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의 전 환경부장관 친자소송 ‘패소’ 확정

“내딸 아니다”더니 DNA검사엔 ‘덜덜덜’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30여년 전에 만났던 여성의 딸과 친자확인 소송에 휘말린 이만의(65) 전 환경부 장관이 최종 패소했다. 친딸 관계를 극구 부인하면서도 유전자 검사요구엔 끈질기게도 응하지 않아 결국 패소하고 만 것. 2년 넘게 진행되어 온 길고 긴 소송과정을 들여다봤다.

35년 만에 찾아 온 그녀에 “넌 누구냐?”
75년도에도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당해

지난 12일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의 혼외 자식이라 주장하는 진(37·여)씨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낸 인지(認知)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미국시민권자인 진씨는 지난 2008년 10월 당시 갓 취임한 이 장관을 상대로 “1970년대 어머니와 이 장관이 교제해 나를 낳았다”며 친자확인청구소송을 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친딸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또 친자확인에 필요한 유전자 검사를 세 차례나 거부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2009년 9월 25일 1심에서 “DNA 검사에 응하지 않으면 친자로 봐야 한다”며 진씨의 손을 들어줬다.

75년도엔 합의금 줘

이어진 항소심에서도 재판부는 과천 환경부 청사 집무실에서 이 전 장관이 유전자 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일본 출장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이에 2심 재판부도 친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심리불속행기각 판결로 1,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은 상고 이유가 법이 규정한 사유(위헌, 위법 주장 등)에 포함되지 않으면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할 수 있는 제도다. 이로써 친자확인 소송에 휘말린 이 전 장관은 최종 패소했다.

그렇다면 37년 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진씨의 어머니(58)가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이 전 장관과 처음 만난 건 1971년 종로 소재 한 다방에서 일할 때라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이 다방에 놓고 간 봉투를 전해주다 인연이 닿아 이후 몇 차례 더 다방을 오가던 중 인연이 깊어진 것.

진씨의 어머니가 임신한 것은 1974년 11월이다. 이듬해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이 전 장관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자 이후 발길을 끊었다고 전했다. 그는 7월에 진씨를 출산했고, 이 전 장관을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했다. 이 전 장관은 이미 한 달 전인 6월 지금의 부인과 결혼한 상태였다.

진씨는 4개월 뒤 담당검사의 중재로 고소를 취하하면서 위자료 명목으로 50만원을 받았고, 이후 1984년 4월 그녀는 딸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고 전했다.

재판부의 판단 근거 역시 이 전 장관이 진씨 어머니를 만나 사귀는 과정에서 진씨를 출산한 점, 진씨 어머니가 이 전 장관을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한 적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이 전 장관이 유전자 검사를 거부한 점을 근거로 진씨 어머니와 이 전 장관의 친생자가 명백하다는 판결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갓 장관으로 취임한 이 전 장관에게 35년 만의 갑작스러운 친자확인소송에 대해 진씨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진씨의 어머니는 국회 인사 청문회를 본 딸이 아버지 이 전 장관을 만나보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이에 진씨는 아버지를 만나게 해주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연락되지 않았던 상황과  1심 판결에 이 전 장관이 항소했다는 것 때문에 서운했던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진씨 어머니는 “딸아이를 35년 동안 혼자 키운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는 못할망정 어떻게 항소할 수 있는지. 딸아이를 조용히 호적에만 넣어줬어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격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09년 11월 18일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 전 장관은 “20대 총각 시절에 있었던 부적절한 일이고, 당시 일을 매듭짓고 그동안 성실히 공직을 수행해왔지만, 장관이 되고 난 뒤 35년 만에 다시 그 문제가 제기돼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여전히 친딸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 전 장관에 패소 확정 판결이 난 지금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장관이 자신이 있으면 당당하게 DNA 검사를 받으며, 강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계속 피하는 것 자체가 구린 냄새를 풍겼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유전자 검사는 피했지만, 소송에서 최종 패소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장관부인까지 가세

그러나 지난 2월 1일 이 전 장관의 부인 석모씨가 진씨 어머니를 공갈 혐의로 고소하면서 형사사건으로 넘어갔다. 이 전 장관의 부인은 고소장에서 “진씨의 친모가 ‘5억원을 주지 않으면 명예를 훼손하겠다’며 남편과 나를 협박했고, 과거 합의금도 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명순)가 맡아 조사 중에 있다.

결코 물러서지 않고 이 전 장관의 부인까지 가세하며 진실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이 전 장관 부부의 최후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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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