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20>타운하우스

주상복합 살던 강남 부자들이 움직인다


2000년대 전까지 고급주택의 상징은 단독형 주택이었다. 그 이후에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고급주택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타운하우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서울뿐 아니라 용인 파주 광주 등 수도권 인근에 잇따라 건설되고 있다.

단독·공동·전원주택 장점 결합 ‘틈새 고급주택’
‘최상위층 겨냥’분양가 40억~55억…분양률 높아


타운하우스는 여러 채의 단독주택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단독주택의 장점과 공동주택의 장점을 결합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최근 준공된 서울 성북동의 ‘LIG 게이트힐즈 성북’은 서울에서 유일한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로 주목받고 있다.

최고 80억원 호가
계약자 80%가 CEO

지하 1층~지상 2층의 단독 주택 12동으로 구성됐는데 각 가구마다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철저한 보안시스템을 갖췄다. 리히터 규모 7.0 이상의 강진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내는 보안, 온도, 조명을 최적화하는 자동제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분양가만 채당 40억~55억원에 이르지만 대한민국 최상위층을 겨냥했다는 콘셉트가 맞아 떨어져 비교적 높은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망 신도시로 꼽히는 판교, 광교 신도시에도 입지 여건이 좋은 타운하우스가 잇달아 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 채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초고가라 웬만한 투자 여력을 가지지 않고는 엄두도 못 낸다.

한 채당 가격이 최고 80억원을 호가하며 눈길을 끌었던 판교 산운 아펠바움의 계약자를 살펴본 결과 주로 강남과 분당의 주상복합에 거주하는 기업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 산운 아펠바움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SK D&D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들어서는 산운 아펠바움 계약자와 관심고객 총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서판교 운중동 일대에 지어질 ‘판교 산운 아펠바움’은 대지면적 330~596㎡, 공급면적 365~792㎡, 전용면적 176~310㎡ 34가구로 구성됐다. 분양가는 30억원 후반에서 최고 80억원대까지다. 연령대로는 40~50대가 88%를 차지했으며 직업은 80% 이상이 기업 CEO였다. 기타 고소득 전문직, 대기업 임원이 18%로 나타났다.

이들이 현재 거주하는 곳은 주상복합(50%)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사생활 보호와 자연 친화적 입지, 쾌적성 등을 찾아 이곳을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는 26%를 차지했으며 강남 압구정동과 대치동 등에 위치한 노후 아파트 거주자가 많았다. 기존에 거주하고 있는 노후주택의 시세는 약 80% 이상이 30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친자연적 주거환경
도시 못잖은 주민 편의시설

SK D&D 관계자는 “한남동이나 삼성동, 성북동 등 기존 고급주택지들은 매물이 거의 없는 데다 집 지을 땅도 모자라다 보니 강남과 10여 분이면 닿을 수 있는 판교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며 “대부분의 고객들이 실수요자들로 환금성이나 투자 가치보다는 자손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수원 광교 신도시 B7블록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에일린의 뜰’ 240채를 선보인다. 앞쪽으로 원천호수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뒤쪽에는 근린공원이 있다. 테라스형이나 복층형 구조로 설계됐다. 최대 6m의 광폭테라스와 다락방이 주어진다. 지하 3층~지상 4층짜리 28개 동에 전용면적 123~145㎡ 크기다. 분양가상한제 대상이며 분양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광교에서 가장 비싸게 공급된 주택은 대림건설의 ‘광교 e-편한세상’아파트로 3.3㎡당 1390만원이었다. 연립주택 용지 조성원가가 아파트보다 높은 점에 비춰 3.3㎡당 16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르면서 답답한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 전원생활의 운치를 느끼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레 타운하우스로 모아지고 있다. 타운하우스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친자연적인 주거 환경과 각종 주민 편의 시설이 갖춰져 단독주택의 단점을 보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해에 찌든 도심에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여유롭고 쾌적한 삶을 다시 자연에서 느끼려는 인간의 본능이 작용하는 탓이다. 특히 ‘창문을 활짝 열고 살고 싶다’는 부유층의 바람덕에 앞으로도 타운하우스에 대해 부유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운하우스는 사실 획일화된 아파트 문화를 대체할 틈새 고급주택으로 몇해 전부터 수요자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단독주택과 아파트 중간 형태로 각자의 장점을 살린 주거 시설로서 비싼 분양가 탓에 고급주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창문 열고 사세요”
여유롭고 쾌적한 삶

인기가 높은 신도시 타운하우스 분양가가 10억원 선을 훌쩍 넘어서니 실수요자들이 투자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공급이 많아 미분양 물량도 상당하다. 국내 건설사들은 공급자 위주로 앞 다퉈 지어놓아 분양 현장마다 미분양 처리에 고심이다. 하지만 여유롭고 쾌적한 삶을 즐기려 5년 앞을 내다본다면 타운하우스는 투자 매력이 있는 상품임에 틀림없다.

타운하우스는 전원주택과 비교된다. 공통점은 자연과 휴식이다.

그러나 전원주택에 실제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단점이 부각되어 전원주택에 대한 수요가 모두 유턴하여 전원주택 시장이 수요의 공동화 상황에 직면해 버렸다. 그 이유는 전원주택의 특성상 수요자가 직접 개발하기가 어렵고 보안성과 근접성이 떨어지다 보니 문화적인 고립을 초래해 버린 곳이 많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외로움이 큰 문제로 대두됐고, 관리비를 비롯한 관리의 효율성 문제 때문에라도 세컨하우스로 사용하기도 어려워졌다. 이에 반해 타운하우스는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단독형과 연립형 등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이웃간의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하고 단지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관리와 보안이 비교적 수월한 데다 세컨하우스로 이용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재 분양 중인 타운하우스는 어디일까.

금호건설은 경기 용인 동백지구의 금호어울림 타운하우스 잔여분에 대한 분양 가격을 종전 15억~17억원에서 9억5000만~10억5000만원으로 인하해 분양 중이다. 이 타운하우스는 지하 2층, 지상 4층에 257~277㎡ 총 48가구로 구성돼 있다.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못지않은 편의성과 보안, 전원주택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 환경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대금 납부 조건은 계약금은 10%이며 최대 60%까지 융자 지원된다. 서울 강남에서 30분, 경기 분당 신도시에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고 추진 중인 경전철 동백역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2014년 개원 예정인 용인 세브란스병원도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다수의 골프장과 에버랜드, 민속촌 등도 가까이 있다. (031)8005-9531

시행사인 공간미학은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원에 보급형 명품 타운하우스를 지향하는 탈 도시 주거 명작 타운하우스 ‘WellGa(웰가)’ 29세대를 분양한다. ‘Well(웰가)’가 위치한 용인 원삼면은 현재 양지IC를 이용해 태영CC 방면 17번 국도에서 용담저수지 방향으로 15분 거리다. 향후 제2경부고속도로 원삼IC 확정 시 서울 강남까지 30분대로 접근 가능한 뛰어난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사업부지 주변은 태영CC 및 골프장, 지산리조트 및 양지파인리조트, 한택식물원, 에버랜드 등 레저 시설이 입지해 있다. 인근에 대규모 복합 문화 테마파크 및 4500억원을 투자하는 중국 문화 유람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MBC 영상문화센터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단독형·연립형 다양
도심 접근성 뛰어나

각 가구당 전용면적은 79.3㎡(24평), 102.5㎡(31평), 132.2㎡(40평), 148.7㎡(45평), 178.5㎡(54평) 등 입주자의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합리적으로 선택 가능하다. 전 필지가 남향 배치와 시원한 조망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기본 마당과 별도로 필지별 29.7㎡~66.1㎡(9~20평) 가량 별도 텃밭을 가꿀 수 있다. 세대당 2대의 전용 주차장 등 외부 공간이 꼼꼼히 계획됐다. 1세대당 분양가는 3억9000~5억5000만원대다.

현재 건축인허가를 완료하고 3월부터 본격적인 단지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안정적인 사업 관리를 위해 대한토지신탁에서 신탁관리하며, 건축물의 모든 부분에 대해 3년간 하자보증 된다. (02)529-8040

동양종합건설은 궁내동 ‘동양파크타운’의 잔여 세대를 분양중이다. 전 세대가 자연 채광이 좋은 남향으로 설계돼 있으며 단지 간 거리도 떨어져 있어 일조권이 매우 우수하다. 탁 트인 공간의 단지가 온통 태봉산에 둘러싸여 있고 엘리베이터가 전 세대에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다.

광교산, 바라산, 백운산,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개울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도 끼고 있어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을 꾀할 수 있는 동양파크타운은 대중교통편도 아주 좋다. 단지 입구에 정차하는 마을버스가 서현, 수내, 미금역 등으로 순회를 하고 있으며 경부고속도로 판교 IC, 분당~수서 간 고속도로,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분당~내곡 간 고속도로가 모두 차로 5분 거리이다.

주상복합아파트가 모여 있는 분당판 ‘비버리힐즈’, 정자동이 5분 거리이며 동판교 역시 5분이면 접근할 수 있다. 학군은 분당, 판교이며 인근에 성남외고, 낙생고 등의 명문고가 위치해 있어 교육 환경 면에서도 우수하다. (031)703-5111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