점검하고 대회 지역 및 전국 주요 도시의 치안을 유지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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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