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34)오피스텔 투자 절세법

한 푼이 아쉽다면…세금부터 비켜가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오피스텔의 인기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때마침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임대수익을 올리려는 수요도 부쩍 늘었다. 더욱이 오피스텔의 경우 정부가 바닥난 방, 욕실 설치 등을 허용하고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 주택 임대사업 등록 허용 및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이 추진하고 있어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실전 사례를 통해 오피스텔 절세 요령에 대해 살펴보자.

전세난 심해지면서 오피스텔 분양수요 부쩍 늘어
주거용에 임대사업 허용 등 정부 각종 혜택 추진

대기업 연구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허창(50·동작구 거주)씨는 연봉 7000만원(평균 과세표준 3500만원)을 받고 있는 기혼자다. 허씨가 그동안 모은 자금으로 노후를 위해 연간 840만원의 임대소득이 발생하고 있는 오피스텔(분양가 1억5000만원)을 분양받았다.

아내 명의로 하면
증여세 문제 발생

그렇다면 허씨가 부담해야 할 세금은 얼마나 될까.

사실 세금의 차이는 오피스텔의 계약자 명의를 부부 중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득 적은 배우자 명의로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면 소득세 절감 효과는 커진다.

그러나 오피스텔을 아내 명의로 이전하게 되면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므로 증여세도 함께 검토해 봐야 한다. 부부간 증여세 비과세가 종전 3억원에서 6억원(10년 이내 증여 재산을 합한 금액)으로 확대되면서 잘 활용하면 세금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부부간에 6억원까지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지만 6억원을 초과하면 증여세가 과세된다.

허씨의 경우 분양가에 의해 증여세를 계산한다면 분양가가 1억5000만원이므로 증여세는 걱정 안 해도 된다. 이와 같이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 등이 있으면서 임대목적으로 오피스텔을 취득할 경우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소득이 없거나 소득이 적은 배우자 명의로 분할해 취득하면 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다.

또 다른 절세방법을 살펴보면 부부 공동명의가 있다. 최근 오피스텔을 분양받을 경우 부부가 공동으로 명의를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부동산 소유권에 대한 의식 변화와 함께 절세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족 간의 합산과세제도는 개별과세제도이기 때문에 높은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면 단독명의의 사업보다는 소득이 적거나 없는 배우자와 공동사업을 하면 세금부담이 훨씬 감소하게 된다.

계약자 명의에 따라 세금 차이
소득 적은 배우자가 취득해야
여러채 매입시 부부 공동으로


무역업을 하는 박경한(40·평촌 거주)씨는 연 1억원의 소득이 있다. 최근 여유자금을 가지고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연간 1200만원의 임대수익이 추가적으로 생기고 있다. 오피스텔을 배우자와 공동취득시 지분비율을 ‘박씨:배우자=6:4’로 공동사업을 한다면 아래와 같이 비교해 살펴볼 수 있다.

위의 계산처럼 부부 공동취득시에는 박씨 가족 전체의 세금이 약 140만원 줄어들게 된다. 오피스텔을 한 채 분양받는 경우는 절세효과가 크지 않지만, 여러 채를 분양받으면 그 절세효과는 커지게 된다. 물론 분양단계에서 배우자에게 40%의 지분을 증여하는 것이므로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보유단계에서 발생하는 종합소득세가 절세되고, 누진세율 체계를 갖고 있는 재산세(종합부동세 제외) 역시 절세된다. 해당 오피스텔을 처분하더라도 양도소득세가 줄어들 것이며, 이를 처분하지 않고 향후 상속이 개시된다고 해도 배우자 지분만큼은 이미 남편 재산이 아니므로 상속세 과세대상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은 오피스텔 투자시 체크 포인트다.

① 수익률 6% 정도 기대할 수 있어야 =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 초반에 형성돼 있는 만큼 오피스텔 수익률은 최소 6%는 돼야 투자가치가 있다. 세금으로 들어가는 추가비용을 감안하면 전체 수익률은 1.5∼2%가량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세금은 취득, 보유, 양도시로 나뉘는데 오피스텔 취득 시에는 취득금액의 4.6%를 내야 한다. 보유 시에는 재산세, 부가세, 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가 발생한다.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면서 분양가도 올라 수익률이 떨어진 상태인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금리도 함께 올라 오피스텔 수익률은 더 낮아졌다. 수익률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② 3.3㎡ 당 가격 및 전용률 따져봐야 =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전용률이 낮다.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80% 이상이지만, 오피스텔은 45∼70% 선이다. 이처럼 오피스텔 전용률이 낮은 이유는 오피스텔 분양면적에서 전용면적 외에도 ‘공용면적’과 ‘주차장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전용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실사용 면적이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피스텔 분양가를 따질 때 계약면적만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전용면적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전용률 따져봐야
수익률은 최소 6%

전용면적이 같더라도 계약면적이 넓을 경우 평분양가가 싸다고 여겨지는 착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광고만 나오는 분양면적을 그대로 믿을 것이 아니라 실제 전용면적 대비 3.3㎡ 분양가를 따져보고 관심이 가는 오피스텔과 보다 분별력 있는 비교를 해봐야 한다.

③ 시세차익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해야 =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고려해 대부분 배후 수요가 풍부한 역세권이나 도심 내에 지어진다. 좁은 부지에 분양가구수를 늘려야 하는 만큼 용적률을 최대한 많이 적용받아 층수가 높다.
다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층수가 낮아 대지지분이 높고 연차가 오래된 저층 아파트처럼 재개발·재건축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추구하는 선진국형 부동산 상품으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와 다르며 건물 자체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낮아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④ 공급 과잉 유의해야 = 도시형생활주택 등 1∼2가구에 초점을 맞춘 소형주택 상품이 대폭 늘어난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상품이 단기간에 공급되면서 오피스텔 임대수익이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피스텔은 도시형 생활주택에 비해 전용률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임대료나 관리비가 높아 오피스텔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인근에 도시형 생활주택 등 경쟁 상품이 수요에 비해 과잉 공급이 되지 않았는지 따져보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

자족기능 갖춘 오피스텔 메카는?
판교, 광교, 동탄 등 2기 신도시!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오피스텔 투자처로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은 어디가 있을까.
자족 기능을 갖춘 2기 신도시가 새로운 오피스텔의 메카로 뜨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을 꼽으라면 판교, 광교, 동탄, 송도신도시 등이 있다. 이중 최대 관심의 대상은 역시 판교신도시에서 9월 개통예정인 신분당선 판교역세권과 판교테크노밸리 내 오피스텔이다.

효성건설이 판교 중심상업지구 내 공급하는 판교역 ‘효성 인텔리안’오피스텔은 최고 9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소형위주로 분양이 마감됐다. 같은 날 청약을 시작한 판교역 ‘KCC 웰츠타워’도 총 256실 공급에 3500여명이 몰려 평균 15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판교테크밸리에 내 ‘엠타워’오피스텔도 100%에 가까운 분양률을 보였다.

업계에선 이러한 판교신도시 오피스텔 돌풍에 대해 소형 주거시설이 부족해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은 물론 실수요자들에게도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지구에 분양하는데다 테크노밸리 및 알파돔시티 등의 개발 사업으로 임대수요가 확보돼 있는 만큼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9월 신분당선 판교역 개통을 앞두고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청약률을 높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월 착공에 들어간 신분당선연장선(2016년 개통예정) 예정지인 수원 광교신도시 역세권을 중심으로 소형 오피스텔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분당선 개통과 맞물려 경기도청을 포함한 광교행정타운과 법조타운이 이전을 마무리함에 따라 안정적인 임대수요의 확보가 기대된다.

도로망도 한결 좋아진다. 용인-서울고속화도로, 영동 고속도로, 경부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북수원 상현IC간 도로, 상현IC-하동간 도로, 흥덕-하동간 도로, 동수원-성북IC간 도로와도 인접해 있어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광교테크노밸리, 첨단바이오특화단지같은 대형 산업시설이 조성되고 2만여 세대에 달하는 배후세대와 경기대, 아주대, 경희대, 서울대학교 융합 기술대학원, 아주대병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등의 교육시설로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

서울 강남권 오피스텔의 분양가가 3.3㎡당 1300만∼1700만원선에 육박하는 데 반해 광교신도시의 경우 1실당 1억원 중후반대에서 매입이 가능하고 광교라는 지역 자체가 관심이 높은 지역이어서 오피스텔 열풍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기대 어려워
갈수록 가치 떨어져

이외 2기 신도시인 동탄의 경우 인근에 삼성반도체 공장이 들어서있고 추가로 34조원을 들여 2012년까지 삼성반도체 생산라인이 증설된다. LG전자가 인근에 함께 입주하면서 이 지역의 오피스텔 임대수요가 풍부해질 전망이다. 송도신도시도 삼성이 총사업비 2조원이 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제조플랜트 공장을 지을 계획을 발표하고 각종 개발계획이 속속 진행되면서 오피스텔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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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