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창업시장 결산

2030여심을 잡으면 성공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를 넘어설 전망이다. 소비자 심리지수도 최근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오랜 불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자영업 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창업시장은 경기회복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여전히 어렵다는 소리가 가시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업종은 올해 창업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선전했다.

‘2030 여성을 잡으면 성공한다’는 창업시장의 불문율이 있다. 올해 경기 흐름이 미묘하게나마 상승하자 곧바로 2030 여성의 민감한 촉이 반응하면서 다시 한 번 젊은 층 여성의 영향력이 크다는 창업시장의 불문율이 증명되었다. 

시장 주도 층

여성 고객이 70~80%가 넘는 베트남 쌀국수, 수제샌드위치는 올해 급성장했고, 수제버거와 수제쌀핫도그도 여성 수요층이 업종의 성장을 견인했다. 베트남 북부식 쌀국수 ‘에머이’ 돌풍이 일 년 내내 계속됐다. 베트남 남부식 쌀국수인 ‘미스사이공’‘바푸리 포’‘포삼팔’은 쌀국수 한 그릇에 3800~3900원 하는 착한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파고들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좋아했던 분짜로 인기를 끈 ‘분짜라임’‘분짜라붐’도 선전했다. 수제샌드위치는 ‘써브웨이’가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내 브랜드인 ‘샌드리아’도 직장여성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선전했다.

과당경쟁인 커피전문점 역시 돌파구는 2030 여성이었다. 이들이 좋아하는 케익, 빵, 베이글, 샌드위치, 토스트 등 디저트를 내세운 카페가 노동력이 덜 드는 업종을 원하는 창업자들과 여성 창업자들을 유인하면서 많이 증가했다. ‘투썸플레이스’‘라떼떼’‘커피베이’‘디저트39’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커피원두의 품질은 최고급으로 가격은 중간 가격대로 공급하는 연두 공급 업체인 ‘연두커피’도 젊은 여성 고정고객이 증가하면서 대형 유통업체와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의 주문이 많이 늘었다. 


한편, 주점은 젊은 직장여성들을 타깃으로 나만의 공간을 확보한 칸막이 인테리어의 이자카야 전문점이 인기를 끌었다. 서울 교대 앞에 있는 ‘이주사목로청’은 늦은 밤까지 젊은 남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1인 가구 비율은 28.5%, 2인 가구 비율은 26.9%이다. 이에 따라 혼밥족, 혼술족을 겨냥한 업종이 부상하고 있다. 도시락 체인 1위 브랜드인 ‘한솥도시락’은 올해 700개점을 넘어섰고, 특히 점포 내에서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이팅 라운지(eating lounge) 점포가 인기를 끌었다. 1~2인 가구 증가를 겨냥한 점포로 컵라면과 국, 음료도 판매하고 있어 즉석 도시락 메뉴와 함께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 밖에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본도시락’‘오봉도시락’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일반 음식점도 도시락 메뉴를 선보이면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이미 과당경쟁에 빠진 편의점은 도시락 등 신선식품 비중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시락과 샐러드뿐 아니라 술안주 메뉴 등 식품 메뉴를 다양화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확보하여 일종의 음식 편의점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해서 특히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1~2인 가구 증가로 창업 업종도 다양화되었다. 1~2인 가구가 주 고객인 세탁편의점과 셀프빨래방도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았다. 맛집배달 앱인‘식신히어로’‘배민라이더스’‘푸드플라이’ 등도 맛집 고객들의 주문이 이어지면서 성장했다. 푸드트럭도 인기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으면서 동네상권과 야시장에서 다양한 아이템들이 등장했다.

분짜, 수제 샌드위치, 디저트카페 급성장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서비스업 인기

골목상권에서 메뉴와 운영방식의 차별화로 틈새시장을 뚫은 업종도 있었다. 치즈닭갈비 전문점 ‘홍춘천’은 매운 맛의 국물소스 닭갈비, 해물 닭갈비 등으로 메뉴를 차별화했다. 주방에서 미리 조리해서 각 테이블에 내놓는 서비스로 차별화하며 큰 인기를 끌면서, 올해에만 가맹점 80개를 열었다. 

닭발요리 전문점 ‘본초불닭발’과 오징어 해물포차 ‘오징어와 친구들’도 초보자도 쉽게 주방요리를 할 수 있는 점포운영 시스템 구축으로 골목상권을 파고들었다. 


순대국밥, 소고기국밥, 동태탕 및 명태요리, 황태요리, 코다리찜, 김치찌개 등도 가겹게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친서민 음식임을 무기로 선전했다. 

가성비를 넘어 나만의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이 강했다. 고급음식인 장어와 한우1등급 소고기까지 무한리필 하는 업종이 주목받았다. 

일인당 객단가가 2만원 내외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장어와 한우1등급 소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품격 있는 외식을 즐기고자 하는 가치소비 고객들을 유인하기에 충분했다. ‘무한장소’와‘소도둑’이 대표적인 브랜드다. 일본 가정식 메뉴를 중간 가격대에 판매하는 ‘오후정’‘토끼정’등도 가치소비 트렌드를 주도해나갔다. 

배달업종에서도 가치소비 흐름이 일었다. 레드오션 시장인 치킨은 무항생제 닭과 쌀가루로 튀긴 치킨이 큰 주목을 받았다. ‘자담치킨’과 ‘안심치킨’은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이지만 올해 점포가 많이 생겼다. 치킨시장 선두 브랜드인 ‘교촌치킨’도 쌀치킨 메뉴를 선보이면서 자녀의 건강을 중시하는 엄마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찾으려는 라이프스타일의 확산에 부응한 업종이 많이 생겼다. 수시로 휴식을 취하고, 틈틈이 자기 개발에 몰두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카페와 스터디룸 등 시설 사업이 속속 등장했다. 

가치소비 심리

창업비용이 비교적 많이 들지만, 육체적 노동이 적게 들어 중산층이나 화이트칼라 출신들에게 인기 업종으로 꼽힌다. 모임공간을 대여해주는 스터디센터와 소호사무실 대여 비즈니스센터도 각종 동호회 모임이나 스터디 및 미니 세미나의 증가로 선전하고 있는데, 특히 ‘토즈’는 올해만 100여개 점포를 개설하면서 중산층 화이트칼라 업종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코쿤(cocoon) 업종인 스크린야구, 스크린테니스장, 스크린사격장, 방탈출 카페, VR방 등이 크게 증가했다. 짧은 휴식을 위한 수면카페, 마사지숍, 힐링카페 창업도 인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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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