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MB 친인척·측근 비리 재연 조짐<내막>

곳곳에 시한폭탄 널려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흔드는 바람이 끊이지 않고 불고 있다. 친인척과 관련된 잡음에 이어 측근들과 관련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안들은 정권 초 ‘언니게이트’로 불렸던 김윤옥 여사의 6촌 언니인 김옥희씨의 공천 뇌물수수나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주가조작 혐의에 비할 바 없는 충격이 이 대통령에게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조기 레임덕이 거론되는 등 여권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뒤통수를 맞았기 때문이다.


정권 초 김윤옥 여사 6촌 언니 김옥희씨 공천 뇌물수수
‘잊을만 하니’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 주가조작 혐의
  
최근 정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오르내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달 중순 ‘홍차 사건’이 정치권에 전해졌다. 지난 1월 사립 전문대학 서일대학 설립자인 이용곤씨와 김재홍 이사가 학교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이씨가 김씨에게 홍차를 끼얹은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여기서 문제는 김씨가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였다는 점이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과장이 느닷없이 이씨를 찾아와 ‘김재홍 이사에게 사과하라’고 종용했다는 게 이씨 측의 주장이다. 
  
김씨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친인척이니까’ 민정수석실 친인척관리팀에 신고를 했던 것이다.

영부인 사촌오빠의 힘
권력기관 총출동 할 정도?

또한 사건 직후인 2월초부터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서일대학 주변에 대한 광범위한 내사를 벌여 이씨를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로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과학기술부도 1월 말 제기된 민원을 바탕으로 지난 3월 서일대학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였다.

이번 사건에 대한 야권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5일 “대통령 부인의 사촌오빠에게 홍차를 끼얹었다고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경찰청, 교과부가 줄줄이 압력행사, 수사, 감사에 나섰다는 얘기가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며 “친인척의 비리를 감시하는 청와대의 친인척관리팀이 직접 움직였다고 하니 더욱 기가 찰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사과 하나 받자고 권력기관과 정부가 움직였다는 것도 문제지만, 사촌오빠에 유리하도록 사학분규에 손을 댄 것이라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윤옥 사촌오빠 관련 대학 분규에 권력기관 총동원
‘다스’ 지분 5% 청계재단으로 넘어간 것 두고 설왕설래

차영 대변인도 “대한민국이 ‘사설공화국’이 되어가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의 형이 상왕을 자처하고 대통령 측근들이 국정을 좌우지하고 있다. 또 대통령의 고향 선후배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영부인의 사촌오빠까지 국가기관을 좌우지하고 있다니 친인척들마저 관리를 못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진보신당도 “국정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통령 친척의 뒤치다꺼리에 이토록 많은 정부기관이 나섰다니, 왕족의 일거수일투족에 국가가 나서는 왕정국가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냉소를 날렸다.

심재옥 대변인은 “대학재단 내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일어난 지극히 개인적 싸움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직접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다니, 청와대가 무슨 대통령 친인척의 보호자나 대변인이라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서일대학 사학분규에 특수수사에 착수한 경찰청과 특별감사에 나선 교과부도 단순한 공무집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명박정부 들어 이전에 물러났던 비리재단이 복귀한 상지대, 조선대, 세종대 등 학교마다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과 교과부가 적극적인 수사와 대책에 나섰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유독 대통령 부인 사촌오빠가 개입된 권력싸움이 있는 재단에만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찰과 교과부를 중립적이라고 볼 국민은 없다”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청계재단 구설수
‘다스’ 지분을 왜?
 
그런가하면 이 대통령이 사재를 털어 마련한 ‘청계재단’ 주변에도 의혹의 시선이 맴돌고 있다. 이 대통령의 실소유 논란이 일었던 주식회사 다스의 지분 5%가 청계재단으로 넘어간 것을 두고 다시 한 번 다스에 대한 실소유 논란에 불이 붙은 것.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귀남 법무장관에게 “이 대통령의 실소유 문제로 시끄러웠던 다스,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가 작고하고 부인이 48.99%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가 드디어 김재정 미망인이 49% 다스 주식 중 5%를 사실상 이 대통령이 출연한 청계재단에 넘겼다”면서 “이것을 이 대통령의 큰형님이 가진 46%의 다스 주식과 합치면 52%가 된다. 그것이 누구 것인가 국민은 알고 싶다”며 이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을 다시 꺼내 들었다.

박 원내대표는 “(다스에) 이 대통령의 아들이 들어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게 누구 거냐”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법무장관은 “저도 언론에서 봤지만 청와대에서 발표도 했는데 그 건은 장학재단에 기부한 거지 다른 의도는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청계재단도 다스 지분 기증에 대해 “고 김재정씨의 미망인이 재단에 기증한 것”이라며 “고인의 뜻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의 허가를 받아서 진행된 것으로 이는 우리 마음대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절차상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장학재단에 이 대통령이 재산을 출연한 이상, 그 재단의 재산은 이미 이 대통령의 손을 떠난 것”이라며 “재단 재산은 개인이 처분할 수 없는 성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장학재단에 친척이 장학금을 출연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지분변동 차원에서 보려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시각이고, 미담을 악담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술렁이는 MB 주변
집권 4년차 ‘불안하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9일에도 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이전 논란과 관련, “분명 정부는 토공과 주공을 통합하면 분산 배치한다고 국회 답변을 통해 약속했는데 이제 진주로, 그것도 영부인의 고향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간다는 설이 파다하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대통령 친인척 관련 사안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구설수에 오른 것은 친인척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참모들도 로비 의혹에 휩쓸렸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특임장관실 업무보고에서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의 로비 의혹을 캐물었다. 정 수석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후 이해관계가 있는 법안 처리를 국회에 부탁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3월 초)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원장에게 전화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정 수석은 “네. 있다”고 답했다. 3월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보류되자 상황 파악을 위해 연락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수석은 이어 “공정거래위원장이 정무수석실에 전화를 걸어와 상황을 알아보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는 이후 “정 수석을 포함한 정부 내 인사에게 다각적인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는 해명자료를 냈다.

조 의원은 그러나 “지난 2월 청담동의 한 술집에 간 적이 있지 않으냐”면서 “그 자리에서 최 회장과 같이 술자리를 했다는 제보가 있다. 최 회장 부탁을 받고 전화를 한 것 아니냐”고 정 수석을 압박했다.

정 수석은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최 회장은 동기동창으로 교우 몇 명이 동석한 사적인 자리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 회장의 로비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21일 정 수석과 최 회장의 술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동석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며 이날 술자리가 공정거래법과 관련해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의혹이 짙어졌다.

전현희 대변인은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청와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으로 해명을 요구한다”며 “정 수석과 최 회장의 술자리에 이재용 사장이 동석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과 정 수석 중에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진실을 밝혀 달라”며 “이 사장도 동석했다는 것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동석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날 술자리에서 술값은 누가 부담했는지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4년엔 측근
5년차엔 친인척 잡힌다?

이 대통령 주변에 구설수가 이는 일이 늘자 정치권은 “집권 4, 5년차의 친인척·측근 게이트가 나오는 게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다스 실소유 의혹을 제기하며 “4년째 대통령의 측근을 잡아놓고, 5년째 친인척을 잡아놓고 임기 후에 청와대를 나가면 전직 대통령을 괴롭히는 게 검찰이 아니냐”며 “지금까지 역사가 계속되고 있지 않나”라고 한 것처럼 측근 게이트의 역사는 반복돼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이 30%대로 곤두박질치고 여권 내에서 선상반란이 일어나는 등 조기 레임덕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 친인척·측근과 관련된 사건이 터지면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가 한 인사는 “정권 말로 갈수록 친인척·측근 게이트의 위험도 커지다”며 “청와대가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품에 안고 있던 시한폭탄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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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