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서교동 푸른 물결 ‘청파포럼’ 실체

470명 실력파 일꾼들의 한나라당 살리기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예부터 김대중 정치의 ‘메카’로 알려진 동교동 옆 서교동에서 푸른 물결이 일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개혁적 보수를 지향하고 여의도 정치에 젊고 활력 있는 정치토론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결성된 ‘청파포럼’이 그 물결의 근원지다. 청파포럼은 한나라당 전?현직 국회보좌관 및 보좌관 출신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원과 뜻을 함께하는 회원 100여명이 주축 되어 출범해 현재 한나라당 미래정치세력 470여명의 회원들이 정보공유와 토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당을 위한 풍향계 역할 할 것"
한 석이라도 더 획득 위해 최선

청파포럼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전반에 걸친 정책개발 및 사회이슈에 대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 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출범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번영과 도약을 위해 안정된 개혁보수층을 결집해 201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정권 재창출을 위한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지향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청파포럼 회원들은 스스로를 정책전문가로 평하며 청파포럼을 실무정치를 이끌어가는 전략그룹으로 칭한다. 김대천 홍보위원장은 “전·현직 보좌관들로서 일할 줄 아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당에 생명력과 움직임을 불어 넣을 것이고 실용주의를 표방할 것이다”며 “당이 힘든 시점 풍향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풍부했던 실무 경험의 노하우를 썩히지 않고 알토란 같이 써먹겠다는 속내다.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이런 회원들의 노하우 탓인지 청파는 지난해 10월2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창립 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10월26일, 1차 운영위원회 개최, 포럼 운영진 구성을 시작으로 동년 11월 29일 제1차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원희룡 사무총장의 연설과 박희태 국회의장 축사 등이 있었고 회원 16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어 지난 1월 26일 열린 2차 포럼에서는 ‘공천제도 개혁 방향과 개헌문제’라는 주제로 나경원 전 최고위원의 연설이 있었고 권오을 국회사무총장과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의 내빈 축사와 함께 회원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마쳤다.

3차 포럼은 지난 3월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21세기 서울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란 주제의 강연과 정두언 전 최고위원, ‘뉴한국의 힘’ 이영수 회장 등 많은 내빈이 참석해 포럼을 빛냈다.

이런 기세를 이어 회원들의 의지와 단합된 힘을 모아 지난달 31일 마포구 서교동에 사무실을 열기도 했다. 개소식에는 원희룡 전 사무총장, 권영세 국회정보위원장, 홍문표 농어촌공사 사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등이 참석했고 박근혜 전 대표와 홍준표 전 최고위원, 조계종 총무원장 등이 축하 난을 보내 청파포럼에 힘을 실어주었다.

청파포럼의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고, 실제 청파포럼 회원 중 38명이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당을 위해 풍향계 역할은 물론, 전면에 나서 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태세를 보인 것이다.

이런 장족의 발전 속에 청파포럼은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홍준표 전 최고위원이 지난 19일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한 뒤 가장 바쁜 다음날 20일 청파포럼 마포사무실을 찾은 것이다. 총 전 최고위원은 2008년 촛불사태 때의 힘든 날을 회상하며 “당시 당 지지율이 8%까지 떨어져 암담하고 힘들었다”며 “당 리모델링을 통해 국민에게 당당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친이·친박 계파 갈등을 조장 하는 인재는 안 된다. 총선 승리를 위해 합심해 노력해야 한다”고 계파 갈등 없는 단합된 한나라당의 모습을 강조했다. 이에 청파포럼 정병국 회장은 홍 전 최고위원과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하며 “당이 어려운 시점이지만 단결심을 발휘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한 참석자는 “당권 유력주자로 손꼽히는 홍 전 최고위원의 방문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며  출마 선언 후 가장 바쁜 날 청파포럼을 찾은 이유로 “일할 줄 아는 실세들의 모임임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전직 의원을 지낸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역시 자신의 과거 보좌관 경력을 소개하면서 “소중한 경험을 당을 위해 가치있게 쓰자”며 “좋은 정책을 만들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당부했다.

홍 전 최고위원의 방문에 손진영 사무총장은 “방문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이지 청파포럼 전체의 공개적 지지는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개성 강한 많은 사람들의 모임이니 회원들 마다 다양한 지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손 사무총장은 이어 “청파포럼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지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잘라 말했으며 각 회원들간의 다양한 지지를 인정했다.

나날이 높아지는 위상

나날이 발전하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는 청파포럼은 다음달 15~16일 1박2일 동안 충남 당진에 위치한 도비도 연수원에서 4차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창립 후 처음으로 양일에 걸친 포럼을 개최함으로 회원들 간의 친목과 단합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이다.

김 홍보위원장은 “청파포럼은 누구에게나 문호를 열어 놓았다”며 뜻만 맞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포럼임을 강조 했으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환경 조성에 힘쓰고 정치권에 푸른 물결이 일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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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