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34)오피스텔 투자 절세법

한 푼이 아쉽다면…세금부터 비켜가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오피스텔의 인기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때마침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임대수익을 올리려는 수요도 부쩍 늘었다. 더욱이 오피스텔의 경우 정부가 바닥난 방, 욕실 설치 등을 허용하고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 주택 임대사업 등록 허용 및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이 추진하고 있어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실전 사례를 통해 오피스텔 절세 요령에 대해 살펴보자.

전세난 심해지면서 오피스텔 분양수요 부쩍 늘어
주거용에 임대사업 허용 등 정부 각종 혜택 추진

대기업 연구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허창(50·동작구 거주)씨는 연봉 7000만원(평균 과세표준 3500만원)을 받고 있는 기혼자다. 허씨가 그동안 모은 자금으로 노후를 위해 연간 840만원의 임대소득이 발생하고 있는 오피스텔(분양가 1억5000만원)을 분양받았다.

아내 명의로 하면
증여세 문제 발생

그렇다면 허씨가 부담해야 할 세금은 얼마나 될까.

사실 세금의 차이는 오피스텔의 계약자 명의를 부부 중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득 적은 배우자 명의로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면 소득세 절감 효과는 커진다.

그러나 오피스텔을 아내 명의로 이전하게 되면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므로 증여세도 함께 검토해 봐야 한다. 부부간 증여세 비과세가 종전 3억원에서 6억원(10년 이내 증여 재산을 합한 금액)으로 확대되면서 잘 활용하면 세금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부부간에 6억원까지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지만 6억원을 초과하면 증여세가 과세된다.

허씨의 경우 분양가에 의해 증여세를 계산한다면 분양가가 1억5000만원이므로 증여세는 걱정 안 해도 된다. 이와 같이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 등이 있으면서 임대목적으로 오피스텔을 취득할 경우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소득이 없거나 소득이 적은 배우자 명의로 분할해 취득하면 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다.

또 다른 절세방법을 살펴보면 부부 공동명의가 있다. 최근 오피스텔을 분양받을 경우 부부가 공동으로 명의를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부동산 소유권에 대한 의식 변화와 함께 절세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족 간의 합산과세제도는 개별과세제도이기 때문에 높은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면 단독명의의 사업보다는 소득이 적거나 없는 배우자와 공동사업을 하면 세금부담이 훨씬 감소하게 된다.

계약자 명의에 따라 세금 차이
소득 적은 배우자가 취득해야
여러채 매입시 부부 공동으로


무역업을 하는 박경한(40·평촌 거주)씨는 연 1억원의 소득이 있다. 최근 여유자금을 가지고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연간 1200만원의 임대수익이 추가적으로 생기고 있다. 오피스텔을 배우자와 공동취득시 지분비율을 ‘박씨:배우자=6:4’로 공동사업을 한다면 아래와 같이 비교해 살펴볼 수 있다.

위의 계산처럼 부부 공동취득시에는 박씨 가족 전체의 세금이 약 140만원 줄어들게 된다. 오피스텔을 한 채 분양받는 경우는 절세효과가 크지 않지만, 여러 채를 분양받으면 그 절세효과는 커지게 된다. 물론 분양단계에서 배우자에게 40%의 지분을 증여하는 것이므로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보유단계에서 발생하는 종합소득세가 절세되고, 누진세율 체계를 갖고 있는 재산세(종합부동세 제외) 역시 절세된다. 해당 오피스텔을 처분하더라도 양도소득세가 줄어들 것이며, 이를 처분하지 않고 향후 상속이 개시된다고 해도 배우자 지분만큼은 이미 남편 재산이 아니므로 상속세 과세대상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은 오피스텔 투자시 체크 포인트다.

① 수익률 6% 정도 기대할 수 있어야 =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 초반에 형성돼 있는 만큼 오피스텔 수익률은 최소 6%는 돼야 투자가치가 있다. 세금으로 들어가는 추가비용을 감안하면 전체 수익률은 1.5∼2%가량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세금은 취득, 보유, 양도시로 나뉘는데 오피스텔 취득 시에는 취득금액의 4.6%를 내야 한다. 보유 시에는 재산세, 부가세, 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가 발생한다.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면서 분양가도 올라 수익률이 떨어진 상태인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금리도 함께 올라 오피스텔 수익률은 더 낮아졌다. 수익률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② 3.3㎡ 당 가격 및 전용률 따져봐야 =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전용률이 낮다.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80% 이상이지만, 오피스텔은 45∼70% 선이다. 이처럼 오피스텔 전용률이 낮은 이유는 오피스텔 분양면적에서 전용면적 외에도 ‘공용면적’과 ‘주차장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전용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실사용 면적이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피스텔 분양가를 따질 때 계약면적만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전용면적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전용률 따져봐야
수익률은 최소 6%

전용면적이 같더라도 계약면적이 넓을 경우 평분양가가 싸다고 여겨지는 착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광고만 나오는 분양면적을 그대로 믿을 것이 아니라 실제 전용면적 대비 3.3㎡ 분양가를 따져보고 관심이 가는 오피스텔과 보다 분별력 있는 비교를 해봐야 한다.

③ 시세차익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해야 =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고려해 대부분 배후 수요가 풍부한 역세권이나 도심 내에 지어진다. 좁은 부지에 분양가구수를 늘려야 하는 만큼 용적률을 최대한 많이 적용받아 층수가 높다.
다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층수가 낮아 대지지분이 높고 연차가 오래된 저층 아파트처럼 재개발·재건축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추구하는 선진국형 부동산 상품으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와 다르며 건물 자체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낮아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④ 공급 과잉 유의해야 = 도시형생활주택 등 1∼2가구에 초점을 맞춘 소형주택 상품이 대폭 늘어난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상품이 단기간에 공급되면서 오피스텔 임대수익이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피스텔은 도시형 생활주택에 비해 전용률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임대료나 관리비가 높아 오피스텔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인근에 도시형 생활주택 등 경쟁 상품이 수요에 비해 과잉 공급이 되지 않았는지 따져보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

자족기능 갖춘 오피스텔 메카는?
판교, 광교, 동탄 등 2기 신도시!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오피스텔 투자처로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은 어디가 있을까.
자족 기능을 갖춘 2기 신도시가 새로운 오피스텔의 메카로 뜨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을 꼽으라면 판교, 광교, 동탄, 송도신도시 등이 있다. 이중 최대 관심의 대상은 역시 판교신도시에서 9월 개통예정인 신분당선 판교역세권과 판교테크노밸리 내 오피스텔이다.

효성건설이 판교 중심상업지구 내 공급하는 판교역 ‘효성 인텔리안’오피스텔은 최고 9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소형위주로 분양이 마감됐다. 같은 날 청약을 시작한 판교역 ‘KCC 웰츠타워’도 총 256실 공급에 3500여명이 몰려 평균 15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판교테크밸리에 내 ‘엠타워’오피스텔도 100%에 가까운 분양률을 보였다.

업계에선 이러한 판교신도시 오피스텔 돌풍에 대해 소형 주거시설이 부족해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은 물론 실수요자들에게도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분양하는데다 테크노밸리 및 알파돔시티 등의 개발 사업으로 임대수요가 확보돼 있는 만큼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9월 신분당선 판교역 개통을 앞두고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청약률을 높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월 착공에 들어간 신분당선연장선(2016년 개통예정) 예정지인 수원 광교신도시 역세권을 중심으로 소형 오피스텔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분당선 개통과 맞물려 경기도청을 포함한 광교행정타운과 법조타운이 이전을 마무리함에 따라 안정적인 임대수요의 확보가 기대된다.

도로망도 한결 좋아진다. 용인-서울고속화도로, 영동 고속도로, 경부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북수원 상현IC간 도로, 상현IC-하동간 도로, 흥덕-하동간 도로, 동수원-성북IC간 도로와도 인접해 있어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광교테크노밸리, 첨단바이오특화단지같은 대형 산업시설이 조성되고 2만여 세대에 달하는 배후세대와 경기대, 아주대, 경희대, 서울대학교 융합 기술대학원, 아주대병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등의 교육시설로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

서울 강남권 오피스텔의 분양가가 3.3㎡당 1300만∼1700만원선에 육박하는 데 반해 광교신도시의 경우 1실당 1억원 중후반대에서 매입이 가능하고 광교라는 지역 자체가 관심이 높은 지역이어서 오피스텔 열풍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기대 어려워
갈수록 가치 떨어져

이외 2기 신도시인 동탄의 경우 인근에 삼성반도체 공장이 들어서있고 추가로 34조원을 들여 2012년까지 삼성반도체 생산라인이 증설된다. LG전자가 인근에 함께 입주하면서 이 지역의 오피스텔 임대수요가 풍부해질 전망이다. 송도신도시도 삼성이 총사업비 2조원이 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제조플랜트 공장을 지을 계획을 발표하고 각종 개발계획이 속속 진행되면서 오피스텔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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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