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vs 전북 ‘LH공사 유치전’ 정치권 힘겨루기 <내막>

한쪽서 ‘환호성’ 터지면 한쪽선 ‘곡소리’ 터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본사의 지방 이전은 노무현 정부 당시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의 일환으로 결정됐다. 당시 한국토지공사는 전주로, 대한주택공사는 진주로 이전하기로 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두 회사가 LH로 통합되면서 본사 이전을 두고 갈등이 불거졌다. 따라서 LH 본사 이전을 둘러싼 전북(전주)과 경남(진주)간 신경전이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진주 유력’ 언론보도에 전주 강력 반발
양측 협의 지지부진하자 대안론 ‘급부상’

2012년 LH 이전 대상은 총 1500여명. 지방세입은 연간 322억원대로 추산된다. 동남권 신공항사업이나 과학비즈니스벨트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거나 엄청난 효과를 얻는 것도 아니다. 한편 인구유입과 세수 증가 또한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남과 전북은 한치도 양보 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LH 공사 본사를 경남 진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논란이 더욱더 가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은 국회의원과 도지사, 도의원들이 삭발을 감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18일엔 2000여명의 도민이 국회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었다. 경남 역시 ‘동남권 신공항 무산 전철을 되밟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역갈등을 부추긴 정부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시점, 장세환(민주당·전주 완산을)의원과 최구식(한나라당·진주갑)의원을 만나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 중대한 사안이니 만큼 양측은 한치의 양보 없이 LH 이전에 대한 자신들의 당위성을 밝혔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진주갑)
“분산배치는 절대 불가한 일”

- LH공사 배치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국책사업은 장바닥의 흥정이 아니다. 나는 처음부터 일괄되게 ‘합의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해왔다. LH공사는 주공과 토공이 통합 논의 시작 이래 5대 정권에 걸친 장장 16년간의 진통 끝에 탄생했다. 분산배치냐 일괄이전이냐 하는 문제는 수많은 정책 결정권자들이 오랜 시간 심사숙고한 끝에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다. 분산배치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살얼음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가고 있는 판국에 또 다시 분산을 하게 되면 통합하기 전보다 훨씬 더 상황이 악화 될 것이다. 이는 대수술을 끝낸 환자를 다시 수술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견해는.
▲ 당연히 진주로 와야 되고 이미 통합하기로 결론이 나 있는 문제를 경남과 전북의 합의로 풀어가라는 점에 서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지난 20일 정부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옳은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항공모함이 오랜 항해 끝에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순간이다. 지금에 와서 그 항공모함의 방향을 틀어서 다른 곳으로 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통합의 논리는 국가적으로 해야 된다.

- 전북은 분산배치를 약속 받았던 것인데 왜 안 된다 생각하는지.
▲ 일괄, 분산이 문제의 본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산은 불가능한 일이다. 분산을 하면 끝없는 분열의 시작이 되고 답이 없어진다. 통합하는 데에도 오랜 세월이 걸렸고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숙명의 라이벌이 한솥밥을 먹는다고 바로 화학적으로 화합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와서 다시 분산하면 상황이 더욱더 안 좋아 진다. 또 두 도시로 어떻게 나누면 진주, 전주가 만족할 것인가. 역시 끝없는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일괄이전을 주장했다. 전주는 통합법이 통과되기 이전부터 통합을 반대했고 법 통과되자마자 분산을 주장했다. 이것은 통합하면 진주로 가야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 전주시 의원은 집단시위에 삭발투쟁까지 벌이고 있다.
▲ 떡 하나 놓고 분쟁을 부추기는 셈이다. 정치적 재미를 보려고 10명이 머리 깎으면 뭐하나?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는 옳은 리더십이 아니라 생각한다.


- 양측이 만족할 만한 선택이 없어 정치권 일각서 대안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 언론에서 거론되는 LH 일괄 이전 시 국민연금공단 전북 이전 안은 절대 반대다. 국민연금공단이 진주 혁신도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전협의회’를 만들자는 말들이 나올 때도 나는 반대 했었다. 협의는 불가능 하다 생각해서다. 정부가 다른 보상책을 마련해 보충해 줘야 한다.

“항공모함이 오랜 항해 끝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순간
이제 와 방향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는 상황”



- 신공항 백지화로 인한 영남권 ‘민심 달래기’라는 주장이 있는데.
▲ 신공항 문제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 전주시에서는 전주와 전북이 더 낙후된 지역이라 주장하는데.
▲ 전주는 도청 소재지다. 그에 비해 진주는 지금 전국 6대 낙후지역이다. 이것만 봐도 두 도시를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전북은 새만금사업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등 각종 국책사업의 개발 수혜를 받고 있다. 특히 새만금사업은 엄청난 특혜다.

- 분산배치 시 업무 효율성에 대한 문제를 들었는데.
▲ LH 직원들이 1년에 한 번만 왕복출장해도 18억의 비용이 든다. 이는 금전적은 문론 출장 시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한다면 업무 효율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 LH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과 세수효과는 미미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 점차 나아지고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효과를 떠나서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 참여정부시절 핵심인물이었던 김두관 지사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 무엇이 옳은 일인지 판단을 잘했다 생각한다. LH 일괄이전은 당과 지역이기주의 문제가 아니다. 국자적인 아젠다(의제)이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옳은 판단을 했다.

- TV토론 참가자를 두고 의견차가 있다.
▲ 전북지사가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무슨 큰 상관인가.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 등 참여자는 각 도에서 정하고 양측 인원수만 맞춰 나오면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입장을 밝힌다면.
▲ LH 이전문제는 두 지역이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유치전을 벌이는 자체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지역감정을 조성하는 등 잘못됐다고 본다. LH를 ‘두 지역 중 어디서 할래?’ 그러면 어느 지역은 강력하게 원하고, 어느 지역은 약하게 원하고 하는 일이 있겠는가. 정부의 전문가가 있고 여러 가지 판단근거가 있다. 판단기준을 가지고 정부가 판단하고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정부의 옳은 판단을 기다린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전주 완산을)
“일괄이전 땐공정사회 사망”

- LH공사 배치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분산배치 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혁신도시는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사안이었다. 그러나 토공과 주공의 통합으로 전북과 경남의 혁신도시 조성에 큰 어려움으로 봉착해 있다.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더 큰 문제를 야기 시켰다. 하지만 당초 안대로 분산배치를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견해는.
▲ 세종시 수정안,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재검토,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들은 ‘신뢰’가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고 파기되는 신뢰 상실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민심 달래기용으로 전북발전의 명운이 달린 LH공사 분산배치 약속이 희생될 수는 없다. 만약 LH가 경남으로 일관이전 된다면, 국가균형발전의 파괴, 대국민 약속의 파괴를 넘어 신지역주의의 분출과 영호남의 갈등은 극에 달하게 될 것이다.


- 삭발까지 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LH 분산배치를 위함과 일괄이전 반대에 대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 정치전문가들은 삭발 같은 과격한 행동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 그 사람들은 안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뭘 했나? 하지도 않고 남이 진정성을 가지고 의지를 표현한 것을 왜 뭐라고 하는 것인가?

- LH가 통합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분산 배치 해놓으면 상황이 악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 지금 분산배치를 하겠다는 것은 토공 업무와 주공 업무를 나누자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당시 경남도와 전북도에 분산배치 희망 비율을 제시하라고 요구를 했고, 그래서 전북도는 본사기능과 사업기능을 나누어서 인력 기준으로 25대 75정도로 나누자는 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 분산배치 시 업무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있다.
▲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전국이 일일생활권이고 화상회의가 다 가능한데, 효율성을 따지는 건 말도 안된다’라고 밝혔다. 효율성은 전혀 문제가 없다. 

- 1년에 한 번만 왕복출장해도 18억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 경남의 주장이다.
▲ 전혀 현실성 없는 추정치에 불과하다. LH 모든 직원들이 왜 전주와 진주를 오가며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 그럴 이유가 전혀 없지 않느냐? 각각의 지역에서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고 얼마든지 업무 협조가 가능하다. 억지 논리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민심 달래기용으로
전북발전의 명운이 달린
분산배치 약속 희생될 수 없다”

- 진주시 의원들은 전주가 정부의 개발수혜가 많은 성장지역이고 진주가 더 낙후된 지역이라 주장하는데.
▲ 전혀 잘못된 생각이다. 새만금 경제자유구역이 시작한지 19년째다. 19년동안 3조원이 투입 되었지만 아직 내부개발 단계이다. 앞으로 1~20년이 더 걸릴 예정이고 이 또한 계획에 불과하다. 그리고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4.5%로 경남 42.6%에 절반수준이며, 지방세수입 또한 전북은 경남의 3분의 1수준이다.

- LH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과 세수효과는 미미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 지금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LH 분산이전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하고 분산이전이 되지 않는다면 혁신도시 계획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 인구문제는 진주는 거리상 너무 멀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전주는 다르다고 본다. LH 직원들은 서울과 가까운 전주를 희망 할 것 이라 생각한다.

- 참여정부시절 핵심인물이었던 김두관 지사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 단체장으로서 경남여론이 그러니 어느 정도 수긍은 간다. 하지만 ‘리틀 노무현’이라 불린 사람이…. 그것은 노무현 정책에 대한 반기다. 혁신도시는 전주와 진주를 떠나 국가적인 큰 문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언론에서 진주로 내정되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 이것은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다. 방향을 정해 놓았다는 의구심은 든다. 이에 이명박 정부는 면담을 거절하지 말고 양측 모두를 만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TV토론 참가자를 두고 의견차가 있다.
▲ 이것은 전주와 진주만의 문제가 아닌 광역단체, 나아가 국가 전반에 걸친 중대한 문제다. 광역단체장의 참석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경남에서 이를 거부하는 것은 그동안 김두관 지사의 정책성과 너무 다르니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라 생각한다.

- 앞으로의 각오는.
▲ LH가 분산배치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면 국회와 청와대 앞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농성을 벌일 것이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 할 것이다. LH 분산 배치는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한다.


- 마지막으로 입장을 밝힌다면.
▲ 혁신도시라는 본 취지는 사라지고 양 도민의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경남도는 정부 방침에 역행하고 있고 그동안 정부는 강경하지 못했다. 이런 중요한 일을 양도가 협의해 해결하길 바란다니 무책임한 정부에 분개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효과적이고 현명한 중재가 필요하다. 원만히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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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