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고민, 쉽고 간단하게 해결한다

누구나 아무에게도 말 못할 고민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이성문제, 일문제 등 친구나 가족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해주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상공인진흥원은 ‘해외 신사업 아이디어’ 중 하나로 인공지능을 가진 웹사이트를 통해 맞춤형 상담을 제공해 주는 ‘헌치(Hunch)’라는 업체를 소개했다.

‘헌치(Hunch)’는 흔히 가질 수 있는 일상의 사소한 고민거리부터 중대한 사항에 관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각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큰 인기를 모은 업체다.
이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은 플리커에서 개발한 서비스로, 한 온라인 사진공유 커뮤니티의 창시자인 카트리나 페이크가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의사결정 돕는 새로운 도구

‘헌치’는 먼저 사용자를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제안을 해 주는 새로운 의사결정 도구다. 이 웹사이트는 어떤 문제든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식사 메뉴결정 같은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아이들의 진학문제와 같이 다소 중요한 사항에 이르기까지 어떤 고민이든 해결이 가능하다.

문제해결을 위해 사용자는 먼저 ‘집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나 ‘범퍼카를 좋아하는가’등 사이트가 던지는 몇 가지 기초질문에 답함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나면 기계학습을 근간으로 하는 코어 알고리즘이 사용자에게 해당 주제에 관해 10개 정도의 질문을 하는데, 이때 사용자는 어떤 질문이든 건너뛸 수 있다.

모든 답변이 완료된 후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답변과 이미 알고 있는 사용자에 관한 정보를 조합해서 사용자에게 맞는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또한 헌치는 각각의 해결책에 대해 어떻게 결론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 주며 사용자는 그 결과에 대한 동의여부를 표현할 수 있다. 혹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엔 새로운 질문과 주제를 제시할 수도 있다. 이 웹사이트의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에게는 ‘반조스’라는 신용점수와 계급이 부여되기도 한다.

헌치 시스템은 사용자들의 수정과 제안을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 개개인의 성향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수록 이 사이트는 그에게 더욱 적합한 의사결정을 제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이 시스템은 나날이 정교해지고 발전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이것은 마치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의 취향과 선호에 대해 더 잘 알게 됨으로써 더욱 믿을만하고 논리적인 충고를 해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는 사용자가 어떤 고민을 안고 잇든 그것을 헌치에 가지고 와 몇 가지 질문에 답하고 난 후, 마치 식견 있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거나 몇 시간의 인터넷 자료 조사를 한 것만큼 좋은 답변을 얻어 가는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헌치의 웹사이트에는 500개 정도의 고민 주제와 5000개의 관련 질문, 그리고 3만개 이상의 해결방안이 올라와 있고, 이외에도 보다 새로운 것들이 수시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물론 헌치와 같은 기술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이지만 향후 커다란 가능성이 잠재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매일 수많은 고민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생활의 편리함을 더할 수 있는 시대적 상황은 이 사업에 날개를 달아 줄 하나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발전 가능성 잠재된 아이템

사람이 없어도 컴퓨터를 가지고 고민을 상담 받을 수 있다면 이는 현대인의 가슴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감성 마케팅을 접목시킨다면 성공의 길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바쁜 생활 속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손쉽게 해결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수요는 충분하다고 판단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시스템의 구축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고민 주제를 설정하고,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편리하고 간단한 절차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파악할 수 있는 질문지가 우선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또 이의 응답 내용을 통해 확인된 사실을 정확히 분석한 후 주제와 관련해 그들이 원하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도록 해결 솔루션이 갖추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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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