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정용진 5월 재혼설 진상

‘8년 독수공방’ 황태자 새장가 갈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재혼설이 또 터졌다. 인터넷뿐만 아니라 재계 전체가 이 소식으로 시끌시끌하다. 정 부회장의 열애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 ‘상처’ 뒤 꽁꽁 얼어붙은 정 부회장의 마음을 녹인 연인의 신상도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교제가 들통 난 이후 봄가을 결혼철마다 둘의 결합 얘기가 나왔지만 번번이 뜬소문으로 확인돼 쏙 들어갔었다. 이번엔 진짜일까.


한 언론은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5월 중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그동안 열애중인 것으로 전해졌던 플루티스트 한지희씨와 결혼식을 올린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웨스틴조선호텔 리노베이션 공사가 마무리(5월16일)되는 대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며 “정 부회장은 신접살림을 차리기 위해 판교 근처에 수영장 딸린 저택을 지어 이사했다”고 전했다.

“교제는 맞지만
결혼은 아니다”

정 부회장의 결혼 보도에 대해 신세계그룹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룹 관계자는 “교제 중인 것은 맞지만 결혼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결혼은 개인일이라 회사에서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정 부회장은 결혼을 하는 것일까, 아닐까. 정 부회장의 재혼설은 한씨와의 열애 사실이 알려진 이후 봄가을 결혼철마다 불거졌었다. 그러나 번번이 뜬소문으로 확인돼 쏙 들어갔다.

정 부회장은 1995년 톱스타 고현정씨와 2년여의 열애 끝에 결혼했지만 8년여 만인 2003년 갈라섰다. 법원에 제출한 이혼사유는 ‘성격 차에 따른 가정불화’였다. 두 사람 사이엔 아들(13)과 딸(11)이 있다. 현재 정 부회장이 키우고 있다.

5월 중순 조선호텔서 결혼설…판교에 신접살림?
플루티스트와 4년째 열애 “결실 맺을까” 관심

한씨는 올해 31세로, 43세인 정 부회장과 12세 연하의 띠동갑이다. 키는 165㎝, 긴 생머리에 청순한 외모를 갖고 있다.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엘리트 유학파로, 중학교 시절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인 볼프강 슐츠의 추천으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예비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불로뉴 국립음악원, 미국 오하이오 오벌린음악원, 일본 무사시노 음대 등을 나왔다. 현재 성신여대 음대 강사로 출강하며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서울바로크합주단,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객원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정 부회장과 한씨가 사랑에 빠진 것은 2007년이다. 열애설이 처음 불거진 시기는 그해 말부터다. 당시 일부 언론은 “정 부회장이 20대 여성과 열애 중”이라고 보도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이 사랑을 키울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은 음악이다. 클래식 모임을 통해 자연스레 가까워 진 것. 정-한 커플은 한 음악모임에서 만났다. 정 부회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열애설에 대한 돌발질문에 “음악회를 다니는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지인”이라고 한씨를 소개한 적이 있다.

정 부회장은 평소 클래식을 즐겨듣는다. 한씨를 만나고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수준급 실력이다. 한씨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부회장과) 같이 음악회 보러 다니는 모임에서 처음 봤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소개팅으로 만났다는 얘기도 있다. 한 기업인이 선교회 봉사활동을 통해 알게 된 한씨를 정 부회장에게 소개시켜줬다는 것이다. ‘오작교’역할을 한 기업인은 한씨의 가족들도 잘 알고 있어 모친과 동생도 두 사람의 교제사실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는 게 선교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음악모임서 만나 사랑 키워
세간에 ‘집안 반대’ 소문도


정 부회장은 한씨와의 핑크빛 소문을 부인해왔다. 정 부회장은 한씨에 대해 “친한 친구다. ‘원 오브 뎀(one of them·여럿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씨도 “정 부회장과 친한 사이인 것은 맞지만 사귀는 것은 아니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수상한 장면이 여러 번 언론에 들켰다. 가장 먼저 2007년 말 이태원 일대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청담동 레스토랑 등 공개적인 장소에 자주 동석하는 모습이 잡혔고, 정 부회장이 트위터에 한씨 친구가 운영하는 음식점을 추천하기도 했다. 2007년 여름엔 용인 캐리비언베이 데이트로 떠들썩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네티즌은 “정 부회장과 묘령의 여인이 팔짱을 끼고 영어로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수영장을 돌아다녔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5월 둘 사이에 애정이 없으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도 있었다. 정 부회장은 한씨 부친인 한 전 부사장의 빈소였던 현대아산병원에 3일 내내 거의 상주를 하다시피 했다. 강원도 원주 장지까지 동행했다. 한 조문객은 “정 부회장이 딸만 둘인 집안의 사실상 상주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정 부회장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씨의 독주 연주회에 참석하면서 본격적으로 둘의 결혼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봄가을마다 ‘솔솔’
번번이 뜬소문 확인

재계 관계자는 “아내의 내조 없이 대기업을 경영하기는 힘들다. 상대가 누가 됐든 정 부회장의 결혼 자체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단 언제가 관심사로 현재 사귀고 있는 여성이 있다면 그 시기가 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회장의 결혼이 임박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정 부회장은 수년간의 경영수업을 마치고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상태. 따라서 경영에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선 ‘피앙세’가 절실한 처지다. 다시 말해 큰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일단 가정이 안정돼야 한다는 논리다.
꽉 찬 연애기간도 결혼 가능성을 높인다. 정 부회장과 한씨가 사귄 지는 벌써 4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게다가 정 부회장은 2009년 한씨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청혼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정 부회장의 새집이다. 판교 근처 대저택에 새 둥지를 틀었는데 바로 이 집에 신접살림을 들이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결혼 임박설이 힘을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재혼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결혼에 한번 실패한 만큼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열애설이 퍼지자 트위터에 “오늘 팔로어 좀 늘겠군. 네이버 검색 2위!” “구정에 한번, 그리고 가정의 달, 그리고 추석에 한번, 추석이 가까워졌나” “여기도 인턴기자 계시나 봐요. 거의 실시간 (보도)”등의 코멘트만 달았을 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한 적도 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은) 아직 생각이 없다. 절실하지 않다.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한씨를 받아들일까 하는 의문이 나온다. 정 부회장이 결혼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해도 집안의 승낙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는 식으로 맺고 끊는 게 확실한 스타일. 한마디로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 회장은 사보 칼럼에서 “아버지(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차갑고 냉정한 경영자다. 체질, 성격, 취향, 생김새, 음식 등 아버지와 나는 모든 면에서 많이 닮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도 “어머니는 선대 회장님의 냉철한 이성을 가장 많이 닮은 분으로 경영수업을 받는 동안 선대 회장의 가르침을 전해주셨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 회장이) 전혀 결혼을 서두르지 않는다. 홀아비로 혼자 살아도 구질구질 하지 않게 부모님이 많이 배려해주신다”며 자신의 결혼에 대한 이 회장의 생각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신세계일가의 두 번째 며느릿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씨의 집안은 내로라하는 재벌가는 아니다.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다.

[‘정용진의 그녀’ 누구?]
12세 연하 ‘띠동갑’
긴 생머리 청순 외모
플루트 전공 유학파
준재벌…2녀 중 장녀
5년전 회사원과 이혼

한씨의 부친은 고 한상범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다. 1972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치다 1986년부터 2007년 퇴직 때까지 홍보업무를 맡아 국내 항공업계 ‘홍보의 달인’으로 유명했던 한 전 부사장은 인파선암으로 수년간 투병하다 지난해 5월 향년 64세로 별세했다.

모친은 김인겸 비손 대표다. ‘비손’은 이태원과 청담동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김 대표는 비손 외에 퓨전식 일식레스토랑 ‘티즘’(이태원)과 인테리어숍 ‘비손 아트&데코’(청담동) 등도 운영 중이다.

“결혼 한번씩 실패
…신중할 수밖에”

한씨는 2녀중 장녀로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여동생이 있다. 한씨의 친조부는 기업인, 외조부는 해군참모총장·도지사·장관 출신의 유명인사다. 한씨를 비롯해 그 가족들은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다만 한씨에겐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다. 바로 이혼 경력이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은 열애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는 것을 몹시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언론들의 대대적인 열애 보도로 한씨의 사생활이 노출되자 굉장히 미안해했다고 한다.


한씨는 정 부회장과 같은 ‘돌싱(돌아온 싱글)’이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결혼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한씨는 2003년 23세 때 5세 연상의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했으나 3년여 만인 2006년 말 이혼했다. 둘 사이에 자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솔로’로 지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 부회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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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