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본격 대권주자’ 프로젝트 대해부

“한번 좌회전 후 쭉 직진하라… ‘역동적 복지국가’로”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대권 재수생’ 정동영이 차기 대권을 겨냥해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내년 대선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만 그에게는 그리 시간이 많지 않다. 한때 대선후보였다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정치적 입지가 좁아져 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2007년 대선에 이어 이듬해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차출돼 출마했다가 패했다. 그 후 탈당을 감행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거센 비난과 함께 돌아와 2009년 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부활을 알렸지만 민주당에 복당하지 못하고 낭인 아닌 낭인 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정동영은 달라졌다. 쏟아지는 비난에 정면으로 맞서 ‘반성문’을 쓰며 사죄했고, ‘담대한 진보’와 ‘부유세’를 주장하며 시원하게 ‘좌회전’도 선언했다. 과연 그는 떠나버린 ‘민심’을 다시 한 번 사로잡을 수 있을까?

담대한 진보 외치며 확실한 ‘좌회전’ 선언
노동문제 해결 위해 24시간 현장 발로 뛰어

이른바 ‘분당대첩’을 승리로 이끈 ‘명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휘청거리고 있다. 사지에서 살아 돌아온 명장치고는 권력누수가 너무도 빠르다. ‘한-EU FTA’라는 후폭풍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승리의 함성’이 사라지기도 전이라 충격의 여파도 생각보다 크다.

손 대표의 리더십과 노선이 흔들리는 사이 ‘손학규 대세론’이 잠시 주춤하고 있다. 또 “조기 대세론은 대선 필패 구도”라는 견제론까지 제기되며 탄력 받은 야권 잠룡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고개를 든 이는 다름 아닌 손 대표의 ‘최고 난적’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다.

손학규 대세론 ‘휘청’
빼앗긴 진보의 힘 되찾자

그는 “서민경제와 중소기업의 파탄, 이어 양극화의 극심한 확대, 이러한 경제적 난국 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0년 동안의 공든탑이 무너지고, 남북관계는 과거로 퇴보했다”면서 MB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담대한 진보’와 ‘역동적 복지’를 외치며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출사표를 던졌다.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혁과 진보의 힘을 빼앗긴 ‘장본인’인 만큼 스스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결사항전의 의지를 불태웠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7대 대선후보로 나섰지만, 결국 쓰디쓴 패배를 경험했다. 역대 최대 표차로 패한 점을 들어 정치권에서는 그가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이라는 암담한 관측이 쏟아졌다. 2009년 4월에는 공천에 불만을 품고 당을 탈당했다가 작년 2월 복당하며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쏟아지는 비난과 야유에 그는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 담긴 ‘반성문’을 통해 정면으로 사죄하며 엎드렸다. 지난 대선과 총선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는 한편, 차근차근 ‘더 큰’ 미래를 준비해 왔음은 물론이다. 마침내 그는 작년 10월에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2위로 선전하며 화려한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의 대권가도 앞에 놓인 장애물은 산 넘어 산, 한마디로 ‘첩첩산중’ 그 자체다. 대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민주당 내의 잠룡들과 피 터지는 경쟁을 치러야 한다.

이미 주도권을 잡으며 대세론을 형성한 손 대표는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다. 손 대표의 지지율이 4·27 분당 재보선 직후와 비교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당 아래 천당’이라 불리던 한나라당의 안방을 탈환한 일등공신이 손 대표인 만큼 가장 먼저 만나게 될 경쟁자임에 틀림없다. 사실상 1차 관문의 최대 난적인 셈이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중도’적인 손 대표와의 차별화를  위해 ‘진보’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FTA 문제를 놓고 정 최고위원은 좀 더 강경한 노선을 주장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FTA 재협상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회의원들의 서명까지 받고 있다. 이미 25명이 넘는 민주당 의원들이 여기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그는 복귀 후 ‘좌클릭’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당내 강경론자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최고위원이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점에서 입지를 잘 다져 활용한다면 좋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관문 최대 난적 손학규
뛰어넘을 수 있을까?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에 맞서려면 ‘야권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2차 관문인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친다면 두 번째로 만날 경쟁자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 대표 역시 ‘손학규 대세론’ 이전까지 강력한 야권 대선주자로 점쳐지는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유 대표는 ‘묻지마 지지자’들이 주축인 ‘골수팬’을 확보하고 있다. 유 대표의 이 고정지지층이 세력을 확장시켜 나간다면 언제든지 부활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다.

어렵게 야권 내 경쟁자를 따돌리더라도 역시 끝이 아니다. 그 다음은 바로 여·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라는 험준한 산맥이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 난제를 극복하는 해답은 정해져있다. 바로 ‘민심’을 사로잡는 것. 정치인에게 있어 민심을 거역한다는 것은  ‘대역죄’이기 때문이다.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탄탄한 정책과 동시에 실천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많은 정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역동적 복지국가 건설, 평화와 통일,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 노동문제 해결 등을 실현할 단일정당 건설을 목표로 삼았다. 실제로 이러한 현안들을 이미 행동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담대한 진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진보로 향해가고 있다. 중도개혁을 당헌에서 삭제했고, ‘보편적 복지’를 추가했다. 국민들이 진보를 요구하는 것에 부응해 확실하게 ‘좌회전’ 선언을 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아동수당이나 노인연금 등 보편적 복지, 역동적 복지를 위해 소득 최상위 0.1%에게만 부과하는 ‘부유세’를 주장하고 있다.


화끈하게 좌향좌로 틀어
‘복지’ ‘노동’ 카드 꺼내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서 그는 의원들 사이에서 ‘기피 상임위’로 꼽히는 ‘환경노동위’를 자청했다. 이어 노동문제라는 고리로 진보정당과 노동계와의 공감대를 넓혀왔다. 또 지난달 29일 다른 야당 및 양대 노총과 함께 노조법 재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정 최고위원은 전주 버스 파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12m 망루에 올랐다. 그는 민주노총 간부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망루에서 내려올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노사가 모두 서로를 인정하고 대화로 해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그의 적극적인 노력은 이질감이 심한 양대 노총으로부터도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정 최고위원은 빠른 시대변화에 대처하는 ‘역동적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 ‘트위터’도 일찌감치 시작했고,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특강 등 젊은층과 꾸준히 접촉하고 소통해오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정 최고위원은 연령대별 지지에서 20~30대 지지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대선에서 최대 이슈가 될 사항으로는 ‘남북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의 경직된 남북관계를 다음 정권에서 주도적으로 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SNS’기반으로 20~30대와 소통 폭 넓혀
‘발로 뛰는 통일행정가’찬사 받으며 발판 구축

따라서 정 최고위원이 민주와 진보를 아우르는 세력기반을 구축하고 그들과 함께 ‘역동적 복지국가’라는 가치비전으로 연합한다면 대권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것이 바로 차기 대선을 논하는 과정에서 정동영을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다. 

지난 정권에서 정 최고위원은 개성공단 건설 경험으로 ‘발로 뛰는 통일행정’을 일궜다는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접견한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금의 상황에서 ‘통일’을 대비해 역량 있는 정책을 내세운다면 정 최고위원이 선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역량있는 통일정책 마련해야
야권 대통합 위해 동분서주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잡기 위해선 ‘연합정치’와 ‘담대한 진보’로 가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전부터 그는 줄기차게 ‘민주-진보 대통합론’을 주창하며, 진보정당에 끈질긴 구애작전을 펼쳤다. 이어 ‘야권통합 단일정당 논의기구’를 띄우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에게 강한 불신을 가졌던 진보진영도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 최고위원이 철저하게 쇄신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하기 때문에 그가 제시하는 대안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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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