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38> 풍수지리와 주택

아무리 길지<吉地>라도 사람 살아야 명당


부동산 시장에 풍수지리 열풍이 불고 있다. 풍수지리와 관련된 강좌에는 적지 않은 수험료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반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등 풍수지리는 지역분석과 개별분석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선택에 반영하는 투자자 늘어 “지역·개별분석 유용”
집 형태·위치·방향 중요…대문·안방·부엌도 봐야

‘풍수지리’란 원래 자연지리 현상을 인간생활에 편리하게 이용해 인간의 발전과 행복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또한 땅의 변화 현상을 이해해 명당 길지를 찾아 사람이 거주하는 건물을 짓거나 조상의 유골을 편하게 모셔 땅의 지력에 의하여 거주자와 자손의 부귀영달과 행복을 꾀하는 게 목표다.

자연에 순응하면
부귀가 약속된다

지금은 그 의미가 국토 이용의 합리성과 보존성, 효율성을 극대화해 자연과 조화된 균형 있는 국토개발과 인간의 안전과 편리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풍수지리는 크게 음택과 양택 두 가지로 분류된다. 음택은 죽은 사람이 있는 집이다. 양택은 산 사람이 사는 집을 말한다. 죽은 사람의 주거를 다루는 음택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으나 산 사람들의 주거를 다루는 양택은 지관들마다 양기와 양택으로 불러 혼동을 일으킨다. 문자 그대로 양기는 집터를, 양택은 집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지관들은 흔히 지칭되는 가옥을 대지와 건축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들에 의하면 땅의 생기에 감응 받는 것은 건축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대지, 즉 땅의 생기에 영향을 받는 만큼 양기가 옳은 것이고, 그 반대판들은 기지 선택 못지않게 건물의 방위와 배치가 거주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양택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잘 알려진 여러 가지 풍수서에 따르면 양기와 양택은 엄격히 구분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양기는 도읍지 또는 군현과 취락지를 애기할 때 사용되며, 양택은 개인의 집을 다룰 때 사용된다고 정의한다.

이는 묘지나 집터를 선정할 때 똑같은 이치라 보는데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양택이든 음택이든 그 조산, 내룡, 과, 협, 기, 정과 청룡, 백호, 조산, 안산, 나성, 수구 등을 똑같이 보면서도 양택의 경우는 그 혈장이 넓으면 도읍지, 그것보다 작으면 주읍이, 그리고 아주 작으면 향촌이, 그 보다 더 작으면 주택이 들어서고 그 보다 더 작으면 무덤이 된다는 이론이다.

양택은 이런 땅의 생기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의 형태와 위치, 방향을 더 중요시한다. 더 세분하면 집의 대문, 안방, 부엌 등을 보는데 이것을 양택삼요결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풍수지리에서 보는 좋은 집터와 나쁜 집터를 판별하는 요령은 무엇일까.

풍수지리에서는 양택삼요결을 인간생활에 가장 중요한 법으로 보고 있다. 이 법을 따르면 자연에 순응하는 것으로 천지이치에 맞아 부귀가 약속되는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비천과 궁색이 따른다고 본다. 이에 대해 풍수지리 연구가들은 양택론을 현대 생활에 맞도록 풀이해 주택의 선택요령을 다음과 같이 종합하고 있다 

우선 좋은 집에 대한 개념으로 첫째는 따뜻해야 한다. 풍수지리가 자연의 섭리를 이용하고자 하는 학문임을 감안 한다면 양택에서 풍은 적절한 공기의 소통을 도모하고 맞바람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기온을 따뜻하게 하려면 집의 방향이 남향이어야 하므로 집은 북이나 북서쪽에 등을 대고 남쪽이나 동남향을 하고 있으면 자연히 따뜻하기 마련이다.

따뜻하고 도로에 인접해야 ‘좋은 집’
막다른 골목길에 담 트면 ‘나쁜 집’

만일 그 반대면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에는 북서풍이, 여름에는 동남풍이 불어오기 때문에 겨울이면 춥고 여름이면 오히려 길을 막고 있는 건물을 오랫동안 관찰해 보면 결국은 그 건물이 헐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햇볕과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생기는 땅에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태양으로부터도 받는다. 또한 모든 생물은 햇볕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서향햇볕은 오히려 생기를 잃게 하는데 서향의 아파트 베란다에 있는 화초가 싱싱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안정감이란 대지의 형태뿐 아니라 건물자체에도 적용된다. 이를테면 교회건물 같이 뾰족한 것은 교회같이 특수한 의미에서는 가치가 있겠지만 보통 가정집으로 서는 부적격하다. 경사가 심해 불안한 형태의 가옥이 매매 때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 또한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세 번째는 도로에 인접해야 한다.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과 일맥상통 하지만, 교통이 편리하다고 해도 부지연장과 같은 위치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대지의 사면 중에서 최소한 한 변만은 도로에 접해야 하는데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도로의 교차점으로 코너가 되는 대지다.

풍수지리에서는 물이 만나는 주위에 혈이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 양택에서는 도로를 바로 그러한 물로 보기 때문에 도로가 만나는 것에 양택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실제로 코너 땅과 그 옆의 땅과는 가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상업지역 일수록 그 의미는 크다. 

북·북서 등지고
남·동남 향해야

네 번째는 교통이 편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명당이라도 사람이 쓸 수 있을 때 명당이다. 다시 말하면 이용가치가 없는 물건은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효용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통이 좋아야 귀한 손님도 오고 복도 들어온다. 교통의 중심지는 바로 상권이 발달하고 인간생활의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집 앞의 전경이 좋아야 한다. 활동의 근원지이며, 성장의 요람인 주택의 전경은 그 집에 사는 인간에게 정신적인 안정과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어 건전한 사고를 하게 만든다. 정신적 질환이 없어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 

반면 집을 선택할 때 우선 제외 시켜야 하는 사항을 10가지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①막다른 골목길은 좋지 않다 = 양택에서 길은 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막다른 골목길은 길을 막았다는 의미다. 또 물을 막은 것은 수침을 받는 것이며, 결국 수력에 무너지므로 폐가를 의미한다. 길을 막고 있는 건물을 오랫동안 관찰하면 결국은 헐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②집안에 지붕보다 높은 나무가 있으면 좋지 않다 = 나무가 크다는 것은 뿌리가 상대적으로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집의 생기를 나무가 받아 거주자들에게 무익하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집안에 큰 나무가 있으면 번개의 낙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벌레들이 들끓어 병을 옮겨 올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집이 나무 그늘에 가려 항상 습하고 음지가 되어 집안을 침울하게 만들 우려가 높다. 풍수지리에서는 또 나뭇가지가 집 바깥쪽으로 뻗어 나가면 조상의 음덕을 받는다고 풀이하기도 하는 데 반면 간교한 종이 나온다고도 한다. 

③생토가 아닌 매립지는 좋지 않다 = 땅의 기는 암반을 타고 흐르는 것이며 생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풍수지리이론은 땅의 기는 생토에만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기가 없는 매립토 위의 주택은 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좋지 않게 여긴다. 다만 이것은 양택의 원칙론일 뿐, 그 길흉은 알 수 없다. 현재 도시계획상 매립지는 얼마든지 있으며, 그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좋지 않다고 보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
그러나 기초를 생토에 세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여건이 맞지 않아 땅의 운기를 받지 못할 때는 방위상의 운이라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집의 형태는 물론 위치·방향에 따라 기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이론이다. 

④망해서 나간 집은 좋지 않다 = 미신 같은 얘기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 집을 사기전에 망한 이유를 보면 틀림없이 집의 좌향이나 대문의 위치, 안방, 부엌 등의 배합에 그 연유가 있음을 볼 수 있다. 

⑤기존 두 집을 담을 터서 한 집으로 사용하면 좋지 않다 = 이것은 출입문이 두 개임을 뜻한다. 그런데 문은 바로 기 또는 도로, 물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기가 들어와 쌓이지 않고 나가 버릴 우려가 있으며 문이 두 개면 주인이 둘이 돼서 집안 꼴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합리적으로 불편하다는 뜻도 있지만 두 집을 가졌다는 것은 그만큼 재력이 있다는 실증이다. 재산이 많다 보면 주인의 외방출입이 잦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안주인이 둘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⑥연못이 마당에 있으면 좋지 않다 = 단독주택에서는 우물이나 연못이 마당에 있으면 그 집터는 바로 수맥이 지나는 집이거나 물이 괼 수 있는 습지임으로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시골에 가면 아무리 마당이 넓은 마당을 가졌다 해도 우물을 집 앞에 파지 않고 동네 우물을 길어다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이러한 논리에 입각한 것이다.
도시에서도 마당에 연못이 있을 경우 조그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물은 썩기 마련이고 썩은 물이 마당에 있음은 질병을 유도하기 쉽다. 이런 집을 방문해 보면 식솔들이 신경통을 앓고 있음을 접할 수 있다. 

⑦형과 동생이 이웃에 나란히 집을 가지고 살면 좋지 않다 = 풍수지리에 보면 한 혈장에 둘을 넣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그것은 음택에서 합장을 하지 말라는 뜻인데, 하나의 기를 둘이서 받으면 그만큼 양이 반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득이 한 경우가 아니면 합장하지 말고 따로따로 모셔 많은 기를 받아야 자손이 잘된다는 이론이다. 형제가 같은 이웃에 살면 남자들은 형이나 동생에게, 즉 잘되는 쪽에 의지하게 되며, 동서간은 시샘을 일으키게 되어 형제가 화목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⑧벽에 금이 가거나 물이 스며들면 좋지 않다 = 기초공사가 부실하다는 것을 뜻하며 배수가 안 된 집이니 붕괴 우려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문서 안방·부엌
보이면 좋지 않다

⑨대문에서 안방이나 부엌문이 보이면 좋지 않다 = 대문은 바로 물의 입구를 뜻하므로 안방이 직수가 되어도 좋지 않고 부엌 또한 마찬가지다. 외인이나 내방객의 눈에 안방이 들여다보이면 견물생심, 도난의 우려가 있고 부엌이 바로 보이면 딸이나 마누라가 외부와 연결되어 음탕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⑩집이 어둡고 그늘지면 나쁘다 = 집이 어둡다는 것은 방향이 나쁘다는 뜻이며, 그늘이 진다는 것은 앞서 예를 든 여러 조건과 같은 위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