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발’ 경찰청장 교체설 내막

‘국감 타깃’ 이철성 끌어내리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경찰 수뇌부 인사발령이 난지 한 달을 갓 넘긴 상황서 경찰청장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얼마 전 논란이 됐던 ‘민주화의 성지’ 발언과 관련된 경찰 수뇌부들의 다툼이 다가오는 10월 국정감사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번 국감에선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악화된 여론에 청와대와 정부서도 어떠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여기에 후임 경찰청장의 하마평 또한 무성해 교체설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지난달 경찰 수장인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 사이 한차례 공방이 벌어졌다. 강 학교장은 지난해 11월 광주경찰청장으로 근무할 당시 공식 페이스북에 ‘민주화 성지’라는 표현이 담긴 게시물을 올리자 “이철성 경찰청장이 질책하고 삭제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청장은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폭로 대잔치
진흙탕 싸움

두 사람 간 공방은 폭로전으로 치달았다. 당시 광주청은 “연일 계속되는 촛불집회에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민주화의 성지 광주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강 학교장은 바로 이 게시글 때문에 이 청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7일 한 매체를 통해 “이 청장이 ‘민주화의 성지에 근무하니까 좋으냐’는 등의 비아냥 섞인 질책을 했고 ‘바로 글을 내리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기술적으로 (처리)하든지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광주청은 당시 해당글을 삭제했다. 

이 청장은 같은 날 입장자료를 내고 “강인철 당시 광주경찰청장(현 중앙경찰학교장)에게 게시글 관련해 전화를 하거나 질책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강 학교장의 주장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하기도 했다. 
 

두 사람 간 공방은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강 학교장의 폭로 직후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폭로 나흘 전인 지난달 3일 강 학교장이 이 청장과 독대한 자리서 “감찰 결과 비리가 드러나 곧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강 학교장이 수사를 받을 상황에 놓이자 이 청장에 대한 ‘반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행안부장관이 나서 일단락됐지만
거세게 부는 ‘민주화 성지’ 후폭풍

실제 경찰청은 지난달 7일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강 학교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했다. 강 학교장은 고급 관용차를 불법으로 개조하고 부하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으며 상조회 돈 7000만원을 사용해 학교 내에 치킨 매장을 설치할 것을 지시(직권남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강 학교장은 감찰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강 학교장은 자신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8일 이 청장의 발언을 더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강 학교장은 “이 청장이 지난해 11월19일 전화통화 당시 ‘촛불 가지고 이 정권이 무너질 것 같으냐’ ‘벌써부터 동조하고 그러느냐. 내가 있는 한 안 된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덮으려 했지만
몰려오는 후폭풍

‘이철성 vs 강인철’의 진실공방에 제3의 인물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7일 오후 김모 경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 학교장의 갑질을 고발했다. 강 학교장은 김 경감의 주장 역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감은 “중앙경찰학교장 재직 당시 학교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자 문책성 징계를 받았고 ‘자기 일도 못한다’는 식의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에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보도되자 (강 학교장이) 차량업무 담당자를 불러 4시간 동안 추궁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튿날 전체 회의석상에 불러 재차 추궁하면서 모욕하는 등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강 학교장에 대한 경찰청의 ‘표적 감찰’ 논란에 대해서는 “대기발령, 관련자 회유, 제보자 색출작업 등 갑질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했다”며 “저의 진정에 따라 경찰청의 감찰 조사가 시작됐고 민원 내용들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화 성지글 논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 시기에 논란이 이는지 그 배경에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경찰청장 흔들기는 아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이 작동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같은 경찰 수뇌부의 진흙탕 싸움을 덮기 위해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까지 나섰다. 김 장관은 경찰 지휘부서 벌어진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경찰의 자체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13일 김 장관은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소재의 수뇌부 회의를 찾았다. 당시 회의에는 논란의 당사자인 이 청장과 강 학교장을 비롯한 경찰 고위 간부와 경찰청 본청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장관은 자리에 앉아마자 “혼신의 힘을 다해 일을 하셔야 할 여러분이 이번에 국민께 걱정을 넘어 분노를 끼치고 있다”며 “이 시각 이후에도 불미스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에 논란의 중심이었던 이 청장은 “매우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고 강 학교장 역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정말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김 장관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마평 무성
진짜 바뀌나?

이어 김 장관과 이 청장, 강 교장 등 경찰 수뇌부는 방송 생중계가 진행된 가운데 다 함께 손을 잡고 머리를 숙였다. 

김 장관은 일각서 나오는 경찰 지휘부 경질설에 대해서는 “제가 답할 자리는 아닌 거 같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 간부들 사이의 분쟁을 두고 행안부가 지휘권 발동이라고 밝히면서 직접 개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장관의 경찰청 방문에는 경찰 수뇌부의 갈등을 봉합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경찰 개혁의 동력이 끊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장관은 이 청장과 강 교장을 향해 향후 비방·반론을 중지하라고 지시하고 국민을 향해서는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며 자세를 낮췄다. 이번 사태를 봉합하겠다는 의도였다. 

최근 김 장관은 최근 갈등이 봉합이 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국민들의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조금 미루는 게 좋겠다”며 당장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한 언론서 김부겸 안행부장관이 이철성·강인철 두 경찰 수뇌부 인사에 대해 질타한 것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인권경찰로 거듭나라는 말씀을 분명히 하셨다“며 “그래야만 검경 수사권 독립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무시하는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에 경찰이 안하무인했던 그런 관행서부터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실수가 반복적으로 벌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며 “이번 기회를 빌어 일벌백계해야 한다. 특히 경찰 수뇌부가 견제받지 않고 자신들의 내부 문제를 외부로 외화시켜서 국민들에게 민망한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서 김 장관도 사과했지만 우리 집권여당서도 대단히 민망한 일”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이 문제가 매듭지어져 새롭게 거듭나는 경찰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라고도 했다.

10월말 전후 여론 불씨
차기에 인천청장 유력

이렇게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후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찰 내부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도 국정감사 기간인 10월 말을 전후로 경찰청장 교체설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선 ‘민주화의 성지’ 발언이 국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악화된 여론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경찰청장 등 관계자들의 국감 증인출석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에 대한 첫 국정감사는 다음달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 동안 열린다. 

국회 여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행안부 장관이 가까스로 중재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지만 국감서 쟁점이 되면 악화된 여론에 청와대와 정부서도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 경찰청장 인선을 놓고 하마평 또한 무성하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물러날 경우 외형상으론 치안정감 6명 모두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이 된다. 이들 중 김정훈 서울청장과 이주민 인천청장이 유력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정훈 서울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때 유연하게 대처해 현 정권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당시 승승장구했던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주민 인천청장도 최근까지 계속 차기 경찰청장 유력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는 과거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서 파견근무하면서 현 정부 주요 인사들과 손발을 맞췄던 만큼 코드가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인천청장으로 부임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았다는 게 승진 인사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남은 임기 1년
한치 앞도 깜깜

정부는 최근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며 경찰청장을 유임시켰다. 경찰청장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해져 있으며 이 청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이 청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자신의 임기를 온전히 마치겠다는 의지를 강조해왔다. 이 청장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과 논란을 이겨내고 임기를 온전히 마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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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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